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

풍속생활연구 - 사생활정경 제25권

by 글섬


작품 배경


〈금지(L’Interdiction)〉는 1836년 《파리 시평(Chronique de Paris)》에 처음 발표된 소설로, 1839년에 《샤르팡티에(Charpentier)》에서 개정되어 출판된다. 이후 1844년에 《퓌른(Furne)》에서 『인간희극』의 「사생활 정경」으로 분류된다.




1828년 어느 늦은 밤, 라스티냑(Rastignac)과 비앙숑(Bianchon)은 집으로 걸어가면서 데르파르(d'Espard) 후작부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이제 방금 그녀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다. 특히 라스티냑은 그녀에게 관심이 지대하다.


데스파르 후작부인은 허영심이 매우 강하고 외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실제 나이를 속이곤 했다. 라스티냑은 그녀의 외모뿐만 아니라 그녀의 재산과 영향력에도 관심이 있었다. 그는 누이들에게 지참금을 마련해주느라 빚을 진 상태였다.


비앙숑은 라스티냑에게 후작부인도 채무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라스티냑이 관심을 가지는 사교계 부인들의 일반적인 성향에 대해, 그녀들의 배은망덕에 대해 주의를 준다. 비앙숑은 사교계 부인들이 라스티냑이 보케르 하숙집(Maison Vauquer)에서 지낼 때 알고 지냈던 여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사교계 여자들을 경계해야 한다며 그녀들의 암투와 성향은 권력을 쥔 남자들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후작부인이 오늘밤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던 이유는 오직 비앙숑의 백부인 포피노 판사와의 친분을 노려서였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헤어지기 전에 라스티냑은 후작부인이 판사를 설득시킬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비앙숑은 정히 그렇다면 내일 포피노 판사를 모시고 후작부인을 만나러 가겠노라고 약속한다.


13세기엔 루 뒤 푸아르(Rue du Fouarre) 거리가 파리에서 가장 중요한 거리였지만, 이제는 가장 가난한 지역의 가장 더러운 거리 중 하나이다. 그 거리에 다 쓰러져가는 낡은 집 한 채가 곧 무너져버릴 것 같은 외관으로 매년 굳건히 버티고 서 있다. 한때 화려한 저택이었던 이 집의 1층 응접실에서 청렴한 판사 포피노는 매일 아침 3시간 동안 무료로 법률 상담을 해준다. 나폴레옹은 포피노의 탁월한 법률 지식을 높이 사 포피노를 황실 고등 법원으로 임명했지만, 야심이 전혀 없는 포피노는 법조계의 최하위인 1심 법원으로 내려갔다. 그는 항상 검은 옷을 입고, 외모에 신경 쓰지 않으며 일주일에 두 번만 면도를 한다. 새 옷은 처음 입을 때 얼룩이 진 채 그대로이다. 그의 외모에서 오로지 그의 입만이 고귀하고 관대한 그의 성품을 나타낸다. 현재 홀아비인 포피노 판사는 이웃의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그들은 아침이면 판사가 깨지 않도록 조용조용히 주의해서 줄을 선다. 심지어 도둑들도 그의 집은 그냥 지나친다. 그의 하인 라비엔(Lavienne)도 그의 부관처럼 그를 기꺼이 지원한다.


비앙숑이 포피노의 집에 도착했을 때 포피노는 여러 거지들을 상담해주고 있었다. 그는 비앙숑에게 두 명의 환자를 부탁하며 진료를 마친 뒤에 아침식사를 함께 하자고 말한다.


판사의 개인 방은 그가 수년 동안 도와준 사람들이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온 선물들로 가득하다. 비앙숑은 포피노가 가난한 이들을 위해 무료 법률 상담을 해주는 응접실로 내려갈 때는 좀 더 따뜻하게 입으셔야 한다고 잔소리한 뒤, 백부를 찾아온 이유를 설명한다.


비앙숑이 포피노에게 데스파르 후작부인 댁에 가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시자고 청하자 포피노는 비앙숑에게 후작부인이 친척이냐고 묻는다. 후작부인이 남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고, 그 사건이 포피노에게 배정되었다고 비앙숑이 설명하자 판사는 “그런데도 너는 내가 후작부인 댁에서 저녁식사하길 바란단 말이냐? 제정신이냐, 너?”라고 외친다.


포피노는 그녀의 진술서를 찾아내 비앙숑에게 큰소리로 읽어준다. 후작부인은 남편의 부당한 처사로부터 보호해달라며 남편을 고소했다. 후작부인이 주장하는 주된 불만사항 중 하나는, 그녀 자신은 사치스럽게 사는 반면에, 별거중인 그녀의 남편은 판사가 살고 있는 지역 인근의 가난한 지역에서 두 아들을 데리고 살면서 아들들에게 양질의 삶과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제시한 “증거”의 상당 부분은 장르노 부인(Mme Jeanrenand)과 그녀의 아들에게 증여된 돈과 관계가 있었다. 남편이 장르노 부인 모자에게 재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진술서에서 후작부인은 아들들을 일 년에 한 번밖에 볼 수 없어서 생필품조차 줄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판사는 “아들들에게 정말로 옷과 음식을 주고 싶었다면, 악마인들 그걸 방해하려 했겠니? 나 같이 경륜 있는 판사가 속아 넘어가기엔 너무 터무니없는 핑계란 말이다!”라고 지적한다.


