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벌레다!”
맞은편 자리에 앉은 직장 동료의 식판 그릇에 담긴 커다란 과일 씨에 뭔가 작고 가느다란 것.
처음에는 당근인 줄 알았다. 열무 국수에 채 썬 당근들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당근처럼 보이는 그것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외치고 말았다.
“나 진짜 맛있게 먹었는데….”
동료는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아차 싶었다. 괜히 말했나. 내가 모른 척 아무 말도 안 했으면 모르고 넘어갔을 텐데. 그리고 맛있는 점심 먹은 하루가 되었을 텐데. 말 한마디로 동료의 기분은 언짢게 만들어 버렸다.
때로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경우도 필요한다. 나는 아직도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