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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Feb 26. 2024

필리핀 보홀이다 6

- 고은샘,  동하샘 그리고 Panglao에서 만난 모든 이들 안녕히~

모두 모두 안녕하지요 ~~~


긴 시간을 지나 저에게 주어진 쉼의 시간을 잘 보내고 왔습니다.  오랜 시간 잘 가꾸어오신 그 공간에서 지불한 비용 이상의 것을 누리고 즐기고 행복했고 오감을 다 놓고 흐느적거리며 몸이 저에게 하는 이야기도 처음으로 들어보려 한 것 같습니다.


바다의 도시에서 태어났지만 그곳에서 원하는 만큼 살지 못했고 내륙의 도시로 옮겨와 늘 바다를 그리워 한 저에게 이번 여행은 그간 바다에 대한 목마름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는 갈증해소의 의미도 있었습니다.  다이빙을 가든 노을을 보러 가든 30일 동안 저는 매일 바다를 보았거든요.  다이빙하러 갈 때는 조금은 숙제하러 가는 느낌이었고 노을을 보러 갈 때는 숙제 다하고 놀러 가는 기분이었지요.^.^

이빙 안 가고 쉬는 날에는 넉넉한 일정으로 여행 왔기에 하루종일 리조트 내에서 빈둥거릴 수 있는 저를 사람들은 부러워했지요.  그리고 한국 가면 뭐 하냐는 질문에 직업이 "노는 사람"이고 해 주면 "와아~" 하며 같이 좋아해 준 모든 이들과 기분 좋음을 나누었습니다.


다이빙이 잘 안 되면 "바다는 아무 문제없고 문제는 우리지"라고 말해주신 주샘.  자신을 더 세세하게 들여다보게 해 주신 그 한마디 날아가지 않게 폐포에 잘 새겨두었습니다.


"살다 보니 이런 일이 나에게"라는 그런 말을 자신에게 해줄 수 있었던 간지 나는 여행이기도 했습니다.  여행이라기보다는 하계훈련 같은 느낌도 있었지만 다이빙이라는 스포츠가 차분하게 휴식하는 과정까지 요구하는 것이라 합숙훈련 같은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AIDA3 과정을 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신 상샘은 제가 몰랐던 저를 발견해 주시고 잘 이끌어 주셔서 고맙고 모든 다이빙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강사님들 고맙습니다.  진솔한 이끔에 홀린 듯 끌려 자격증까지 손에 넣었니다.   뿌듯함에 기분이 많이 좋았던 터라 예정에 없었던 나팔링투어도 신청하고 말았습니다.  물고기와 함께 하는 다이빙도 아이처럼 신나게 즐겼습니다.  이 투어는 여행의 마지막을 열대어만큼 화려하게 또 환상적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모든 것이 꿈같았던 순간들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아서 "이 이러고 한 달을 보냈구나"하며 꿈속을 헤매는 듯한 기분에 잠시 젖기도 합니다.


이 정도 연배의 사람이 와서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마지막 전날 밤에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제가 한 가지 잘한 것은 별생각 없이 결정한 한 달이라는 넉넉한 기간이었고 그 기간이면 누구라도 그 자격증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상민샘의 말에 용기 내어 저도 같이 덤벼보았습니다.  저를 보고 무엇을 하든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셨기에 제 나이쯤 되어서도 서슴없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셔서 저도 그 말씀이 고마웠습니다 왜냐면 누군가에게 롤모델이 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며 그래서   주저함 없이 다른 일도 시도 해 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여행 첫날  여행을 통해서 나에게 어떤 일 또 어떤 변화가 생길까 궁금했는데 몸과 마음에서 어떻게 힘을 빼야 하는지 절절히 배우고 왔습니다.  어느 작가님의 말씀처럼 얼마나 행복한가 보다 나는 무엇으로 행복한가를 잘 느낀 여행이기도 합니다.


매일 웃으며 반겨주었던 직원분들,  한 달 동안이었지만 자주 인사 나누었던 Panglao 이웃 주민분들.  그분들의 환한 미소도 저의 행복분자들을 꽉 채워주었습니다.  모든 것이 기분 좋은 산들바람처럼 좋았습니다.


그리고 동하,

누구라도 그곳에 갈 수 있도록 그곳에 계셔 주셔서 한번 더 고맙습니다.   필리핀의 따가운 햇살에 대한 기억이 희미 해질 때쯤 바다 다이빙을 또 꿈꾸어 보겠습니다.


그리고 다이빙이 좋아서 매일이 행복하신 주, 상, 찬, 수 강사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그리고 어디서든 건강하고 환한 모습으로 또 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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