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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Apr 28. 2024

고양이도 떠나다

   지난 목요일 새벽, 우리 집 고양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건강하게 잘 지내던 아이가 며칠 전부터  기운이 없고 토해서 아들이 병원에 데려갔다.


  병원에서 의사가 매우 위험한 상태이고 오늘 밤 안으로 죽을 수도 있다고 하는 아들을 말을 들으면서도 설마 했다. 그렇게 쉽게 가지는 않을 거라 믿었다.

   출근하고 오전에 고양이가 어떤지 병원으로 전화했다.


   “아이가 새벽에 세상을 떠났어요.”

   “네에??”

    예상치 못한 말에 충격을 받았다.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심폐소생술 하기 전에 아드님에게 전화했는데 연결이 안 되더라고요. “


     아들이 전에 휴대폰을 바꾸면서 번호도 변경했는데 병원에는 옛날 번호 그대로였던 모양이다.


     병원에서 안내해 준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기로 하고 토요일 8시로 예약을 했다. 아들은 자기가 잘못 키워서 그런 것 같다며 힘들어했다.


    네 잘못 아니라고 위로하면서 한편으로 고양이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좀 더 잘 보살펴 줄 걸… 아들이 군대 가 있을 때 자취하는 딸이 데려다 보살피면서 예뻐했었는데. 그래서 더 마음이 가고 소중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며칠 동안 고양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디가 아프다고 말도 못 하고 고통스러웠을 걸 생각하니 너무나 미안하다.


  딸이 떠나고 겨우 일 년 조금 넘게 우리 곁에서 사랑을 주던 고양이. 지금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내 딸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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