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Live Report

일본 록 신의 변화를 체감한 하루

< VIVA LA ROCK > 5/4(토) 관람기

by 황선업

* 본 글에 게재되어 있는 사진은 모두 공식사이트의

사진을 인용하였습니다.

* 本稿に掲載されている写真は,すべて公式サイト

の写真を引用しました。

5/4(토) 09:40 ~ 10:15

네버 영 비치(Never young beach)

in VIVA! STAGE

1. STORY
2. どうでもいいけど
3. あまり行かない喫茶店で
4. fam fam
5. いつも雨
6. 明るい未来
7. お別れの歌

새 앨범의 타이틀이기도 한 ‘STORY’로 포문을 열고는 “모두 부지런하구만요”하고 능청스레 이야기하던 아베 유마의 첫 MC가 인상적이었던 네버영비치. 2년 전 < Rockin’ on Japan >에서는 앨범 속 느긋한 그들과는 다른 밴드로서의 열기가 확 다가왔었는데요. 사실 세트리스로 보자면 3집의 수록곡인 ‘夏のドキドキ’와 ‘Surely’를 신보의 ‘STORY’와 ‘いつも雨’로 대체했을 뿐인데,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지네요. 전체적으로 여백의 미를 강조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다 명확히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라이브로 듣는 ‘お別れの歌’는 여전히 좋았고요. 워밍업으로 아주 만족스러웠던 무대!


5/4(토) 11:10 ~ 11:45

아카이코엔(赤い公園) in CAVE STAGE

1. Highway Cabriolet
2.ボール
3.ジャンキー
4.Dowsing Dancing
5.消えない
6.KOIKI
7.凛々爛々

기대반 우려반, 사토 치아키 탈퇴 이후 그룹 아이돌르네상스 출신의이시노 리코를 영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왜?”라는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이렇게 직접 그 시너지를 확인해볼 기회가 생겨 좋아하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늦장을 부렸더니 이미 케이브 스테이지는 입장 제한. 옆에설치된 대형 모니터로 관람할 수 밖에 없었죠. 어쨌든 이런저런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절반쯤은 의심의 눈초리로 공연을 지켜보았습니다.


대부분 이시노 리코가 합류한 후의 레퍼토리로 공연을 채웠으며, 기존 보유곡이던 ‘ボール’나 ‘KOIKI’도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등 기본기가 탄탄한 가창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그 스타성이랄까, 아이돌 출신이라 그런지 사람의 시선을 단번에 모으는 그 아우라와 끼가 충만. 대신 하나의 ‘팀’이라는 인상은 전보다는 많이 사라졌어요. 이전보다도 ‘프론트우먼’ 중심의 밴드로 거듭난 것 같아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루브함을 한껏 살린 ‘消えない‘가 좋았으며, 츠노 마이사의 기타를 필두로 펼쳐지는세 멤버의 합주는 여전히 명불허전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가장 완성도 높은 로킹함을 선사했던, 그간의 우려를 떨치고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임팩트 있는 30분이었습니다.


5/4(토) 12:05 ~ 12:45

킹 누(King Gnu) in STAR STAGE


1.Slumberland
2.Sorrows
3.Vinyl
4.白日
5.Flash!!
6.Prayer X
7.The hole
8.Tokyo Rendez-vous

요즘 가장 핫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킹 누. 현지에서 보니 체감되는 인기는 가히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길게 늘어선 아티스트 굿즈 줄에서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데, 현장에서도 그 반응이나 열기가 정말 놀라운 수준이었죠. 시작과 동시에 츠네타 다이키가 확성기를 가지고 좌중을 압도할 때부터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 첫곡 ‘Slumberland’의 웅장함이 단숨에 파도처럼 저를 덮쳐오는데, 정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습니다.


기타의 디스토션이 맹공을 펼치는 1집 수록곡 ‘Vinyl’과 리드미컬한 곡조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Sorrow’까지 보면서 느낀건, 스튜디오 앨범에서의 그들과 라이브에서의 그들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실 앨범 자체는 여러가지 장르가 섞인 믹스쳐이기에 밴드로서의 느낌이 좀 덜한 것이 사실인데, 퍼포먼스는 자신들이 가진 에너지를 한꺼번에 몰아침으로서 여느 아티스트들에게 뒤지지 않는 몰입감을 선사. 더불어 트윈보컬이 가져다 주는 신선함은 어떤 팀에게서도 목격하지 못한 유니크함을 지니고 있었고요.


최대 히트곡이라 할 만한 ‘白日’을 지나 절정으로 견인한 ‘Flash’, 가창력을 뽐낸 ‘The hole’에 이은 고출력의 신스사운드가 확실한 방점을 찍는 ‘Tokyo Rendez-Vous’까지. 정말 앨범으로 듣던 것과는 또다른 평행세계를 체험하게 해주었습니다. 자신들의 인기에 완벽한 설득력을 부여하는, 개인적으로 < VIVA LAROCK > 최고의 퍼포먼스였습니다.


