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고양이 미러볼'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다정하다, 친절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다.
타고난 성향상 상대방의 마음을 잘 캐치해내고 배려가 몸에 배어있는 편이다.
그래서 친절하다, 싹싹하다는 평은 많이 듣지만
실은 나에게는 무척 박한 편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나만 더 열심히 하면 될 것 같고
화가 나거나 서운하더라도 내 감정만 억누르면 될 것 같고
트러블을 만드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하며
누가 잘했다고 칭찬이라도 해주면 어쩔 줄 몰라하는...
항상 스스로를 부족하게 느끼는 나라는 사람.
힘든 때일수록 나랑 가장 가깝고 친한 내가
나 스스로를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잘 대해줘야 하는데
요즘의 나를 보고 있으면 오히려 그 반대로 더 나를 몰아붙인다.
상황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늘 내가 가진 에너지는 100% 이상 소진하는 상황...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운동을 하고
출근해서 일도 하고
퇴근하면 그림도 그리고
하지만...
그렇게 피곤한 와중에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나날들...
30분마다 깨기도 하고
한두 시간 잔 후
새벽 2~3시부터 밤을 꼴딱 새기도 한다.
분명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냥 방치하는 나날들...
이런 시기에 완성한 고양이 미러볼 그림은
그래서 그 느낌이 좀 다르게 다가온다.
환한 오로라 핑크 배경에 귀여운 고양이 미러볼이 웃고는 있지만
왠지 모르게 난 이 그림이 슬프고 짠하다.
웃고는 있지만 내면으로는 뭔가 어두운 구석이 있는 그런 고양이 미러볼...
작가는 그림에 자기 자신을 투영한다는데
이 그림이 딱 그런가 보다.
올해 여름이 너무 힘들어
가을이 되면 좀 나아지겠지 그런 맘으로 버텼는데
9월 하고도 열흘이나 지난 지금도 왜 이렇게 버거운지 모르겠구나.
다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