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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an 21. 2019

[19년 1월 넷째주] 주간 제이팝

개편 후 첫 포스팅!

애플뮤직 곡 랭킹 10위권 안에

아이묭의 곡이 무려 6곡.

저 역시 아이묭에 푹 빠져 있는

2019년의 초입입니다.

연초에 잠깐 정신 놓고 있는 사이

소개해야 할 곡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졌네요...

올해의 컨셉은 선택과 집중.

그러면 스피디하게 한 번 가보겠습니다!


금주의 Pick - Single

우타다 히카루(宇多田ヒカル) 'Face my fears'

게임을 좀 하는 이들이라면 스퀘어 에닉스의 3대 소프트 중 하나인 < 킹덤 하츠 > 시리즈의 첫 한글화 소식에 열광했을 터. 이 곡은 해당 게임 소프트의 오프닝임과 동시에 'Prisoner of love' 이후 무려 11년만에 발매되는 싱글이다. 그와 친분이 있음과 동시에 < 킹덤 하츠 >의 팬이기도 했던 덥스텝 뮤지션 스킬렉스와 함께 작업한 곡으로, 의외의 조합이 예상 밖 시너지를 발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서정적인 피아노와 우타다의 보컬이라는 심플한 조합으로 시작해, 일종의 주문처럼 들리는 가사를 동반한 섬세한 빌드업. 드랍 이후 이어지는 스킬렉스만의 하드한 신스리프. 서로가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으나, 이를 잘 주무르고 조합해 어색함이 전혀 없는 완벽한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컴백 이후 우타다는 지속적으로 다른 장르 및 뮤지션과의 교류를 핵심으로 음악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이것이 유의미한 결과물을 낳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물. 작품이 발표되면 될 수록 진부함 보다는 기대감을 만드는 그의 모습을 보자니, 이젠 정말 오래도록 대중들의 곁을 떠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세스 그린 애플(Mrs. Green Apple) '僕のこと'

극한의 팝을 지향해 가는 젊은 밴드의 패기가 큰 스케일로 표현되어 있는 대곡이다. 록 사운드와 현악, 브라스 세션까지 가세해 삶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노래하는 그 모습은 젊음과 청춘이 혼재해 있기에 더욱 빛나는 듯이 보인다. 원체 편곡에 있어 한계를 두지 않는 밴드의 성향과 맞물려, 후렴 후의 후렴을 등장시키는 듯한 초반부 구성과 한 옥타브 차의 보컬을 겹쳐 농후한 감성을 담아낸 코러스 활용 등 역량을 집결시켜 '정점'이라고 할만한 곡을 탄생시켰다.


모든 요소가 최대한의 에너지로 맞부딪히는 만큼 조금은 과하다는 느낌도 드나, 그런 것들이 결국 막판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마무리 되는 것을 보면 이 정공법이 성공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칫 균형감을 잃고 표류할수도 있는 시도가 이처럼 멋지게 갈무리된 것에서 이들의 밝은 미래를 본다. 이제 전국구급으로 가기위한 준비를 막 마친 밴드의 현재까지의 최고작.




금주의 Pick - Album

킹 누(King Gnu) < Sympa >

뉴웨이브와 힙합 사이 어딘가에서 줄을 타는 듯한 'Slumberland'를 듣고 확신했다. 이 작품은 꽤나 근사한 앨범이 될거라고.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최근 들은 어떤 작품보다 스타일리시하고 트렌디하며, 동시에 파퓰러함까지 포괄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믹스쳐 밴드라는 명함에 걸맞게, 록을 기저에 두고 일렉트로니카, 블랙뮤직 등과의 충돌이 굉장한 스파크를 생성한다.  


전주의 긴장감에 이어지는 코러스와 폭풍처럼 몰아치는 신스루프, 리드미컬한 가창과 속사포같은 기타 솔로잉이 기적에 가까운 조합을 보여주는 'Flash',  '우리도 나름 밴드다'라는 듯 로킹한 에너지가 넘실거리는 'Sorrow', 알앤비의 문법을 록과 융화시킨 'Hitman'과 같은, 그야말로 믹스쳐의 진수라고 할만한 트랙들이 연달아 이어진다. 중저음의 현악과 어쿠스틱조의 기타가 팔세토의 가창에 찰떡같이 달라붙는 'Don't Stop the Clocks'과 쓰러질 것 같은 모습으로 다른 사람의 상처를 감싸는 슬로우 튠 'The hole'까지. 군더더기 없는 35분 간의 러닝타임은 연달아 재생버튼을 누를 것을 재촉할 것이다. 이상적인 음악적 센스와 감각적인 연주가 펼쳐내는, 그야말로 완벽한 메이저 데뷔.


