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세상에 살고 싶다.
사람마다 하루에 말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 하루, 일주일, 한 달에 말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어서 다 쓰면 목소리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
세상에 낼 수 있는 볼륨도 제한이 걸려있으면 좋겠다. 장소 별로 볼륨 제한 이상의 소리를 내면 자동으로 목소리가 꺼졌으면 좋겠다.
목에서 나오는 소리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와의 소중한 시간을 자기만의 목소리로 소란하게 뒤덮어 버리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소리 독재자들에게는 누군가가 목소리를 압수해 버리면 좋겠다.
밖으로 내뿜는 소리를 줄이고 내면의 소리에, 함께하는 사람의 마음에 귀 기울이면 좋겠다.
후두둑 후두둑 빗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세상에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