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중학생 때까지는 추석이면 집에서 송편을 만들었던 것 같다. 그땐 모든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먹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송편도 사 먹고 대부분의 음식을 사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기억도 못하는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추석 전에 식구들이 모여 앉아 송편을 빚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존재하지 않던 햄버거, 피자가 등장했고 이것저것 사 먹는 것에 대부분의 우리는 환호했으며 맛있는 백반집도 차고 넘치게 많아서 행복했었다. 그리고 우리는 참 좋은 시절을 코로나를 기점으로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고 이제 많이 변한 식문화와 함께 내 사랑 백반집이 귀해진 세상에 살게 되었다.
코로나를 겪는 과정에서 나에게 중요한 백반집이 거의 다 사라졌다는 사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ㅠㅠ 그리되었다. 손 많이 가는 한식을 그 가격에 팔아서는 누구라도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백번이해하지만 채식위주의 식생활자에게 백반집은 고향과 같은 것이다. 하여 정말 너무나 아쉽고일상에서 중요한 기둥하나가사라진 느낌을 받는다. 그래도 떡집은 건재하니 그나마 다행인가 ㅋㅋ.
엄마와 함께 만들 땐 송편소에 팥이랑 콩을 넣었던 것 같다. 나는 꿀떡을 좋아하니 내가 만든 송편은 깨와 꿀이 주가 되는 송편소를 넣었다. 100% 현미쌀가루이다 보니 약간 쓴맛도 나고 방앗간 송편의 쫀득함은 거의 없지만오늘의 목표는 추석맞이 송편도 만들고 냉장고 식재료 소진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