오카모토스(OKAMOTO'S)  < BOY >

챠토몬치의 단독공연 표는 시기상 구할수가 없어, 게스트로 나오는 공연이라도 가자고 결심해 가게 되었던 캬리파뮤파뮤 버스데이 파티 라이브 이벤트. 거기서 이들의 무대를 보고 '와 뭐 이런 애들이 다 있어'하고 반해버렸던 게 벌써 7년 전 일이 되었다. 이후 밴드의 정규작을 계속해서 챙겨 들었지만, 이상하게 라이브에서의 그 응집력이 앨범에선 느껴지지 않아 그냥 그런 밴드로 치부하고 있던 그 기간. 데뷔 10주년을 맞아 선보인 8번째 작품은, 펑크(Funk)나 디스코 같은 블랙뮤직에 집착했던 전작들과 달리 직관적인 스타일 창출에 집중하며 록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초반부터 강한 디스토션으로 일관해 달려나가는 'Dreaming man', 댄서블함을 강조한 'Hole', 한창때의 힙합-록 그룹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랩 일변도의 'Higher' 등 그간 본인들이 축적해 온 역량과 노하우를 대중적으로 녹여내는 데 집중한 곡들이 이어진다. 청명한 플룻과 브라스 세션, 커팅 스트로크가 눈앞에 푸르른 바다를 펼쳐놓는 상쾌한 시티팝 트랙 '偶然(우연)', 슈게이징과 시부야케이를 반반 섞어 흔든 크로스오버 'Animals' 등 풍부한 레퍼런스 재조립을 통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그리고 오아시스를 연상시키는 'Door'는 어느 때보다도 스트레이트한 멜로디와 함께 '의미가 없어도 문을 열면 결국엔 전부 너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얼마간의 감동또한 전달하는데 성공한다. 뒤이어 장대하게 앨범을 마무리 짓는 'Dancing boy'까지. 10개의 트랙이 만들어 내는 완벽한 기승전결,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풍성한 사운드와 스타일, 그리고 그 안에 거부감 없이 섞여 있는 그들의 행보와 철학. 그들이 더 이상 'Boy'로 있을수 없음을 인정함과 동시에 더 새로운 가능성으로의 영역으로 뻗어나갈 것을 선언하는, 데뷔 10년만의 졸업앨범.


근데 소개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가 없다 ㅠㅠ 고만 좀 쇄국정책 펼쳐라 이제 쫌 ㅜㅜ




그 외 신보들

(Single) 이키모노가카리(いきものがかり) 'We do'

많은 이들이 염원하던 이키모노가카리의 컴백! 오랜 공백을 깨고 선보이는 첫 작품은 딱 그들의 평균점을 보여주고 있다. 경쾌한 곡조와 맑은 음색. 필리 소울의 작법이 중간에 삽입되어 있다는 점이 보다 폭넓은 음악적 접근을 보여주겠다는 각오와 같이 보여지기도.

(Single) 램페이지 프롬 엑자일 트라이브(The Rampage from Exile Tribe) 'Throw ya fist

뭔가 자꾸 엑자일의 클론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듯한 리듬존의 행보... 보다 월드와이드 지향의 세련된 곡을 선보이고 있는 소속사의 성향이 반영되어 그런지 여느 케이팝 보이밴드가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트렌디한 비트와 타이트한 구성이 귀를 사로잡는다. 약간 우리나라의 몬스타 엑스와 겹치는 듯한 인상이랄까.  


(Album) 리틀 글리 몬스터(Little Glee Monster) < Flava >

지속적으로 좋은 보컬 트랙들을 들려주고 있는 그룹의 신보. 저번 작품도 그렇지만 이번 앨범 역시 뛰어난 보컬 퍼포먼스와 화음으로 장식된 기분 좋은 팝송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비슷한 곡조가 내내 이어지는 바람에 앨범 말미에 조금 물리는 느낌도 들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는 그 적당함이 이들의 매력이자 장점.


(Album) 오카자키 타이이쿠(岡崎 体育) < SAITAMA >

일찌감치 결정된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단독 공연! 2019년 6월의 그날에 대한 각오를 전면에 드러내고 있는 그의 세번째 정규앨범. 스스로 음악적인 승부를 걸어야 할 때임을 직감, 그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이른바 '네타송'을 봉인하고 보다 음악성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들었을 땐 그답지 않게 너무 진중한 트랙의 연속이라 다소 심심하기도 하지만, 연달아 듣다보면 그가 단순히 순간의 화제로 뜬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승부수는 성공할 것인지. 2019년 6월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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