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바람들을 애써 외면하거나 안 그런 척 하지 말고.
씁니다, 서점일기! #씀씀장구
지난 9월 8일은 망원동에 위치한 동네서점, 작업책방 씀의 (계약)1주년이었습니다. 펜데믹 속에서 기어이 책방을 열고, 이렇게나 미래적이고도 희망적인 시공간이 존재하다니 자조하다 보니 1년이 순식간에 가버렸네요. 아무래도 저희는 이런 나날들이 각자의 인생에 짧은 해프닝으로 그치기보다는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저런...) 서점에서의 날들을 기록으로 붙잡아 두면 책방의 수명도 길어질까요? <작업책방 씀>이 ‘씀씀장구’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름의 한가운데에서부터 일기를 하나씩 공개합니다. 도무지 비슷한 구석이라곤 없는 두 작업자의 같은 하루, 다른 일기를 즐거이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21년 8월 14일
작업자 2호 혜은의 일기
휴가가 끝나고 다시 책방이다. 이번 휴가는 결국 당진에 가지 않고 집에만 있긴 했는데... 외주 하느라 맨날 새벽에 잤다. 말이 새벽이지 거의 아침이나 다름없지 뭐. 이러다 요절하며 어떡하지. 이제 대단히 젊지도 않은데... 몸 좀 아껴 쓰자. 물론 마음도! 사실 둘 다 어떻게 아끼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내가 바라는 건 그냥 지금처럼, 쓰는 족족 잘 회복됐으면 좋겠다는 것. 오늘은 책방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역시 토요 매직!
더 많은 사람들이 씀을 알아보고 찾아보고 좋아해주면 좋겠다.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 나는 이걸 바라, 저걸 바라...’ 이런 순진한 외침을 계속 하면서 지내고 싶다. 내 안의 바람들을 애써 외면하거나 안 그런 척 하지 말고.
오늘 팔린 책: 『음악의 언어』외 8권, 소화 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