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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혁 건축가 Mar 19. 2018

우리는 집 짓기에 왜 맨날 실패할까?

HOMETRIO[홈트리오] - 이동혁, 정다운, 임성재 건축가


안녕하세요. 이동혁 건축가입니다.^^

봄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저절로 제 마음이 감성에 젖어들게 되네요. 


개인적으로 비는 좋아하는데 집을 짓는 건축가이다 보니 비 오는 날에는 공사를 할 수 없어 반은 웃음, 반은 울상을 짓게 되네요. ㅠㅠ


얼마 전 '우리는 집 짓기에 왜 맨날 실패할까?'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브런치에 글로서 적어드리고자 합니다. 공감 가는 부분도 있으실 테고 아 나도 저랬었는데 하는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제 글들은 "무조건 이것이 정답이다."라기보다는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여러분들도 이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해보세요."로 받아들이고 읽어 내려가시면 편안하시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진지하게 스트레스 받으시면서 읽고 내려가시는 분들이 계신데 스트레스를 드리고자 적는 글이 아닌 만큼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저와 함께 글을 읽어 내려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집을 지었다는 분들치고 "아 우리 집 너무 잘 지었어요."라고 말하는 분들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집을 짓는다는 것은 내 마음에 드는 나만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일인데요. 생각보다 100% 만족한다는 분들을 만나 뵈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사기당하지 않았으니 다행이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니 집 짓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습니다.


방송이나 신문기사를 검색하다 보면 행복하게 집을 짓고 사시는 분들도 볼 수 있지만 반면에 너무 집 짓다가 고생했다 하시는 분들을 더 많이, 그리고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행복한 기억만을 가지고 가면서 웃음이 끊이지 않아야 될 공간에 불만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집을 지어야 한다는 것!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들기 집을 지어야 하는 것일까요?

다시 말하면 "우리는 집 짓기에 왜 맨날 실패할까요?"


저는 집 짓기에 실패하는 원인에 대한 부분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집을 설계하고 지어오면서 그 이유를 6가지 포인트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1. 집 짓기에 실패하는 첫 번째 이유 - 대충 얼마예요?

하루에도 필자에게 걸려오는 문의 전화는 평균 20~30통 정도이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활동을 하고 지은 집이 많아서인지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아도 정말 다양한 내용들의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솔직히 30통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치면 그중 25통은 집 짓다가 문제가 생겨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문 전화들이다. 문제가 생긴 현장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는 회사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에게 문제 해결에 대한 자문 전화가 많이 오는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1시간이 걸리든 간에 내용을 다 듣고 무료로 상담을 진행해 준다. 실제로 소개받아서 전화했다고 하는 비중이 엄청 높다.)


이 많은 전화 중 집을 짓기 위해 상담 문의를 하시는 분들의 첫 번째 질문이 무엇일 것 같은가?

세세한 설계 상담? 계약에 관련된 이야기? 필자의 경험상 90%의 고객은 "대충 얼마예요?"를 물어본다.

이해한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얼마가 있어야 하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물음 앞에 붙어있는 '대충'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위험한 단어인지 알고는 있는 것인가?

집도 대충 지어도 되는 것인가? 하는 물음 앞에 항상 선다.^^;


집을 짓는 순서는 이미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는 공간을 도면화시켜서 설계를 해야 하고, 그다음 견적을 받아 시공계약을 해서 집을 완성시켜야 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문제는 돈 들여 시작을 할 만큼 용기가 부족한 것이다.


혹 내 집을 짓기 위해 건설업체에 전화해서 "대충 얼마인가요?" 또는 "평당 얼마예요?"를 물어볼 생각이었는가? 너무나 미안하게도 건축주가 생각한 금액을 친절하게 이야기해주는 곳은 없다. 말 그대로 대충을 물어봤으니 대충 어바웃 견적만 이야기해 줄 뿐이다.


2. 집 짓기에 실패하는 두 번째 이유 - 설계를 왜 돈 주고 그려요!(공짜 도면의 진실)

설계가 무엇인가? 설계의 목적은 명확하다.

내가 생각하는 집이 구체적이지 않으니 구체적으로 도면화시키는 작업이 설계 작업이다.

다시 말하면 설계 때 내가 구상하는 모든 것이 담겨서 나와야 정확한 금액과 시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문의를 주는 고객의 절반은 설계를 왜 돈 주고 그려야 하는지 이해를 못한다.

