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딘 가슴이 싫어질 때...
2주 전 집에 30센티미터의 정육면체 어항을 들여놨다. 이십여 마리의 열대어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새우들은 열심히 바닥을 골랐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하고 보기 좋았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구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암수 한 쌍이 어찌나 금슬이 좋던지, 지켜만 봐도 참 흐뭇했는데. 암컷이 배가 불러 온 것을 우리 가족은 알아채지 못한 거다. 그 일은 새벽에 일어났다. 그렇게 추측된다. 아침에 어항을 살펴보다가 암컷 구피가 자꾸 수면 가까이 머무르는 장면을 목격했다. 수컷도 열심히 암컷을 도왔다. 누군가의 아픔에 원래 그렇게 무딘 것인지 우리 가족은 별 생각 없이 아침식사를 마쳤다. 내가 회사에 출근하고 아내가 급히 문자를 보내왔다. 어미가 죽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미가 죽은 그 자리에 새끼 네 마리가 꼼지락대고 있었단다.
구피는 보통 10여 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나머지 새끼들은 어항 안에 있던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히지 않았을까. 밤새 눈물을 흘리며, 애간장을 태우며 새끼들을 지켰을 구피를 생각하니 코끝이 짠해왔다. 갑자기 배 안에 갇혀 끝내 나오지 못하고 깜깜한 바다로 가라앉은 세월호 아이들 생각이 스쳤다. 힘없고 약한 이들의 아픔에 왜 이렇게 무딘 것일까, 우리 가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