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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Aug 13. 2023

강사님, 좀 황당하셨죠

- 저녁노을에 대한 나의 찬사!

2007년쯤 다니던 회사에서 매년 하는 워크숍에서  

해는 외부 강사를 초청해서 조금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추가되었다.  강사는 많은 것을 준비해 왔고 그중 하나

뭔가 살짝 의도된 듯한 질문을 우리에게 했다.  강사가 원하는 답변을 할 것인지  딱 1초 고민하다가 내가 원하는 대로 답을 해 버렸다.  질문은 많은 것을 버려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나에게 꼭 남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답하는 것이었다.  나는 서슴지 않고 부모형제를 버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저녁노을을 남겼다.  강사님뿐만 아니라 듣고 있던 동료직원들도 나의 황당한 답변에 웅성거리는 것을 보았다.  인생 모토라고까지 할 것도 없지만 내 인생의 중심은 나 자신이고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모든 기준은 내가 어떻게 되느냐이지 나의 부모가 나의 형제가 이러저러해서 나는 그리해야 한다는 통속소설 같은  뻔함싫더라.  


저녁,  모두가 모인 술자리에서 대부분 부모님을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답변을 한 직원들은 나의

답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  허나 나의 설명 그들을 이해시키지 못했다.  내가 한 답변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부모님도 형제도 어느 누구도, 그 무엇도 아닌 비 오고 흐린 날을 빼고는 나의 하루를 더 근사하게 만들어 주는 저녁노을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지가 젤로 중요하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여자 사람 본적 없어 당황스러우셨나  ㅎㅎ !!!


저녁노을에 대한 나의 사랑은 어린 시절의 추억과도 연결되어 있다.  동네 친구들과 놀고 있다가 이 친구 저 친구의 집에서 "누구야 누구야 밥 먹으러 오너라" 하면   한 명 두 명 놀이를 그만두고 친구들이 집으로 가고 나도 엄마의 부름으로  맛난 저녁을 먹으로 집으로 간다.  그 시간은 대부분 노을이 지거나 살짝 어스름이 지는 시간이다.  나는 지금도 그 시간이 되면 엄마가 부르는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진다.  어스름한 시간이 되면  친구 하메는   "어 노을이 좋아하는 시간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음이 몽상몽실 해져서 웃는다.  그렇다 매일 그렇게 그 시간은 마법의 시간처럼 행복과 그리움과 보일 듯 말듯한 미소가 피어나는 시간이다.



노을이에게 저녁노을이 있듯이 우리 모두에게는 오래도록  안에서 터를 잡고 때때로 나의 가심을 퐁싱퐁신 하게 하는 것이 하나쯤 있으리라... .....


독자님들~~~  그 이쁜 이야기 나누어 주세요.


이미지 출처: 본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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