"동네에 물어보니 설계는 다 공짜로 해준다고 하더라."

어떻게 다들 모여서 회의를 한 것도 아닌데 말해주시는 내용이 정말 똑같다. ㅠㅠ


일을 해주는데 일하는 값을 안 받겠다. 공짜로 일을 해 주겠다.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집을 짓는 사람들은 자선 업자들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고 정당한 이윤을 추구해야지만 그에 상응하는 결과 값을 준다.


공짜 도면이 FM대로 그려진 도면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욕심이고 그것을 원한다면 그대로 진행을 하되 그 책임은 건축주 본인이 져야 한다.


참고로 평면, 입면의 10장이 안 되는 도면을 들고 오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 도면으로는 절대로 시공할 수 없다. 백데이터로 첨부되는 설비 및 디테일의 30장 정도 되는 실시설계도면이 없으면 공사는 불가하다.


시공 때 시공업체와 협의해서 진행하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시공은 도면대로 시공되어졌느냐 안되어졌느냐를 판단하는 단계이지 협의하는 단계가 절대 아니다. 이 말을 여러분들은 꼭 기억해야 한다. 


3. 집 짓기에 실패하는 세 번째 이유 - 내가 전문가야!

10년 넘도록 집을 지어온 필자보다 더 전문가가 누구인 줄 아는가?

"건축주의 가까운 친척들과 동네 사람들이다."


"내가 집 지어봤는데 무엇이 맞더라."

"우리 옆집이 집 짓는 것을 봤는데 어떤 것이 좋더라."

"내 친구가 건축회사 다니는데 뭘로 지으라더라."

"내가 인터넷에서 봤는데 그거 안 좋다던데."

"마을 이장이 그거 안 좋데요."


우리 모두는 집 짓기의 달인들이다.^^


우리 주변에는 비공식 전문가들이 너무 많다. 문제는 좋은 자재를 선택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 좋은 자재를 사용할만한 돈은 없다.


인터넷이나 주변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정말 좋은 자재들. 필자는 그것을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건축주가 정해놓은 예산은 있는데 선택해온 자재들은 초고가들의 자재들만 골라왔다는 것에 있다.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자재, 공법, 인테리어 마감 등은 그 사람들이 바보여서 그렇게 선택하고 지은 것이 아니다. 현실에 어느 정도 타협하고 본인이 가진 예산안에서 집을 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어서 그렇게 짓는 것이다.


간혹 해외 풀빌라 사례들을 가져와서 이렇게 짓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지을 수 있다. 못 지을 이유 없다. 문제는 그 느낌을 내기 위해서는 현재 정해진 시장가보다 훨씬 높은 건축비를 들여야 한다. 그 비용을 지불할 결정이 되었다면 문제없다. 하지만 예산을 오버한다면 현실적인 부분에서 타협을 필수로 진행해야 한다.


4. 집 짓기에 실패하는 네 번째 이유 - 싸면 장땡!(저렴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최저가를 찾아다니는 건축주님들. 솔직히 최저가라는 단어가 절대로 나쁜 단어가 아니다.

같은 품질의 제품이라면 당연히 싼 게 최고이다. 문제는 집이라는 존재가 누구에게나 맡겨도 똑같은 품질을 생산해 내는 그런 분야가 아니라는 것에 있다.


집은 기계가 짓는 것이 아니다. 못 하나하나 사람이 직접 박아가며 집을 짓는다. 기계가 아니다 보니 품질이 똑같을 수 없다. 


이러한 집을 과연 최저가라는 단어로 결정할 수 있을까?


"우리 동네에서 물어보니 평당 300이면 좋게 짓는데요."

"서울 업체여서 비싼 거 아니에요? 내가 아는 금액과 차이가 많이 나는데."


집을 짓는 데에 시장가라는 것이 존재한다. 현재 건축법규를 기준으로 똑같은 브랜드의 자재와 마감재 그리고 마진율을 가져간다면 현재 정해진 시장가라는 범위 안에 무조건 들어간다.


필자가 금액을 공개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똑같은 설계, 똑같은 자재, 똑같은 마진율을 가지고 간다면 어차피 동일한 금액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장가보다 훨씬 저렴한 금액에 집을 지어준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완전 땡큐"

"이 사람은 아마 천사일 것이야."