5/4(토) 12:05 ~ 12:45

차이(CHAI) in VIVA STAGE

1.ボーイズセコメ
2.CHOOSE GO!
3.ファッショにスタ
4.N.E.O
5.カーリーアドベンチャー
6.We Are Musician
7.フューチャー

차이도 벌써 세번째 관람이네요. 작년 < NUMBER SHOT >에서의 공연이 굉장히 맘에 들었던지라 올해도 기대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금은 아쉬운 퍼포먼스였습니다. 자국에서의 공연인만큼 좀 더 편하게 구성을 꾸며도 괜찮았을텐데, 공연 흐름이 마치 재작년 한국공연처럼 처음 자신들을 보는 이들에게 자신들의 컨셉트와 캐치프라이즈를 소개하는 식으로 진행되어 좀 더 새로움을 원했던 저에게는 약간 식상한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모든 MC를 영어로 준비해 더욱 큰 의문을 자아냈습니다. 해외공연이 많아 급하게 다른 컨셉의 구성을 준비할 겨를이 없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곡들도 면면은 좋은 노래들이나 MC 시간이 길어 흐름이 계속 끊어지는 느낌이었고, 전반적으로 좀 산만한 탓에 보다 강한 비트의 곡들, 예를 들어 ‘THIS IS CHAI’나 ‘GREAT JOB’같은 노래들을 묶어 보다 밀도 있게 꾸미는 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오는 8월에 새소년과 합동공연이 예정되어 있던데, 그때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날의 아쉬움을 만회할 만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자뭇 궁금하네요.


5/4(토) 13:50 ~ 14:30

게스노키와미오토메(ゲスの極み乙女)

in STAR STAGE

1.星降る夜に花束
2.猟奇的なキスを私にして
3.ロマンスがありあまる
4.サイデンティティ
5.ドグマン
6.パラレルスペック
7. crying match
8. キラーボール

개인적으로 앨범과 라이브가 주는 감흥의 차가 가장 큰 팀 중에 하나가 바로 이들입니다. 이어폰으로 들을 땐 정말 좋은 노래들인데, 직접 보면 왜 그렇게 흥이 안나고 재미가 없는지. 그 인식은 이번에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신곡 ‘ドグマン‘을 제외하면 모두 첫 EP와 1,2집의 비교적 초기 노래만으로만 꾸몄는데, 나름 열심히 듣던 시절의 작품들임에도 자리에 앉아서 들어서 그랬는지 그때만큼 제가 좋아하지 않게 된 건지 이래저래 잘 안들리더라고요.


이날 같은 시기에 열렸던 페스티벌 < JAPAN JAM>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일본어가 짧아 제대로 알아먹지를 못했네요. 뭔가 뼈 있는 소리를 한 느낌이었는데… 여하튼 셋리 자체는 히트곡과 라이브 대표곡이 골고루 섞여 함께 즐기기 좋은 러닝타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뭐 초절기교의 연주는 말할 것도 없지요. 호나 이코카의 드러밍이 참으로 깔끔하고 예쁘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곤 했는데, 이날도 먼 자리였지만 조그맣게나마 실컷 감상했던지라, 그것만으로도 만족, 대만족이었습니다.



5/4(토) 15:40 ~ 16:20

VIVA LA J-ROCK ANTHEMS

in STAR STAGE

1. マリーゴールド
(feat. 오오키 노부오 of ACIDMAN)
2. 銀河鉄道999(feat. 카나&마나 of CHAI)
3. キラーチューン
(feat. 미하라 켄지 of フレデリック)
4. 接吻
(feat. 타지마 타카오 of Original Love)
5. めぐれたオレンジ
(feat. 타지마 타카오 of Original Love)
6. 歩いて帰ろう
(feat. 마키 타츠야 of go!go!vanillas)
7. Fantasista
(feat. 츠네다 다이키, 이구치 사토루
of King Gnu)

올해로 5회째 이어지고 있는 <VIVA LA ROCK >의 오리지널 컨텐츠입니다. 카메다 세이지(B), 카토 타카시(G, Tokyo Ska Paradise Orchestra), 츠노 마이사(G, 赤い公園), 피에르나카노(D, 凛として時雨)로 이루어진 호화 세션 멤버들이, 게스트 보컬과 함께 일본의 록 명곡들을 커버하는 시간. 게스트 보컬들은 사전에 발표되나 어떤 노래를 부를지는 그날 가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과연 누가 어떤 노래를 부를지’ 시작되기 전에 몹시 설렜던 기억이 나네요.


첫 타자로 들려오는 것은 최근 1년간 일본 전역에서 수천번 수만번은 울려 퍼졌을 슈퍼 히트곡 ‘マリーゴールド’!. 그 익숙한 솔로 리프가 흘러나옴과 동시에 등장한 것은 아재 록밴드 애시드맨의 보컬 오오키 노부오. 예상치 못한 조합에 놀라워하면서도 이를 즐기는 관객들에 섞여 노래를 따라 부르니 이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공연의 의도에 맞게 모두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가사를 화면에 띄워준 스탭들의 센스도 발군.


