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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성토한 땅은 기초 보강 필수

PART 4. 건축 시공과 관련된 궁금증

by 이동혁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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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전원주택 집짓기 궁금증 100가지

-홈트리오 건축가 3인방이 전하는 집짓기 입문 필독서-


저자 :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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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건축 시공과 관련된 궁금증


4.19 성토한 땅은 기초 보강 필수


한국인이 가지는 특징. 일단 옆집보다는 높게 지어야 한다!


담장은 무조건 높게!! 성처럼 집을 짓자!! 조화는 무슨, 내 땅에 내 마음대로 할 거닷!!


너무 정곡을 찔렀나요? 물론 한국인이라고 딱 적인 것이 공감가지 않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지적한 부분이 뜨끔하시지 않으셨나요?


이 모든 것을 통칭하는 단어가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과시욕'입니다.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본인의 집에 개성을 담는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틀렸다가 아니라 해도 되는데 옆집과 자존심 싸움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이번 글에서 언급할 내용은 과시욕이 아니라 땅에 대한 부분입니다. 특히 땅에서도 성토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경사지의 땅은 거의 필수로 땅을 성토해서 평평하게 만들어야 하며, 평지에서도 옆집과 단차가 많이 발생할 경우에는 흙을 받아 대지 레벨을 맞춥니다. 단순히 흙을 받았으니 별 문제없을 거라 생각들을 하시지만 성토 후 지내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놓지 않는다면 추후 집을 철거해야 하는 상황까지도 문제가 불거집니다.


모르고 하는 건축주님도 문제지만 알면서도 안 알려주는 건축가나 시공사도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50cm 이상 성토하는 경우 기초 보강은 필수 중의 필수입니다. 줄기초로 힘을 받는 지반까지 내리던, 아니면 파일 기초로 집 전체를 떠 받쳐야 합니다.


"땅을 밟아 봤더니 단단한 거 같아요. 흙 자체도 힘이 있는 거 아닌가요?"


죄송하게도 사람이 밟아서 지내력을 알 수는 없습니다. 수십 년간 원 땅으로 있던 곳은 그나마 지내력이 생성되는데, 개발을 하였거나 경사지를 절토하여 땅을 평평하게 만든 곳 같은 경우에는 땅 자체의 지내력이 균등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고 집을 앉혔다가는 집이 기우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지내력 검사'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평균 100만 원 전후로 가능한데요. 좀 애매하거나 성토 대지라고 판단되었다면 필히 돈 주고 검사를 의뢰해야 합니다. 이 한 번의 검사가 내 집의 수명을 결정하니 꼭 하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최근에 영종도에서 집을 지은 적이 있는데요. 그냥 보기에는 완전한 평지예요. 근데 이곳이 매립지라는 것을 아는데 그냥 지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건축주님 설득하여 지내력 검사해보니. 웬걸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지내력보다 강도가 안 나오더라고요.


바로 도면에 기초 보강 도면 설계하고 착공 전 파일 기초로 집터 전체를 보강했습니다.


집도 무게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집의 하중이 균등하지 않습니다. 어디는 무겁고 어디는 상대적으로 가벼울 수 있습니다. 땅의 지내력이 일정하지 않다면?


바로 집이 기우는 현상이 발생하겠죠. 이는 어렵지 않게 바로 알 수 있어요. 일단 크랙이 부분적으로 갈 것이고요. 창문틀에서 바로 뻑뻑한 현상들이 발생합니다.


한 6년 전에는 양평의 전원주택 필지에 집을 지은 적이 있었는데. 저희들이 지은 집은 이미 기초 보강을 통해 안전하게 앉혔지만 바로 옆의 집은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기초가 주저앉아 깨져버리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되니 누구의 책임인지를 가리게 되는데. 가려지겠습니까? 당연히 건축주님 독박이죠. 소송 들어가면 뭐합니까. 이미 집이 망가지기 시작했는데요. 부랴부랴 저희들의 조언을 듣고 기초 밑에 토목공사 개념으로 보강공사를 했었습니다.


저희들은 설계와 시공을 같이 하다 보니 경험치 적으로 문제 되는 현장들을 수도 없이 봐 왔습니다. 그러면서 필수로 지켜야 하는 것과 보강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민감하리만큼 체크합니다.


돈이 들어가는 부분이다 보니 과하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러면 종이 한 장을 쓱 밀어 넣습니다. 분명히 고지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건축주님이 거부하신 부분이기 때문에 혹 이러한 문제가 발생되었을 때는 건축주님이 책임지셔야 한다는 서류를요.


이제는 말로 싸우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책임인 것 같아요. 아직도 갑의 입장에서 저희들을 바라보시는 분들이 계세요. 저희들은 건축주님의 집을 도와드리는 동반자의 위치에 있지 부하의 입장에 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들에게 집을 맡기셨으면 끝까지 신뢰하고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들의 말보다 주변의 업자들 말을 더 믿는 분들이 계세요. 참 안타까워요. 사실을 말해도 듣질 않으니 말입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이 집을 믿고 맡은 건축가에게 조금은 마음을 열어주셨으면 합니다. 마술쇼처럼 의심의 눈초리로 볼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도움을 구하세요. 그것이 더 좋은 집을 짓는 지름길이라고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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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통합본.jpg (좌측부터) 이동혁 건축가, 정다운 건축가, 임성재 건축가

[집이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다.]

Architecture Team : 홈트리오(주)

대표번호 : 1522-4279

홈페이지 : http://hometr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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