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건축 시공과 관련된 궁금증
-홈트리오 건축가 3인방이 전하는 집짓기 입문 필독서-
저자 :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미국 영화에서 보다 보면 그림 같은 집 앞에 꼭 아이들을 위한 아지트가 하나씩 존재합니다. 별도의 건물이 있는가 하면, 큰 나무 위에 사다리를 통해 올라갈 수 있는 오두막 같은 것이 꼭 나오는데요.
아마 MZ세대의 분들이라면 어렸을 적 보았던 그러한 영상의 기억 때문에, 집을 지으면 저런 오두막 짓고 싶다는 꿈을 하나씩 꾸고 계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설계에 들어가니 별거 아닌 것 같았던 오두막이 애매하게 실행하기 어렵죠. 그냥 뚝딱 지으면 될 것 같았는데, 허가부터 지켜야 할 것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결국에는 안 짓는 것으로 대부분이 결론이 납니다. 정말 단순한 목적이었는데, 따져야 할 것들도 많고 건축비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니 포기해 버리는 것이죠.
우선 영화 속에서 보던 나무 위 오두막은 일단 그 정도의 큰 나무가 없으니 나무 위에는 짓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한 너무 위험하기도 하고요. 한 5년 전인가 합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그 근처에 큰 나무에 누가 합판으로 나무 중간 정도에 집처럼 지어 놓았더라고요.
어설픈 모양으로 해 놓기는 했지만 나름 정성이 느껴졌어요. 딱 봐도 어른이 올라가려고 만든 것이 아닌 아이들의 아지트 느낌으로 지은 느낌이었거든요. 문제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할 때 너무 위험하다는 것.
그리고 건물이라 부르기에는 좀 미안하지만 그 건축물은 불법입니다.
자 그렇다면 나무 위에는 어려우니 그냥 평지에 별동 개념으로 집을 지으면 되잖아요. 문제는 우리들의 오두막 품질은 딱 비 정도 피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건데요. 현실에서 건축을 하려고 하니 웬걸, 건축법에 다 걸리네요. 결국 그 작은 오두막 짓기 위해서는 기초도 쳐야 하고 건축법에서 요구하는 거 이것저것 다 넣어야 하고...
네, 결국 포기.
너무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서 죄송해요. 하지만 제대로 지을 거 아니면 한국에서는 아예 안 짓는 게 맞습니다.
최근에는 이 오두막이 어떻게 변질되었냐면. 코스트코 등에서 파는 큰 창고가 있어요. 나름 튼튼합니다. 기초만 친 후 그것을 올려놓는 거예요. 그리고 창고 겸 아이들 아지트처럼 사용하시더라고요. 조금의 꾸밈만 있으면 됩니다.
아! 이것도 허가하실 때 같이 넣어야 합니다. 그냥 가져다 놓으면 이것도 불법이라는 것.
한국에서 나무 위의 오두막이 없는 이유. 너무 현실적으로 이야기했나요? 단순 놀이공간으로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항상 말하듯 안전과 관련된 부분이 같이 접목되어야 하다 보니 미국 영화처럼 짓기 어려운 거예요.
아이들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주시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집과 붙여서 한쪽에 아이들만의 통로를 만들어 집과 같이 지어주세요. 정확히 집으로 만들고 영역성을 아지트로 구성해 준다면 아이들은 충분히 새로운 공간으로 느낄 거예요.
영화 속 나무 위의 집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공간도 충분하다는 것. 다만 공짜는 아니니 예산은 추가로 잡아 놓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