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무언가 의미 있는 흔적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들 것이다.
씁니다, 서점일기! #씀씀장구
지난 9월 8일은 망원동에 위치한 동네서점, 작업책방 씀의 (계약)1주년이었습니다. 펜데믹 속에서 기어이 책방을 열고, 이렇게나 미래적이고도 희망적인 시공간이 존재하다니 자조하다 보니 1년이 순식간에 가버렸네요. 아무래도 저희는 이런 나날들이 각자의 인생에 짧은 해프닝으로 그치기보다는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저런...) 서점에서의 날들을 기록으로 붙잡아 두면 책방의 수명도 길어질까요? <작업책방 씀>이 ‘씀씀장구’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름의 한가운데에서부터 일기를 하나씩 공개합니다. 도무지 비슷한 구석이라곤 없는 두 작업자의 같은 하루, 다른 일기를 즐거이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21년 8월 10일
작업자 2호 혜은의 일기
휴무지만 저녁 즈음 책방에 온 혜은. 미화 언니 대신 오늘의 일기를 남긴다. 부모님이 계신 당진에 가지 않고 남은 휴무를 보낼 생각을 하니 마음이 불편하면서도 내심 홀가분하다. (이래서 자식새끼 키워봤자...)
그래서 모처럼 쉬었던 낮에는 뭘 했냐 하면, 선란 작가 그리고 소진 편집자와 함께 일상팟캐스트 <일기떨기>를 구체화하면서 하반기의 스불재를 예고했다. 뭐, 재미있겠지. 지금 사부작사부작거리며 하고 있는 일들이 무언가 의미 있는 결과물이랄까 흔적을 남기기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니 ‘하고 있는’ 동안엔 최대한 즐길 것.
정말이지 즐거운 마음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모든 것에! 책방도 마찬가지다. 물론 언니와 함께 하는 한 이곳을 향한 애정을 잃어버릴 일은 없겠지만. 혼자보단 둘일 때 확실히 더 나아지는 순간을, 그런 환경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다는 게 나한텐 너무 귀한 거지.
<아무튼 아이돌> 출간도 곧이다. 퇴고를 거듭할수록 이상하게 걱정도 커지고 우울도 호시탐탐 끼어들지만, 다가올 가을과 겨울엔 순수하게 기뻐만 했으면 좋겠다. 구석구석 행복한 조각을 발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