후작부인의 진술서를 끝까지 살펴본 뒤 포피노는 그녀의 입장은 충분히 알았으니 내일 그녀의 남편을 만나보겠다고 말한다. 비앙숑은 그러지 마시고 후작부인도 만나달라고 간청한다. 비앙숑이 하도 간곡하게 간청해서 결국 포피노는 후작부인과 저녁식사는 하지 않더라도 그녀를 만나보기는 하겠다고 약속한다.


데르파르 후작부인은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보이기 위해 세심하게 치장하고 어둑한 조명 아래 앉아 있다. 그녀는 남편이 아들들을 보살피고 있기에 아들들이 없어서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거란 생각에 기쁘다. 남편과 별거 후 처음 3년 동안 그녀는 계획을 세우며 지냈다. 그리고는 법원과 정당을 오가며 계획대로 정치적 접촉과 영향력을 구축하여 “사교계”를 즐기며 지내왔다.


후작부인 댁에 도착한 비앙숑은 포피노의 추레한 외모에 당황한다. 웃음을 참기 힘든 라스티냑은 웃지 않기 위해 애써 그를 쳐다보지 않는다. 데스파르 후작부인은 포피노를 속이지 못한다. 포피노는 그녀가 불성실하고, 자신을 비웃고 있으며, 매우 건강한 상태라는 걸 간파했기 때문이다. 포피노는 진실을 알아내려면 신중하게 처신하되, 그녀가 그를 어리숙하게 여기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르노 부인과 그녀의 아들은 일 년에 5~6만 프랑을 소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포피노는 데스파르 부인도 그 정도 지출하지 않느냐고 묻고, 후작부인은 이를 시인한다. 그러자 포피노는 그녀의 연간 수입은 고작 2만 6천 프랑에 불과한데, 지출은 5~6만 프랑이니 결국 지난 3년간 총 10만 프랑 가량의 채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바로 그래서 남편의 재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 그 재산으로 자신의 채무를 탕감할 셈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판사는 집안의 값비싼 세간들에 주목하며 아마도 그 이상일 거라고 지적한다. 결국 후작부인은 승소하려면 포피노 말고 야망이 있는 다른 판사에게 소송을 맡겨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음 날 오후, 장르노 부인이 포피노 판사를 만나러 온다. 포피노는 그녀의 수수한 외모에 놀란다. 그녀는 자신의 초라한 외모를 시인하며 웃는다. 그녀는 소송 얘기는 처음 들었다며 후작에게 돈을 모두 돌려주겠노라고 말한다. 그녀는 후작의 인품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는 아들과 의논해야 한다며 황급히 돌아간다. 판사는 다음날 데스파르 후작을 만나러 가봐야겠다고 생각한다.


데스파르 후작은 낡은 건물의 1층에서 아들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 집안 내부는 인쇄소로 이용되는 공간과 살림집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 집을 임대할 때 수리할 필요가 없어서 임대료가 적게 들었다. 그는 집안 내부를 수수하게 꾸몄다. 그는 집에서 오후 4시까지 일한다.


집안에는 하인이 3명 있는데, 나이 많은 요리사 한 명과 하인 한 명, 그리고 예전에는 아들들의 건강을 돌봐주었던 간호사였지만 지금은 집안일을 해주는 여자 한 명이 함께 지낸다. 같은 건물에 사는 주민들에게 후작 가족의 사생활은 가십거리가 되고 주민들은 후작을 정신 나간 사람으로 여긴다. 후작이 예전에 건망증 때문에 집세를 내지 못했던 적이 있는데, 여자 수위가 고의로 후작에게 이를 알려주지 않는 바람에 구속된 적도 있다.


후작은 진정한 신사이지만 그가 살고 있는 거리에서는 유물처럼 여겨진다. 그의 마음과는 너무나도 다른, 그의 어눌한 말투와 뒤뚱거리는 걸음걸이가 합쳐져 약간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탓이다.


포피노 판사가 방문한 날은 휴일이어서 아들들은 아버지가 창문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정원에서 시끄럽게 놀고 있었다. 아들들의 이런 소란스러움 때문에 이웃들은 후작이 아들들을 싸움 붙인다고들 수군거린다. 여자 수위는 포피노를 안내하면서 후작 집안의 소란에 대해, “틀림없이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걸 보게 될 거예요.”라고 말한다.