"우리에게 이런 인연이"


정말 미안하게도 가족이 짓는다고 해도 절대 공짜로 지어주지 않는다. 싸면 다 싼 이유가 있으니 싸다는 것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5. 집 짓기에 실패하는 다섯 번째 이유 - 부가세를 왜 내요!

항상 강조해도 결국 돈 앞에 무릎 꿇게 되는 부분이다.

세금... 필자는 안다. 아깝다. 정말 아깝다. 환급도 못 받는데 그냥 없어지는 돈 같다.


문제는 그래도 내야 한다.


부가세를 내지 않고 짓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세금을 안 내고 지으면 탈세가 되니 일단 정상적인 계약은 불가능하다. 100% 장담하는데 회사 법인 명이 적힌 정식 계약서가 아닌 건축주가 모든 책임을 지고 직영공사를 하는 체계로 계약서가 작성된다.


회사는 바보가 아니다. 부가세를 내지 않았는데 부가세를 낸 것처럼 책임이 담긴 계약서를 작성해 주지는 않는다. 정말 가족이 짓거나 믿을만한 사람이 짓는다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만에 하나 공사를 하다가 사고가 터지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회사가 책임져 줄까? 앞에서 말했듯 회사는 바보가 아니다. 본인이 손해 보면서 왜 책임을 져주는가. 

무조건 건축주 책임으로 몰고갈 수밖에 없다. 


세금을 안 냈다. -> 책임은 모두 건축주가 진다. ->회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면 된다.


참고로 이 부분 때문에 소송에 들어가는 분들이 많은데 이길 것 같은가? 아니 대부분 판결에서 진다. 

"왜?" 모든 것은 계약서 기준인데 부가세를 내지 않은 계약서는 애초에 건설회사 부분은 포함시킬 수 없으니까!


6. 집 짓기에 실패하는 여섯 번째 이유 - 부대비용이 뭐예요?

이제 마지막이다. 집 짓기에 실패하는 여섯 번째 이유는 바로 부대비용이다.

"평당 얼마예요?" 예를 들어 "목조주택은 평당 얼마 정도를 생각하셔야 돼요."


*건축주의 생각 : "아! 집을 지어 입주하는데 저 비용이면 되겠구나."

*건설회사의 생각 : "그냥 순수하게 건축비만이에요. 부대비용 등은 모두 빠진 금액이에요."


위에서도 소송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렸지만 부대비용은 고지의 법적 의무가 없다. 

"왜?"

건설회사가 받는 돈이 아니니까!!


부대비용은 설계비, 인허가비, 취등록세 등의 세금, 조경비, 가구비, 난방기구, 기반시설 인입비 등의 별도로 드어가는 비용을 이야기한다.


건설회사는 순수 건축비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왜?"

집 짓는 건설회사니까!!


"그럼 나머지는?"

컨설팅으로 조인을 시켜줄 수는 있지만 대부분 건축주 개인이 직접 알아봐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행을 해 준다고 해서 공짜일 것 같은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여러분들은 꼭 부대비용이 내 땅에 얼마가 들어가는지 공사계약 전 예산을 잡아보아야 한다.

많이 들어가는 경우 3,000만 원이 넘게 들어가는 경우도 있으니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6가지의 '집을 짓는데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서 글을 적어보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많이 공감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며, 아예 공감이 안 가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6가지의 문제는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것들이 맞다.

집 짓는 것. 필자는 쉽지 않고 매우 어렵다고 항상 이야기한다.


정말 많은 것들을 체크하고 공부하고 진행해도 어려운 것이 집 짓기이다.

여러분들은 위의 내용들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남들이 선행한 실수를 똑같이 반복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좌측부터) 정다운 건축가, 임성재 건축가, 이동혁 건축가


Architecture  Team : HOMETRIO[홈트리오]  

[집이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다.]

설계사례 : https://brunch.co.kr/magazine/khaim

시공사례 : https://brunch.co.kr/magazine/sunsutuwg


글쓴이 : 이동혁 건축가

이메일 : sunsutu@hanmail.net

책 : '따뜻한 전원주택을 꿈꾸다' 저자(http://www.yes24.com/24/goods/40516450?scode=029)

이동혁건축가TV : http://tv.naver.com/sunsutu1


상담 및 자문[HOMETRIO 건축가]

이동혁 건축가 : 010-4567-8413

정다운 건축가 : 010-8560-0477

임성재 건축가 : 010-9941-8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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