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환경 조사
1장: 절망에서 희망으로 (1~10일차)
글, 그림 : 이동혁 건축가
"…이건 뭐지?"
나는 발밑을 내려다보았다.
흙 위에는 나 말고 다른 누군가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건 인간의 발자국이 아니다.
나는 한 걸음 물러서서 흔적을 살폈다. 둥글게 패인 자국. 세 개의 발가락처럼 보이는 길쭉한 흔적.
그리고—
"이건 발톱 자국인가?"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나는 이 섬에 고립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이런 흔적을 본 적이 없었다.
"맹수인가…?"
나는 천천히 몸을 굽혔다. 흙을 손으로 살짝 문질러 보았다.
"촉촉해… 이건 오래된 자국이 아니야."
즉, 방금 전까지 이곳에 ‘그것’이 있었다는 뜻이다.
나는 숨을 삼켰다. 이제까지 나는 나 혼자 살아남는 것에 집중했다. 하지만… 어쩌면 이 섬에는 내가 몰랐던 존재가 함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적인지, 친구인지조차 알 수 없다.
"무작정 두려워할 시간은 없어."
나는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지금까지는 생존을 위해 먹을 것과 쉴 곳을 찾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 섬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
* 탐색 목표
이 섬의 크기와 구조 확인
야생동물들의 이동 경로 파악
위험 요소와 안전 구역 구분
누군가 살았던 흔적이 있는지 조사
나는 손에 칼을 단단히 쥐고, 천천히 정글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이 섬의 비밀을 밝혀야 한다.
나는 주변을 살피며 천천히 걸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섬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어디선가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있을 텐데…"
나는 걷다가, 나무에 난 덩굴을 발견했다. 이걸 이용하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주변을 볼 수 있다.
* 탐색 전략 1: 고지대 확보
높은 나무나 절벽을 찾아 올라간다.
지형을 살펴 섬의 규모를 가늠한다.
바닷가와 정글, 강 등의 위치를 파악한다.
나는 덩굴을 손에 감고 힘을 줬다.
"오케이… 천천히 올라가자."
힘겹게 나무를 타고 올라가자, 서서히 시야가 넓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와…"
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곳은 섬의 아주 일부에 불과했다.
멀리 더 깊고 울창한 정글, 숨겨진 강줄기, 바위산과 동굴까지 보였다. 그리고—
"…저건 뭐지?"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정글 한가운데, 나뭇가지들이 어색하게 엉켜 있었다. 자연스럽게 자란 것이 아니라…
"…누군가 만든 흔적처럼 보였다."
나는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이 섬에는 나 말고도 누군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
나는 나무에서 내려와, 아까 봤던 방향을 향해 걸었다.
걸을수록, 뭔가 이상했다. 바닥에 있는 돌들이 이상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사람이 일부러 쌓아둔 것처럼.
* 탐색 전략 2: 인공적인 흔적 찾기
자연스럽지 않은 패턴을 발견한다.
바닥의 돌이나 나무 배열을 살핀다.
도구로 만들어진 흔적이 있는지 확인한다.
나는 땅을 자세히 살폈다. 그리고—
"여기 뭔가 파여 있어."
바닥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움푹 패인 흔적. 이건… 옛날에 누군가 무언가를 묻었다가 파낸 자국이다.
나는 긴장된 숨을 내쉬었다. 이 섬에는 과거에 누군가가 있었다. 아니면, 지금도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 수도 있다.
그때였다.
"탁!"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
나는 즉시 몸을 돌려 칼을 들었다.
"…누구야?"
나는 숨을 죽였다. 주변의 나뭇잎들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
바람 때문일까? 아니면…
"스윽…"
나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무언가가 나를 보고 있다.
나는 천천히 손을 뻗어 근처의 작은 돌멩이를 집었다.
"이봐, 거기 있으면 나와."
대답은 없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돌을 던졌다.
"퍽!"
돌이 덤불 속에 떨어지자,
"파드득!"
무언가가 도망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뒤쫓았다. 하지만, 빠르다. 그리고 마치…
'내가 따라오는 걸 알고 일부러 유인하는 것처럼.'
나는 멈춰 섰다. 숨을 헐떡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대체 뭐지?"
나는 손에 힘을 주었다. 이건 확실하다.
이 섬에 나 말고도 다른 존재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지켜보고 있다.
나는 천천히 돌아서 거처로 향했다.
이제까지는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 버텼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 섬에는 비밀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비밀을 밝혀야 한다.
* 다음 목표
더 넓은 영역을 탐사하기
새로운 무기를 만들기
숨겨진 흔적을 찾아내기
나는 나뭇가지 하나를 부러뜨렸다. 그리고 이를 땅에 꽂으며 말했다.
"이제, 내가 이 섬의 주인이 될 차례다."
하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이 섬의 진짜 비밀이…
곧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낼 거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