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의 역활은 구조를 만드는데 있다.
조직을 맡고 나서
가장 많이 달라진 건
일의 양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었다.
예전에는 문제가 생기면
누가 놓쳤는지부터 보게 됐다.
지금은 먼저
어디에서 흐름이 막혔는지를 본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구조가 정리되지 않은 조직에서는
문제가 곧 사람의 문제가 된다.
보고가 늦으면
“왜 아직이야?”라는 말이 먼저 나오고,
결과가 어긋나면
“누가 책임이야?”라는 질문이 따라온다.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다.
일이 사람에게 바로 떨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구조 안에서는
아무리 성실한 사람도
언젠가는 지친다.
회의의 흐름과 보고의 리듬을 정리하고 나서
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달라졌다.
“왜 안 됐어?” 대신
“어디에서 막혔지?”
“누가 책임이야?” 대신
“이 지점에서 구조가 부족했나?”
질문이 바뀌면
대화의 온도도 함께 내려간다.
사람은 덜 방어적이 되고,
상황은 조금 더 또렷해진다.
구조가 없을 때 관리자는
늘 감정과 싸운다.
답답함, 조급함, 실망.
그 감정은 말이 되고
말은 관계를 상하게 한다.
하지만 구조가 생기면
관리자는 판단할 수 있다.
개인의 실수인지
구조의 빈틈인지
다음에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이 가능해지면
불필요한 말이 줄어든다.
사람은 덜 다치고,
일은 더 분명해진다.
구조가 정리된 이후
조직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 변화는
‘잘하는 사람’이 늘어난 게 아니었다.
버티는 사람이 늘었다.
갑작스러운 지시에도 덜 흔들리고,
문제가 생겨도 혼자 떠안지 않으며,
다음 단계가 보이니
사람이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조직이 오래 가려면
이 변화가 더 중요하다.
조직을 맡은 사람의 역할은
늘 사람을 다그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실수해도
조직이 무너지지 않게,
사람이 지쳐도
일이 멈추지 않게.
그걸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미리 만들어 두는 일이다.
나는 요즘
사람을 바꾸는 일보다
사람이 덜 다치게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살핀다.
성과는 한 해의 결과지만,
사람은 조직의 시간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구조를 다시 살피는 일이
사람을 지키는 일과
그리 멀지 않다고 느낀다.
이 시리즈의 제목을
‘구조가 사람을 만든다’라고 정한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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