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된 첫 육아는 무엇이든지 처음이었다.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때 당황했고, 무슨 마음인지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젖을 먹여도 울고, 안아도 울고,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봐도 울음이 그치지 지 않는 날들이 있었다. 밤새 우는 아이를 안고 서성이며 잠 못 드는 날들에 내 살들은 사라졌지만, 날이 갈수록 포동포동해지는 아이의 달덩이 같은 얼굴을 보면 힘든 줄 몰랐다.
아이의 울음이 웃음으로 조금씩 바뀌었고, 어느덧 이유식을 할 시기가 됐다. 6개월 된 아이에게 처음으로 줄 수 있는 쌀미음에 익숙해지자 과일을 먹일 수 있었다. 맛볼 수 있는 과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세상의 모든 달콤함을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새콤하고도 달콤한 자두를 골랐다. 7월의 어느 날, 딱 자두가 맛있을 제철이다. 붉은빛 껍질이 탱글탱글하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아이 손에 딱 쥘 정도의 크기를 골라 담았다. 깨끗이 씻은 자두는 유난히 붉은빛이 아름다웠다. 반짝반짝 윤기 나는 껍질을 벗겨내니 노란 속살이 부드럽게 드러난다. 껍질 따라 흐르는 과즙에 입맛을 다시며 아이에게 건네어본다.
동그란 눈으로 덥석 자두를 잡는다. 으스러지는 속살 사이로 뚝뚝 떨어지는 물에 화들짝 놀라는 눈이 더 동그래졌다. 다행히 먹으려 한다. 한입 살짝 베어 물더니 깜짝 놀랐다. 처음 맛보는 자두의 맛은 강렬했다. 자두의 달콤함은 어른의 착각이었다. 아이는 처음 맛보는 신맛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아이는 처음 맛본 자두의 신맛 뒤로 이어지는 단맛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가 보다. 연신 입을 오물거리며 보드라운 속살을 쫍쫍 빨아먹는다.
언젠가는 신맛, 단맛 이외의 쓴맛도 알 수 있겠지. 그날이 올 때까지 세상의 달달함 먼저 온전히 함께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