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첫째 아이에게 내 마음속 어린 시절의 상처를 꺼내놓은 적이 있다.
어쩌다 시작되었을까. 그저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갔다.
터놓고 싶은 마음 한 자락. 말해도 될까 싶은 마음 한 자락.
"내가 왜 이런 얘기를 너한테 하는지 모르겠네.
이 이야기 때문에 네가 누군가에게 선입견을 가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엄마, 괜찮아. 엄마도 속마음을 끄집어내야지. 다 털어놔봐. 그게 더 건강한 방식이야."
나는 봄눈 녹듯 사르르 풀어졌다.
눈물이 차오르는 걸 애써 눌렀다.
'너는 언제 이렇게 단단하고 평온한 사람으로 자라났니.'
너무 깊은 상처는 차마 드러내지 못했지만,
아이는 나의 모든 이야기에 귀 기울였고, 공감했고, 다독였다.
열아홉 살 아이는 많이 자라 있었고, 건네는 말에는 지혜가 담겨있었다.
내가 아이를 돌보아주었듯, 아이가 나를 돌보아주는 듯했다.
너는 이렇게 자랐구나. 이렇게 자라주었구나.
고맙다. 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