포피노가 방문 목적을 얘기하자 후작은 아내에 대해 비난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판사는 먼저 장르노 부인 가족과 그들에게 지급한 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고 청한다. 후작은 죽을 때까지 발설하지 않으려 했던 숨겨진 진실을 포피노에게 털어놓는다. 그의 가족의 역사와, 그들이 종교적 핍박으로 어떻게 파멸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훗날 헨리 4세가 데스파르 양과의 부유한 결혼을 제안했고, 그리하여 네그르펠리스(Negrepelisse) 가문의 직함과 문장을 갖게 되었다. 결혼 직후, 후작은 아내의 막대한 지출 때문에 돈을 빌려야 했는데, 이를 위해 집문서를 살펴보다가 루이 14세가 그의 할아버지에게 복원시켜준 네그르펠리스 땅이 당시 부유한 상인이었던 소유주가 사기를 당해 교수형에 처해지면서 얻어진 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범인을 체포한 관리가 후작의 할아버지의 삼촌이었는데, 그는 스위스로 망명해 있던 상인의 가족에게서 몸값을 받았지만, 어쨌든 그 상인은 처형당했다. 그 가족의 이름이 바로 장르노였다. 이 끔찍한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후작은 가족을 수소문해 기병대 중위인 장르노를 찾아냈다. 장르노 중위와 그의 어머니는 정직한 사람들로, 그들은 당시의 땅값만 받겠다며 후작이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 이자 없이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후작이 아내에게 시골로 이사 가서 검소하게 살자고 제안했을 때, 그는 그제야 새삼 아내의 성정을 알게 되었다. 아내는 냉정하게 아들들을 그에게 떠맡겨버렸고, 후작은 그녀의 이런 처사에 혐오감을 느꼈다.


포피노 판사는 후작에게 이제 내막을 충분히 알겠다며 후작부인의 나머지 주장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고 청한다. 그러자 후작은 집으로 가보시면 알 거라며 판사를 집으로 안내한다. 판사가 후작의 안내로 그의 살림집으로 들어섰을 때 판사는 그곳에 매혹되어 나중에 후작이 이사를 가면 자기가 이 집을 임대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후작은 아들들이 학업을 마칠 때까지는 이곳에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아내가 아들들을 사교계에 소개하기 전에 아들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 아이들의 인성이 반듯하게 형성되길 원한다. 아들들이 브와(Bois)에서 어머니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후작부인이 아들들의 나이 때문에 아들들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꺼려해서 어머니와 말 한 마디 나누지 못했다.


이때, 갑자기 장르노 부인이 뛰어 들어와 그들 모자가 돈을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말한다. 포피노는 장르노 부인이 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후작처럼 명예를 아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판사는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후작에게, “후작부인이 이 문제에 대해 당신이 당장 대응해야 할 영향력을 행사했을 겁니다.”라고 귀띔해준다.


다음 날 아침, 포피노가 자신의 보고서를 전달하러 갔을 때 그는 후작부인과 차를 마셨다는 혐의로 그 사건에서 제외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법원장은 포피노가 뇌물 수수에 대해 누구보다 정직하고 결백한 사람이라는 걸 익히 알고 있지만 여론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포피노에게 그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지시한다. 그 사건은 이제 지방 법원에서 최근에 전근해온 판사에게 맡겨진다. 바로 야심가 카뮈소 판사이다.




분석


〈금지〉는 『인간희극』의 토대를 이루는 작품이다. 단편소설로 분류되는 이 소설은 차라리 중편소설에 가깝다. 이 소설에서 발자크는 사교계와 법조계를 동시에 다루고 있는데, 〈샤베르 대령(Le Colonel Chabert)〉에서와 같이 난제로 고뇌하는 법조계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창녀들의 영광과 비참(Splendeurs et misères des courtisanes)〉에 재등장하는 판사 장-쥘르 포피노(Jean-Jules Popinot)가 이 소설에 처음으로 등장해 청렴한 사법관의 본보기를 보여준다. 후작부인은 남편이 미쳤다고 주장하지만 포피노 판사는 이 여인의 눈물 어린 호소 뒤에 파렴치한 계산이 포진되어 있다는 걸 간파한다. 장차 〈창녀들의 영광과 비참〉에도 재등장하게 될 후작부인은 이러한 소송 방식으로 파리 전역에서 유명해져 이를 남용하는 인물이다.


〈고리오 영감(Le Père Goriot)〉에 이미 등장했던 의사 오라스 비앙숑(Horace Bianchon)과 은행가 뉘싱겐(Nucingen) 남작, 소송대리인 데로슈(Desroches), 매력적인 디안 드 모프리뇌즈(Diane de Maufrigneuse), 야심적인 판사 카뮈소, 멋쟁이 신사 으젠 드 라스티냑(Eugène de Rastignac), 앙리 드 마르세(Henri de Marsay) 백작, 막심 드 드라이유(Maxime de Trailles) 백작, 무뢰한 드 롱케롤르(de Ronquerolles) 후작, 그리고 살롱의 여인 위그레 드 세리지(Hugret de Sérisy) 백작부인과 고리대금업자 곱세크 등이 주요인물로 재등장한다.





▶ 작품배경 / 줄거리 / 분석 : 프랑스어판 위키피디아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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