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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센스 May 27. 2023

요즘 30대가 친구 사귀는 법

SNS를 잘하면 좋은 사람이 따라온다

30대 친구들을 만나면 종종 나오는 주제가 손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근래에 과거에 친했던 사람들과 손절을 했다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한다. 나 역시 입사하고 친해졌던 사람들 몇 명과 더 이상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 나를 피곤하게 해서 피했고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친해질 일을 없을 것 같다. 사람의 성격이 잘 변하지 않으니까. 지인들의 손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30대의 역사는 손절의 역사라고 답변했다.


가스라이팅, 감정의 쓰레기통과 같은 심리 용어들이 보편화된 시대이다. TV, 책에서 유명한 분들이 이런 일을 일삼는 사람들과는 멀어지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이런 이유로 손절하는 것에 거부감이나 죄책감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나도 감정의 쓰레기통 역할을 해주는 것에 지쳐 몇몇 관계를 손절했다. 이 외에도 친구들에게 들은 그들의 지인 손절 이유에는 가치관과 대화 내용이 너무 맞지 않아서가 있다. 나도 한참 내 인생을 설계하고 경제적인 토대를 마련하는데 집중하던 때에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대화만을 나눌 수 있었던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 않았다. 너무 내 시간이 소중해서 그렇게 쓸 수가 없었다.


나는 가치관이 그렇게까지 맞지 않는 친구들은 애초에 없었는데 주변 지인들의 흔한 손절 사유가 가치관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너무 남자를 잘 만나서 결혼하는 것에서만 몰입한다든지, 미용 시술과 성형에만 몰입한다든지 해서 손절했다고 한다. 친구를 만났는데 나의 가치관과는 다른 이야기만을 하고, 심지어 나의 가치관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손절할 만한 이유이다. 나 역시 나의 타고난 성향을 반영해 내 힘으로 잘 먹고 잘 사는 길을 걷고 싶은데, 계속 누군가에게 비위 맞추고 억지로 사람들과 친해지라고 잔소리하는 사람은 멀리하고 싶었다. 각자의 가치관을 존중하고,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정말 중요하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하는 사람들의 피드를 보면 관심사를 알 수 있고, 관심사는 가치관을 반영한다. 나는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내 사진이나 일상을 공유하는 개인 블로그 스타일의 계정은 아니고 콘셉트에 충실한 독서 계정과 식단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책 읽고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운동하는 것이 삶의 큰 부분이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취미 삼아 공유하는 것이다.


모임이나 스터디 등에서 사람을 만나고 조금 친해졌거나,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SNS 계정을 공유하는 것이 요즘 사람들에게 일반적이다. 전화번호나 카카오톡 아이디를 공유하는 것보다 인스타그램을 먼저 공유하는 일이 흔하다. 서로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내용을 드문드문 보다 보면 전화번호를 공유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어떤 취미와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어떤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더 많이 파악할 수 있다. SNS 에서만큼은 가치관이 서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자석처럼 끌린다. 서로의 스토리와 피드에 좋아요가 쌓여가고 현실 세계에서의 우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손절의 시대에 새로운 친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운동하고 건강하게 먹는 라이프스타일이 멋있고 비슷해서 친해지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 역시 긍정적이고 진취적이며, 자기 힘으로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끌린다. 그래서 대화가 잘 통하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소중한 친구가 한 명 생겼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나서 내 글을 읽고 나서 나에게 더 마음을 열고 가까워진 사람들이 있다. 나는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글의 형태로 마음을 열었는데, 어찌 보면 자신의 마음을 쓴다는 행위보다 더 진입장벽이 있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일을 기꺼이 해준 고마운 지인들이 있다. 알게 된 기간을 무색하게 할 만큼 훨씬 더 깊고 친밀하게 느껴진다. 나를 알고, 나를 좋아해 주고, 그 마음을 표현해 주는 사람들이니까. 브런치 역시 글을 나누는 SNS이다.


사진 찍는 것,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기록을 남기는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해서 열심히 했더니 인생에 좋은 친구들이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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