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건축 시공과 관련된 궁금증
-홈트리오 건축가 3인방이 전하는 집짓기 입문 필독서-
저자 :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설비 배관에 대한 문의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옵니다. 단순 디자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세부적인 자재들까지 궁금해하시다니. 아마 이미 많은 공부를 통해서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신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세부 자재에 대한 문의는 좋은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제일 안 좋은 것이 '알아서 지어주세요.'인데요. 이렇게 알아서 지어달라고 했을 때의 문제는 각자가 생각하는 자재의 퀄리티의 수준이 다르다는 것에 있습니다.
중급 이상만 되면 된다는 살마들이 있는데요. 그 중급의 기준이 정확히 어떤 건지... 그 기준을 명확히 설명해 주실 수 있는 분 있으면 저도 좀 알려주세요.
그 기준을 서로 알기 위해서 설계도면을 그리는 것인데, 대부분의 건축주님들은 이 설계과정을 귀찮아하시죠. 공부하기도 싫고 알아도 귀찮으니까요. 하지만 이 과정 없이는 절대 집이 지어지지 않기 때문에 귀찮더라도 꼭 설계도면 그리는 단계를 꼼꼼히 거치셔야 합니다.
저희 홈트리오가 설비 배관 때문에 좀 유명해진 계기가 있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전원주택 배관은 PVC 배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PVC 배관은 배관공사에 있어서 흔히 사용하는 파이프인데요. PVC파이프는 다시 VG1과 VG2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VG는 Vertical Grain의 약자로 직관을 뜻합니다.
옛날에는 색깔로 배관의 종류를 구분했었는데 현재는 흰색의 파이프에 종류가 표기되어 있어 쉽게 구분이 가능합니다. 또한 VG1과 VG2의 구분은 파이프의 두께로 구분이 됩니다.
VG1이 VG2 보다 두껍고 강도가 좋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조금 더 쉽게 이해가 되실 거예요. 같은 구경이라도 두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강도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전원주택 현장에서는 VG2를 거의 기본으로 사용합니다. VG2가 안 좋다고 어그로 끄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이미 KS규격 품질 이상을 만족하는 파이프기 때문에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게 의미 없습니다. 각 부위별로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저희 홈트리오는 기본 VG1 배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인트 부분 및 외부 연결 커넥터 부분에 VG2를 혼합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알기로는 국내에서 거의 처음으로 전원주택 현장에 VG1을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당시만 해도 VG2 만 해도 괜찮은데 왜 이렇게 비싼 거 쓰냐고 주변에서 반대가 많았었습니다.
현재는 건축주님들이 요청하는 분들도 많이 전체는 아니더라도 한 30%의 건설회사들이 VG1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원주택의 설비 배관은 VG1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분명 이 말이 또 지역 업체서 엄청 싫어할 거예요. 배관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니까요. 시장 단가는 정해져 있는데 자꾸 좋은 거 써야 한다고 하니 죽을 맛일 거예요.
VG2도 분명 훌륭한 자재입니다. 나쁘다고 표현하기 싫어요. 그건 어그로 밖에 안되거든요. 어차피 배관을 더 좋은 거 쓰는 것은 그만큼의 건축비를 더 부담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 몫은 건축주님이 책임지셔야 할 부분입니다.
만약 내가 좀 더 신경 써서 집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VG1을 기본 배관으로 선정하세요. 그리고 VG2를 일부 혼합해서 사용하세요. VG1을 사용해야 하는 곳은 파손의 위험이 있거나 강도가 필요한 부분들이에요.
각 배관의 종류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으며, 무엇이 무조건 좋다는 잘못된 인식은 버리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