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
안정적 이익 시현 구조 일정 수준 달성
건설과 상사 부문이 매출의 대다수 차지
PER, PBR 역사적 저점 수준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oyeon0601@s-econ.kr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삼성물산의 3분기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3000억원, 796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465% 증가한 수치다.
실적 호조의 원인은 건설 부문에서의 하이테크 공정 호조, 정산이익, 해외 신규 프로젝트 매출 본격화 등으로, 분기 마진이 7.7%로 급상승했다.
또한 바이오 부문에서 위탁생산(CMO) 생산 확대와 환율 효과를 봤다. 레저 부문도 성수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팬데믹 이전의 이익을 회복했다.
내년도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지만, 삼성물산은 올해와 유사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증설 및 신설 발주에 따라 건설 부문 매출이 증가할 예정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가동에 따라 바이오 부문이 성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목표했던 안정적인 이익을 시현하는 사업 구조 확보는 일정 수준 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주택, 해외 플랜트 등 부침이 심한 사업의 확장을 자제하고, 이익 위주의 수주를 하면서 체질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내년 해외 건설 수주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올해 6월 현대건설과 함께 사우디 네옴 프로젝트의 친환경 신도시 '더라인' 터널공사(약 7200억 원으로 추정)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전날 11만9000원에 거래 마감됐다. 시가총액은 22조3330억원으로, 코스피 순위는 13위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삼성물산은 1983년 설립됐으며,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했다.
종속회사는 124개(국내 9개, 해외 115개)이다. 이 중 상장한 종속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급식·식자재유통, 바이오산업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매출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각각 32.5%, 49.18%, 4.49%, 1.9%, 5.93%, 6.26%를 차지 중이다.
건설 부문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1위다. 해외 수주 또한 1위로 올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기준 삼성물산의 국내 수주 규모는 8조6000억원으로, 국내 건설시장 전체 수주 173조원 중 약 5%를 차지했다. 해외 수주 규모는 39억달러로, 국내기업의 전체 해외건설 수주 224억달러 중 약 17.2%를 차지했다.
상사 부문 역시 매출 실적 기준 업계 3위권이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누계수출액은 26억달러를 기록해 전국 수출총액의 약 0.49%를 차지했다. 수입 누계액은 3억달러로, 전국 수입총액의 0.06%다.
바이오 부문은 세계 최대 규모 동물세포 생산설비를 가동 중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삼성물산은 재무안전성이 우수한 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89.92%를 기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같은 기간 삼성물산의 순차입금은 -1369억원이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수치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라는 건 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이 더 많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의 순차입금은 2017년 기준 2조9400억원에 달했다.
회사는 2016년 이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1조5000억원), 서초사옥 매각(7484억원), 삼성바이오에피스 보유지분매각(7595억원) 등을 통해 차입금을 줄여나갔다.
이후 순차입금은 점차 줄어 2020년 기준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삼성물산은 상사 부문 신재생 인프라 투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캠퍼스 관련 투자 등이 예정돼있지만, 현금창출능력을 기반으로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삼성물산은 정해린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을 리조트부문 대표이사 사장 겸 삼성웰스토리 대표이사로 승진 내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정 사장은 삼성전자 본사 지원팀과 감사팀, 무선사업부, 구주총괄을 거친 경영관리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풍부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건설 부문 대표이사는 오세철 사장이, 상사 부문 대표이사는 고정석 사장이 맡고 있다.
오 사장은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줄곧 삼성물산에 몸담고 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두바이 등 해외 현장을 거쳐 글로벌조달실장을 지낸 '해외통'으로 손꼽힌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한 뒤 첫 번째 기술직 출신 대표이사다.
고 사장은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기능화학사업부장, 일본 삼성 상사 부문 화학철강사업부장. 삼성C&T재팬 대표이사, 화학소재사업부장을 지낸 ‘정통 상사맨’으로 평가받는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18.13%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회장 외 삼성그룹의 지분은 33.76% 수준이다.
삼삼의 지배구조는 이 회장→ 삼성생명→ 삼성생명 구조로 이어져 삼성물산은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삼성전자 5.01%, 삼성생명 19.34%, 삼성바이오로직스 43.06%, 삼성SDI 17.08% 등이다.
이 회장은 계열사들을 통해 삼성전자를 우회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지배구조가 개편될 경우 여러 시나리오가 있지만 삼성물산을 사업지주와 금융지주로 분할하는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거론된다.
◆ 선수 한 마디
삼성물산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0.1배, 0.7배로 역사적인 저점 수준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그룹 지분가치 때문에 PBR은 낮았으나, 낮은 이익 수준 때문에 PER은 시장 대비 할증 적용됐다"며 "하지만 이제 연간 2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달성 가능한 회사로 업그레이드됐다"고 분석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은 64.2% 저평가 상태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