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지만, 웃고 있는 게 아니야"
나는 스마일 미러볼 그림을 그리고 있다.
웃고 있는 스마일 미러볼을 통해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주는 그림을 그린다 생각해 왔는데
언젠가부터였을까.
그림 속 미러볼들의 웃음이 슬퍼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불안장애가 심해지기 시작한 시기와 비슷한 것 같다.
수면장애가 심해져 불안장애 약을 먹기 시작한 지 몇 달 되었고
약을 먹으면서도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몇 번의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나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약해진 시기였다.
그 순간 그림 속 스마일이 슬프게 보이기 시작한 거다.
*스마일마스크 증후군
밝은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에 슬픔과 분노 같은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 실제 감정을 억제한 채 늘 웃는 얼굴로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감정노동자들이나 경쟁에 내몰리는 직장인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스트레스 증상이다. ‘스마일 페이스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스마일 마스크라는 가짜 표정의 가면을 쓰고 속으로는 슬픔과 분노를 감추고 있다는 점에서 ‘가면 우울증(Masked depression)’ 과 유사하다.
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밝고 기분 좋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왜 나의 스마일미러볼이 슬퍼 보이는 걸까
다른 가족들은 여전히 응원과 희망의 스마일미러볼로 보인다고 하지만
정작 그림을 그리는 나는 마음이 편치 않다.
이런 혼돈의 감정 속에서 완성한 또 하나의 작품
원래 미니언즈 캐릭터를 많이 좋아했던 터라
스마일미러볼로 디자인해 그려본 작품이다.
다시 기분 좋은 그림을 그려낼 그런 순간들이 찾아오길.
우울함에 잡아먹히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