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씩 가는 신경과가 있다. 원래는 화요일 저녁 시간으로 예약했는데 깜박하고 안 갔다. 이렇게 잊어버린 경우가 벌써 두 번째다.약이 얼마 남지 않아 토요일 아침에 병원을 향해 나섰다.
신경과가 건너편에 보이는 사거리는 빨간 불이 어마무시하게 길다. 갈 때마다 속에서 열불이 올라와 활활 탈 때쯤 파란 색으로 바뀐다.
오늘도 바뀔 생각조차 않하고 있는 빨간 등을 노려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호등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신호등하고도 싸우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