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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랑작가 Jun 25. 2024

속상한 마음은 잘 달래지지 않지

지난주 토요일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왔다.

배꼽 위 쪽을 콕콕 찌르는 느낌으로 시작된 통증은

배 전체를 비틀어 짜는 듯 심해지기 시작했다. 


위경련이다.


일 년에 몇 번씩 정기적으로 위경련을 겪고 있는 나는

늘 가지고 다니는 상비약을 먹고 

통증이 좀 가라앉기를 기다리다 겨우 집으로 겨우 왔다.


요새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이 이렇게 또 몸의 증상으로 나타나버렸다.


체력 관리한다고 식단도 챙겨 먹고 운동도 꾸준히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속상한 마음까지 다 달래지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라는 게 그렇지. 


요즘 그림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좀 속상한 터였다.


내가 낼 수 있는 100%의 시간을 모두 그림에 쏟고 있는데

디테일은 부족하고 완성도는 떨어져 보인다.


여기서 뭔가 조금만 더 해보면 

그림의 수준이 높아질 것 같은데

마음이 급한 나는 속으로만 전전긍긍이다.


선생님도 작가는 스스로 공부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하시며

"이상하다, 조금만 더해봐라~" 정도의 조언만 주시곤 작업실로 사라져 버리신다.


그렇다 보니

열심히는 하지만 잘하지는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주째 헤매고 있는 이 상태가 스트레스로 다가온 것이다.


퇴근 후, 약을 챙겨 먹고 다시 화실에 간다.


잘하든 못하든 어찌 되었든 내가 해내야 하는 일이기에

일단 그냥 묵묵히 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다. 


50호 배경 패턴을 빨리 마무리하고 다음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조그마한 동그라미들의 색을 끊임없이 채워나가도 도대체 끝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 패턴 지옥에 갇혀버린 느낌이다. 


자신감은 없어지고 막막함과 두려움만 커진 요즘이지만

그래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깊은 호흡을 반복해 본다.


누가 하라고 등 떠민 것도 아니고

나 스스로 선택한 일이니 

징징거릴 시간에 붓질 한 번이라도 하자~


오늘은 좀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을 해봐야겠다.

항상 너무 심각해서 나 스스로 무거워버린 것일 수도 있으니.


"파이팅, 마이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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