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내부의 크기는 얼마큼이지?
씁니다, 서점일기! #씀씀장구
지난 9월 8일은 망원동에 위치한 동네서점, 작업책방 씀의 (계약)1주년이었습니다. 펜데믹 속에서 기어이 책방을 열고, 이렇게나 미래적이고도 희망적인 시공간이 존재하다니 자조하다 보니 1년이 순식간에 가버렸네요. 아무래도 저희는 이런 나날들이 각자의 인생에 짧은 해프닝으로 그치기보다는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저런...) 서점에서의 날들을 기록으로 붙잡아 두면 책방의 수명도 길어질까요? <작업책방 씀>이 ‘씀씀장구’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름의 한가운데에서부터 일기를 하나씩 공개합니다. 도무지 비슷한 구석이라곤 없는 두 작업자의 같은 하루, 다른 일기를 즐거이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21년 어느날,
작업자 1호 미화의 일기
퇴근 후에 아인서점이랑 가가77페이지 놀러가기로 해서 이평원(아인서점 사장님 @ain.books )을 기다리는 현재 시각 저녁 7시 반.
디톡스 2일차인 오늘은 종일 머리가 아프고 몽롱해서 업무효율이 제로였다. 근데 또 퇴근할 때 되니까 싹~안아파지는 신기함. 원고쓰기 싫어서였던 걸까? 지금 마감 중인 외주 원고의 주제가 '수어로 알게 된 세상 또는 사람'인데 오늘따라 내 세상 너무나 좁은 것 같다. 하루종일 책방에 고립되어 책 한 권 팔지 못한 날이면 12평 공간이 내 세상의 전부인것처럼 느껴진다. 책에는 잘도 새로운 언어를 통해 세계가 확장되었다고 써놨지만... 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은 그냥 그 사람의 내부만큼인 것 같다.
이평원 사장이 와서 오늘의 일기는 여기까지. 그리고 자꾸 싱크대에서 전기오른다. 나만.. 윤혜은은 안오르는데 나만 오른다. 나 혹시 일렉트로닉 슈퍼파워있는 거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