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침대와 한 몸이 되어 널브러져 있었다. 월요일 아침, 출근하기 위해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 정신없이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출근길이 오랫동안 갇혀 있던 동굴을 빠져나온 것 같이 홀가분하다니. 월요일에 이런 기분이 들 수도 있는 건가. 이해가 안 간다. 월요병이 아니라 주말병에 걸렸다.
직장 사람들과 대화도 하고 업무도 처리하다 보니 텐션이 점점 올라갔다. 매일 출근하는 것도 힘들겠지만 집에만 있으면 더 우울해진다.
토요일 오후에는 하루종일 누워만 있었더니 두통이 심해 진통제를 먹었다. 일요일에는 외출하려고 했으나 몸이 말을 안 들어 포기했다.
독박 간병 및 돌봄으로 주말병이 생겼고 딸이 떠나고 나서는 그 증상이 더 심해졌다. 주말마다 항상 이 병이 도지는 건 아니다. 예고 없이 발현되는 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