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밀도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

중간 지대에 머물지 말아야겠다

by 해센스

아침에 서울 경계경보를 받고 어떤 생각이 스쳤다. 마블 영화나 재난 영화를 보면서, 전쟁이나 자연재해에 대해 생각할 때 나는 죽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인이 있다면 죽는 날까지 사랑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다.


연인이 없는 오늘 아침엔 어제 하루 내가 감정에 밀도 있게 살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에 밀도 있게 산다는 것은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사는 것이다. 좋아하는 감정, 사랑하는 감정, 열정이 있는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사는 것이다. 어제 내가 느꼈던 감정은 회사에서는 어떤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무례하다, 하는 일이 지루하다고 느꼈고 퇴근하고도 지루하다고 느꼈다. 지루하지 않은 대화도 물론 있었고 같이 시간을 보낸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감정도 느꼈다.


어제 하루 중 밀도 있었던 시간은 운동하는 시간, 글을 쓰는 시간, 쇼핑을 하는 시간이었다. 그때는 내 몸의 감각, 창작활동, 아름다운 것에 집중해서 몰입감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내가 원하는 만큼의 강도의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지는 못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표현하고 표현받고 그냥 사랑하고 싶다. 오늘이 평화로운 마지막 날이어도 내일 후회하지 않게 감정에 충실하고 싶다. 감정에 충실하고 그 감정을 말과 행동으로 진정성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성숙한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주변 친구들 중에 감정을 표현하는 친구들과 더 시간을 많이 보내야겠다.


ADHD는 과몰입과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를 오가는데 몰입 쪽에 가까운 상태에 오래 머무는 것이 감정에 밀도 있게 사는 것이다.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떤 시간과 일이 새롭지가 않고 지루하고 의미를 찾지 못하고 열정을 쏟을 만큼 흥미롭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약을 먹거나 식단 조절, 운동을 통해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것보다 내가 집중하지 못하는 일들을 인생에서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에 관심이 더 많다.


분명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사람,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어떤 사람들과의 시간, 어떤 일들을 하는 시간에 집중이 안되면 내 시간을 잘못 쓰고 있는 것이다. 잘 못쓰는 것이 아니라 잘못 쓰고 있는 것이다. 내가 태어나서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고 만나야 하는 사람을 만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마음을 따르는 삶, 내 본연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려고 하니 점차 운명과 보이지 않는 세계의 섭리를 믿게 된다. 종교인이 될 날이 머지않은 건가? 종교가 없어도 난 늘 영적인(spiritual) 사람이기는 했다.


이도 저도 아닌, 마음을 모르겠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은 비꼬는 말로 표현하고 긍정적인 감정은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과의 시간을 줄여야겠다. 물리적으로도 거리를 두어야겠다. 그런 사람들은 피곤하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어가지 말고 원래의 직설적인 나로 돌아가야겠다.


좋으면 좋다고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고, 싫으면 말 걸지 말고 입을 다물고 무례하지도 친절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 머물지 않을 사람들과 무례함의 경계에 있는 말 장난치는 것이 재미가 없다. 나는 재밌는 일이 많고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이다.


공원에 앉아서 귀여운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다. 사람도, 일도, 내 감정도 중간 지대에 머물지 말아야겠다. 내가 원하는 지점을 향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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