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건축 시공과 관련된 궁금증
-홈트리오 건축가 3인방이 전하는 집짓기 입문 필독서-
저자 :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3년 전부터일까요. 이미 해외에서는 3D프린터기로 집을 짓는 주택이 만들어지고 있죠. 다양한 회사들이 본인들의 노하우를 섞어 작은 주택부터, 모듈형 주택까지 다양하게 시도를 진행 중입니다.
한국에서도 3D 프린터를 수입해와서 작은 농막 등의 건축물을 짓고 홍보를 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뉴스나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는 있는데, 실제로 본 적이 없다는 것이죠.
건축주님들도 저렴하게 지을 수 있는 3D 프린터 주택에 관심을 가지고 저희들에게 이러한 집은 안 짓냐고 문의를 주시는데요.
현재 3D 프린터 주택을 볼 수 없는 이유와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단 가장 걸림돌인 건축법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론적인 부분부터 설명드리면, 건축 법규는 대부분 '런던 대화재' 같은 비극적인 사건 이후에야 만들어지게 됩니다. 건물 내화성, 밀집된 도시 지역 공공 안전 등을 높이기 위해 그에 맞는 법규가 만들어지고 제정됩니다.
법은 규제를 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대부분 사건 이후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건축법의 제1 목적이 안전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 어떠한 건축행위도 할 수 없습니다.
3D 프린터 주택이 탄생된 이유를 살펴보면 저희들이 생각하기에는 두 가지 이유로 압축됩니다.
1. 건축비용
2. 시공속도
이미 타 분야, 특히 제조업에서는 이미 사람이 일일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닌 로봇들이 전자동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큰 공장에서 관리하는 사람만 있을 뿐 나머지는 거의 무인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3D 프린터 주택도 이 시장의 흐름에 맞추어 탄생한 것입니다. 일단 사람이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로봇이 대부분의 공정을 진행합니다. 사람은 그 기계를 관리하는 역할인 것이죠. 당연히 인건비가 현저히 줄어드니 건축비용이 절반 이상으로 낮아지게 됩니다.
또한 시공속도 또한 완전히 달라집니다. 건축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인력이 하루에 할 수 있는 업무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더 속도를 올리게 되면 사고가 터지기 때문에 이러한 평균적인 작업량으로 공정표를 작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로봇은 다르죠. 쉬지 않고 작업을 진행합니다. 만약 30평 주택을 짓는데 3개월이 걸렸다면, 3D 프린터로 짓는 주택은 마감까지 1개월에 끝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오래 걸리는 골조 부분이 일주일이면 끝날 것 같거든요. 또한 내, 외장 마감 또한 일체로 진행될 수 있는 여건이기 때문에 실재 적용이 된다면 더 짧은 공사기간으로 마무리될 것이라 판단합니다.
저렴한 건축비와 빠른 시공속도. 한국사람이 좋아할 만한 모든 요소를 갖추었죠.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3D 프린터 주택과 관련된 법안이 현재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3D 프린터 주택을 한국에서 지으면 불법인 상황입니다. 구조, 단열, 설비, 소방 등 다양한 건축법 규제를 풀어내야 하는데, 현실상 이 법을 풀어낼 수 있는 여지가 향후 1~2년 안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외는 이러한 신기술에 대해서 열린 입장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새로운 것은 알겠지만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서 누가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보니 각 부처별 이를 조율하는 것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완전히 건축파트에서 3D 프린터 주택 부분이 신설되지 않는 한은 한국에는 단기간에 자리 잡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장 현실성이 있는 것은 농막 정도의 작은 건축물일 거예요. 이 정도는 시도를 해 볼 수 있겠지만 우리들이 생각하는 40~50평대의 주택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