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들어가는 sns에서 표절소식을 들었다. 게으른 난 잘 몰랐지만 나름 이 분야에서 요즘 핫하다 말하는 사람 같았다. 블로그나 SNS에 올린 글뿐 아니라 출간한 책 (제목)까지 기존 다른 작가의 책과 너무 유사하다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에 격분하는 분위기였다. 나도 표절은 당연히 비난과 그에 따른 책임이 뒤따라야 하는 행위라 생각했다.
그러던 중 오늘 어떤 작가분의 글에 생각이 많아졌다. 그분은 평소에도 할 말 하는 스타일이고, 책도 많이 쓰셨으며, 어엿한 전문직도 가지고 계신 분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자신은 독자를 포함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하셨다. 다만 좋은 책을 내놓길 원하는 출판사와 에디터의 눈치만 본다고 하셨다. 그만큼 떳떳하고 필력이 있으신 분이니 그렇겠지. 그리고 책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하거나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동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비법이라 부르는 그 글이 난 좀 불편하게 느껴졌다. 표절해서 책을 내는 사람은 상대하고 싶지 않은 불편함이라면 이 분은 너무 이상적이라 불편했다. 도움이 된다면 사서 볼 것이고 자신의 책을 사서 도움을 받으면 독자 입장에서도 좋은 건데 눈치 볼게 뭐가 있는가라고 했다. 그 작가분의 의도가 상업적 타협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건 알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뛰어난 필력을 가진 것도 생계의 대체 수단이 있는 건 더더욱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 한 권을 출판하는 게 누군가에겐 일생일대의 꿈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팔리는 책이 생계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들. 그런 사람들에게 '독자 눈치 보지 마라'는 조언은 얼마나 가혹한 말일까. 그래서 자신의 비법이라 밝힌 그 이야기들이 어떤 특권층 같은 불편함을 주었다.
난 글을 쓰는 사람이 눈치를 본다는 게 항상 나쁘건 아니라 생각한다. 진심과 의도가 항상 당당함에서만 오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눈치는 때로 배려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나야말로 이상주의자일지 모르지만 글을 쓰는 사람들이 조금은 눈치를 보았으면 좋겠다. 비굴하거나 아부를 위한 눈치가 아닌 다양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눈치를 챙겼으면 좋겠다.
SNS를 통해 좋은 말씀을 많이 올려 주시는 또 다른 작가분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제 글에 저작권 따위는 없습니다'라고 했다는데 그 내공이 그리고 도량이 정말 부러웠다.
얼마 전에 읽은 스토너 책의 글귀가 떠오른다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는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으면 안 되네"
나는 어떤 작가인지, 어떤 작가가 되기로 선택했는지, 내가 쓰는 글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지 않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