딸이 가고 견디기 힘들어 한 달에 한 번 신경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는다.
그런다고 슬픔과 아픔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약을 안 먹으면 더 힘들 것 같다. 내 삶이 끝나는 게 두렵지는 않으나 돌봐야 할 가족이 있으니 약발로라도 버틸 수 있을 때까지는 버텨야 한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냥 그럭저럭 지냈어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좋아지신 것 같아요. 전에 오셨을 때도 전보다 괜찮아지신 것 같다 생각했는데 오늘도 그렇게 보여요.”
의사선생님과 상담하여 약을 조금 줄여 보기로 했다.
나, 정말 조금 괜찮아진 걸까. 밖에서는 쉴 새 없이 웃고 떠드니 어떤 사람들은 ‘딸이 죽었는데 슬픔을 잘 극복했나 보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초반에는 폭풍처럼 오열하는 횟수가 잦았다면 지금은 잔잔해졌다. 가끔 감정이 휘몰아치기는 하지만.
딸이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인 걸까. 아니면 체념한 걸까.
입 안이 쓰다. 아무리 단 걸 먹어도 이 씁쓸함은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