“제가 이 노래를 부르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던 오오키 노부오에 이어, 은하철도 999를 카나와마나가 귀여운 목소리로 소화한 후, 이어진 것은 카메다 세이지 본인이 몸담고 있었던 도쿄지헨의 ‘キラーチューン’! 프레데릭의 미하라 켄지의 보컬 톤이 워낙에 높은지라 별도의 키 조정없이 원키로 소화, 원곡의 느낌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만의 감성으로 멋지게 소화해내는 것을 보며 선후배간의 교류가 이토록 멋지게이루어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 또한 들었습니다.


타지마 타카오는 말 그대로 자신의 노래인 ‘接吻’을 열창하고는, “이 코너에서 자기 노래 부른 건 제가 처음입니다. 폐를 끼쳤네요. 죄송합니다.”라고 연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고, 킹 누의 두 보컬은 드래곤 애쉬 못지않은 에너지로 ‘Fantasista’를 열창, 대세에 걸맞게 연간 이벤트를 멋지게 마무리했죠. 선후배할 것 없이 모두가 한데 어울려 즐기고 그 즐거움을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그 모습이 일반 아티스트들의 무대와는 또다른 감흥을 전달해주었습니다. 이색적이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공연이었어요.


5/4(토) 15:40 ~ 16:20

Suchmos in STAR STAGE

1. Pacific Blues
2. Body
3. Roll Call
4. Mint
5. Volt-age
6. YMM
7. Water

신곡 노래만 주구장창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여러 앨범에서 고루 셀렉한 셋리를 선사한 서치모스. 이번이 세번째 라이브 관람인데, 정말 이 세 무대가 전혀 다른 이미지로 저에게 남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룹이 가진 역량과 차별성을 엿보게 하는 것 같네요. 3집 수록곡 ‘Roll Call’과 ‘Water’에 ‘Volt-age’까지 합쳐지니 이번엔 여느 프로그레시브, 아레나 록밴드의 잔상이 겹쳐졌달까요.


대중적인 밴드로서의 이미지를 극대화했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에서의 그들과는 또다른, 매니악하면서도 농도 짙은 그들만의 색이 배어나오는 무대였습니다. 얼마전 HSU의 건강악화로 인해 한국공연이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조만간 잘 회복해 한국에서 진정한 ‘단독공연’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5/4(토) 18:35 ~ 19:20

오피셜히게댄디즘(Official髭男dism)

in VIVA STAGE

1. ノーダウト
2. Tell me baby
3. バットフォーミー
4. LADY
5. ブラザース
6. FIRE GROUND
7. Stand by you
8. 異端なスター

킹 누와 함께 최근 밴드 신의 새로운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히게단. 보편성과 대중성 측면에서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대를 보여주었는데요. 혼 세션을 동반했음에도 전혀 흔들리거나 이질감이 없는 완벽한 호흡과 사운드, 후지와라 사토시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하여금 처음 보는이들도 단숨에 빨아들이는 흡입력은 단연 발군이었습니다.


‘ノーダウト’이나 ‘Stand by you’와 같은 높은 텐션의 곡들도 매력적이었지만, 저는 발라드 ‘LADY’에서 완전히 마음을 뺏겨버렸습니다. 정말 최강의 집중력을 발휘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가히 완벽에 가까웠던 가창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겨 지금까지도 틈만 나면 그 노래를 플레이해서 듣곤 하는데요. 결론적으로 킹 누와 함께 “뜨는 팀들은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라이브에서 극대화된다”라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5/4(토) 19:35 ~ 20:30

ASIAN KUNG-FU GENERATIONS

in STAR STAGE

1. UCLA
2. ホームタウン
3.荒野を歩け
4.君の街まで
5.リライト
6.迷子犬と雨のビート
7.踵で愛を打ち鳴らせ
8.センスレス
9.Standard / スタンダード
10.ボーイズ&ガールズ
11.解放区 / Liberation Zone

6년만에 만난 고토 마사후미는 뭔가 해탈의 영역으로 들어선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허허 웃으며 정말숨을 쉬듯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이, 이제는 정말 애써 연주하고 노래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삶으로 정착한 듯한 느낌을 가져다주었달까요. 그 와중에 울려퍼지는 이번 앨범의 신곡들과 오랜만에 듣는‘君の街まで’와 ‘リライト’, 제가 최근 메시지에 감복해 자주 들었던 ‘ボーイズ&ガールズ’까지.


인위적인 장치없이 자신들의 관록을 풀어넣는 그 실루엣은 이제 장인의 그것이 된 듯한, 이젠 이들도 베테랑 of 베테랑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화려하거나 튀지는 않지만 항상 그곳에서 제가원하는 것을 들려주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안정감. 그것을 재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날 그들의 무대는 가치 있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