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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주경제신문 Oct 06. 2022

[살까, 말까] '한화 품에 안긴다' 대우조선해양

LNG선·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높은 경쟁력 보유

영구채 제외 실질적 자본잠식 상태

한화그룹 인수시 경영 정상화에 긍정적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oyeon0601@s-econ.kr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본격화 됐다.

산업은행이 56.05%, 하나은행이 8.40% 지분을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은 오랫동안 주인 없는 회사라는 꼬리표가 붙어왔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빠른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오전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한 대우조선 처리 방향 안건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이 성사 될시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21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된다.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26일 오전 11시 4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4.77% 오른 2만5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우조선해양은 종합 조선·해양 전문회사로 사업 부문은 크게 상선과 해양·특수선 사업으로 나눠진다.

LNG 운반선·유조선·컨테이너선·LPG선 등 각종 선박을 건조하는 상선 부문은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의 85.6%를 차지하고 있다.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설비(FPSO)·고정식 플랫폼(Fixed Platform)·원유 시추설비(RIG, Drillship) 등 해양제품 그리고 잠수함·구축함·구난함·경비함 등을 건조하는 특수선 사업은 매출의 12.7%를 차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특히 LNG선과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 중이다.

조선업은 막대한 시설자금 투입되는 기간 사업으로 자본 집약적인 특성과 노동집약적 특성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도크(DOCK)별 생산 전문화, 자회사별 생산 전문화, 사외 권역별 생산운영전략 및 안벽 운영방안 수립 등 최적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선업은 경기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감소하던 수주량은 2016년 최저점을 찍은 후 재작년부터 수주량이 급증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간 목표를 130%를 초과하는 수주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36척·81억7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 92%를 달성한 상태다.


◆ 자금 여력은 어때?

대우조선해양의 재무 상태는 좋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채 비율은 676%에 달한다. 지난해 말 379.04%에서 올해 1분기 523.16%, 2분기 676.56%로 계속해서 증가 중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또한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마이너스(-)7258억원, 2분기 -2790억원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수혈받은 영구채가 실질적으로 부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자본잠식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자본 총계는 1조5484억원이다. 영구채 2조3328억원을 부채로 분류할 시 사실상 대우조선해양의 자본 총계는 -7844억원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부임한 박두선 사장이 이끌고 있다.

박 사장은 1960년생으로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해 프로젝트운영담당과 선박생산운영담당, 특수선사업담당을 거쳐 조선소장과 부사장을 역임했다. 부사장으로서 최고안전책임자(CSO)를 겸임하다가 2022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대우조선해양에만 36년째 근무하고 있는 정통 조선맨인 셈이다.

공식선임을 전후로 '알박기 논란'이 제기되면서 임기 시작부터 순찬치 않은 출발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동생과 한국해양대 해사학부 동기라는 점이 논란이 됐다.

지난 7월에는 비상 경영을 선포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파업으로 1도크를 무단 점거하면서 선박 4척 인도가 연기된 탓이다.

9월부터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정상화에 이르는 길이 험난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선수 한 마디

대우조선해양은 악재가 많은 기업이다.

2022년도까지 적자가 지속될 예정이며 하청업체 파업으로 인한 손실과 러시아 수주잔고 리스크 역시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인력 수급도 문제다. 조선업계는 지속해서 인력이 유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정된 인력을 두고 대형 조선업체 간 인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원자재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1조3000억원에 이르는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3500억원이 포함됐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에 인수된다면 경영정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자본구조가 매각 과정에서 개선될 수 있다면 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장기 수주전략 수립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매각은 회사 입장에서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주식의 관점에서 매각 관련 기대만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매수하는 것은 다소 이르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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