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건축 시공과 관련된 궁금증
-홈트리오 건축가 3인방이 전하는 집짓기 입문 필독서-
저자 :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한국이 다른 나라와의 가장 큰 차이점을 하나 꼽는다면 바로 '건축법규'일 것입니다.
한국은 미국, 독일, 일본 등의 가장 강화된 기준의 건축법규를 벤치마킹하고 있는데요. 건축주의 자율성보다는 안전에 좀 더 집중한 법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화재 및 안전사고 등의 문제가 터지면 완전히 새롭게 편성된 건축 법안들이 탄생을 하는데요. 이러한 법규로 인해 자연스럽게 안전성을 높아질지 모르지만 그와 함께 건축비도 상승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본격적으로 전원주택을 업으로 삼은 지 벌써 10년이 넘어가고 있는데요. 10년 전과 현재의 건축법규를 보면 완전히 다른 세상의 기준입니다. 특히 소형 주택들에서는 적용을 받지 않고 있던 법규들도 기준이 강화되면서 새롭게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1가구 2 주택' 법안 때문에 작년에 새롭게 등장한 주거문화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농막'인데요. 농사를 위한 휴식처가 아닌 법망을 피해 세컨드 하우스로 활용하면서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에서 많은 환경 피해가 존재했었습니다.
현 건축법규에는 위반되지 않는 편법의 범위였지만 이러한 불법 농막이 공론화되면서 새로운 기준 법안이 또 만들어졌죠.
법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강화되는 것은 나쁘지 않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불법적으로 행해졌던 부분들을 지적하고 현재 건축시장 상황에 맞게 개정을 하는 것이거든요.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 건축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건축주님들 입장에서는 겉에서 볼 때는 똑같은데 단순 돈만 올라간 것처럼 느껴집니다.
집 짓기를 시작했을 때 넉넉한 예산으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 좋겠지만 우리들의 현실은 그렇지 않잖아요. 빡빡한 예산안에서 내가 원하는 요소와 공간 구성을 해야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저희들에게 현재 가진 예산을 말해주시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저희들이 일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솔직히 가능한 부분이 존재했었습니다. 100% 법을 지키는 것은 아니었지만 편법적인 부분에서 풀어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현재는 어떨까요? 2022년도 현재 한국에서는 편법이라는 단어는 사라졌습니다. 인허가 자체부터 까다롭게 보고 감리와 특검까지 보는 형태이기 때문에 빠져나갈 구멍이 없습니다.
어디 동네 업체에서 이상한 이야기 듣고 와서 '마을 이장과 친하니 준공 나게 해 주겠다. 내가 이 동네 토박이라 다 잘 안다.'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계신 거 같은데요. 그거 불법이잖아요. 자랑거리가 아니니 이런 말 하는 분들 있으면 믿지 마시고 무시하세요. 잘 풀리면 본인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생색낼 거고, 안되면 쓱 책임 없다고 도망갈 사람이에요.
저희들이 항상 조언하듯 제일 경계해야 할 사람들이 이웃과 주변 사람들이에요. 전문가면 다행인데 대부분 비전문가들이거든요. 본인의 경험치적인 부분들로만 녹여내서 이야기해 주는데, 그게 제일 위험합니다.
현재 가진 예산으로 집을 짓는다는 것. 지금의 답은 '불가능'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단열, 구조 등 건축법 기준 이상을 맞추려고 하면 결국 들어가야 할 자재들은 모두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골조만 서 있다고 집이 아니죠. 그에 따른 인테리어와 현재 아파트 이상의 수준으로 내부 마감을 진행할 경우 이 부분 또한 시장의 가격이 정해져 있습니다.
자재비, 인건비, 장비대 등 이미 정해진 단가가 존재하다 보니 너무 적은 예산에 맞추어서 집을 맞춰 짓는다는 것은 현재는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아마 전원주택이라는 꿈을 위해 열심히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 이러한 조언을 드린 이유는 정말로 방법이 존재해서 잘 풀어내면 다행인데, 저희 경험상 싸게 지어준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기꾼이었습니다.
아니면 추가비를 엄청 요구한다던지요. 정말 소중한 내 돈을 모두 투자해서 짓는 집인데, 말도 안 되는 사기꾼에게 집을 맡겨 고생하시면 안 되잖아요.
시장가라는 것은 누구에게 맡겨도 비슷하게 나오는 평균적인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건축법 기준 그리고 내부 마감 기준을 살펴본다면 건축비는 이미 어느 정도의 기준은 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건축비는 매달 변동이 있습니다. 1년 내내 똑같지 않습니다. 많이 어려울 테지만 정말로 집 짓기를 결정했을 때에는 단순 비용만 계산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전문가에게 방문하여 상담을 받고, 최소한 설계부터라도 진행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