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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혁 건축가 May 10. 2022

4.7 공사 중에 벽 마음대로 못 바꾸나요?

PART 4. 건축 시공과 관련된 궁금증


제목 : 전원주택 집짓기 궁금증 100가지

-홈트리오 건축가 3인방이 전하는 집짓기 입문 필독서-


저자 :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PART 4. 건축 시공과 관련된 궁금증


4.7 공사 중에 벽 마음대로 못 바꾸나요?


이게 될 거라 생각하셨던 분들이라면 반성 많이 하셔야 합니다.


이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를 살펴보았더니 아파트 인테리어를 한 번 정도 해 본 분들 때문에 나왔더라고요. 다시 말해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하다가 가벽 정도 털어본 거예요. 그러니 신축 공사에서도 마음에 안 들면 벽을 털어내도 된다라고 생각한 것이죠.


저는 상담 때 이런 질문 하시는 분들 있으면 진짜 크게 혼냅니다. 이러한 생각을 한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거든요. 이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드릴게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면, 단순 인테리어와 신축공사는 그 시작점이 완전히 다릅니다.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야 뼈대를 흔드는 공사가 아닌 있는 골조 내에서 벽을 치거나 있던 가벽을 철거하는 정도의 수준 밖에는 안됩니다. 


하지만 신축 공사는 완전히 다릅니다. 처음 설계를 할 때부터 이 벽이 왜 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부여하고, 불필요한 벽들은 애초에 설계를 안 합니다. 


또한 가벽보다는 구조 벽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가건물도 아니고 일부로 얇은 가벽을 쓸 이유가 없죠. 대부분 확실한 구조계산이 들어갈 수 있는 벽으로 구성합니다. 


상가건물이야 기둥, 보 구조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소형 전원주택에서는 내력벽 구조로 대부분 진행을 합니다. 


이렇게 설계된 도면은 인허가라는 절차를 거치게 되고, 인허가가 나게 되면 허가도면 그대로 시공을 해야만 사용승인을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중간에 부득이한 경우 설계변경을 넣기도 하지만 이렇게 벽을 털어내는 방식은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소형 단독주택도 구조계산을 의무적으로 받습니다. 단순 벽 하나 털어내는데 왜 이리 열을 내냐고 할 수 있지만 그 벽을 하나 움직임으로 해서 집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그곳을 변경했으니 당연히 다른 쪽도 조금씩 수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뼈대 부분에서 문제가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전기, 설비 등 기반이 되는 시설들도 모두 수정조치가 들어가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공사가 지연될 수밖에 없고, 이는 건축비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제일 큰 문제는 이미 벽이 다 섰는데 부수는 것이에요. 아니 이게 레고도 아니고 뚝딱 망치로 두드린다고 벽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장비가 들어가 벽을 털어내면 진동이 없을 수가 없어요. 자연스레 집 골조에 대미지가 들어가겠죠.


건축주 입장에서는 "아니 이거 하나 털어내는데 뭐 어렵다고 열을 내요. 그냥 인부 들어온 김에 이거 하나 철거해줘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저희들은 이렇게 대답하죠. "별거 아니니 직접 움직여 보세요."


집에 대한 설계를 3개월, 인테리어 설계를 2개월. 총 5개월에 걸친 설계기간 동안 많은 고민을 해서 그려낸 것이 건축도면입니다. 그 기간 동안 고민해서 그려낸 것을 단순 현장에서 바꾼다(?) 


바꿔서도 안되며, 그런 생각을 애초에 가지시면 안 됩니다.


설계 단계에서 꼭 검토를 끝내세요. 현장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을 통해 공사를 변경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집 퀄리티가 떨어질뿐더러 그렇게 바꾼 집이 잘 지어질 리 만무합니다.



(좌측부터) 이동혁 건축가, 정다운 건축가, 임성재 건축가

[집이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다.]

Architecture  Team : 홈트리오(주)

대표번호 : 1522-4279

홈페이지 : http://hometr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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