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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y 17. 2020

[20-05-03] 주간제이팝

우타다 히카루, 래드윔프스, 요아소비, 아야카, 이에이리 레오 등

[싱글]


우타다 히카루(宇多田 ヒカル) ‘Time’

레이와 시대에 접어든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곡은 왠지 모르게 초창기 그의 모습이 묻어난다. 리드미컬한 반주와 애드립이 많은 보컬이 최근작들과 비교해 블랙뮤직의 테이스트를 강조하고 있어서 그런 듯. 드라마 < 미식탐정 아케치 고로 >의 주제가로 타이업 되었으며, 본인에게 있어선 첫 니혼테레비의 작품을 담당하게 되는 등 여러모로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게되는 작품.


래드윔프스(RADWIMPS) ‘新世界’

확실히 이들의 음악이 점점 탈밴드화 되고 있다는 것이 체감되는 싱글이다. 작년 역시 발라드 ‘愛にできることはまだあるかい’가 이들의 최고 히트곡이었던 걸 보면, 대중들의 인식도 록밴드 보다는 하나의 음악집단으로서 받아들여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 노래 역시 무겁고 암울한 분위기의 일렉트로니카로서, 노다 요지로의 솔로 프로젝트인 일리언의 연장선상에 가까운 노선을 타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변화될 세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펼쳐내고 있는 가사에도 주목할 만하다.


즛토마요나카데이이노니。(ずっと真夜中でいいのに。) ‘お勉強しといてよ’

작년 < 후지 록 페스티벌 >에도 출연하며 어느 정도 세력기반을 구축한 신비주의 음악 유닛의 반년만의 싱글. 기존에 보여준 치밀한 프로그래밍과 편곡 구성으로 꽉 찬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으며, 여기에 스트링까지 가세해 보다 대곡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겉으론 가녀리나 그 안엔 강한 의지가 도사리고 있는 보이스 컬러는 여전히 매력적. 후주에 모든 것이 악기에 합세해 보여주는 카오스의 세계가 굉장히 인상적.


요아소비(YOASOBI) ‘ハルジオン

‘夜に駆ける’가 역주행을 통해 히게단과 킹누를 위협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신곡.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아야세와 싱어송라이터 이쿠라로 이루어진 음악 유닛으로, 별도의 소설을 모티브로 곡을 만드는 특이한 제작형태를 취하고 있다. 금번 싱글은 하시즈메 슌키의 < それでも、ハッピーエンド >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디스코가 가미된 화려하면서도 아련한 록 튠으로 그 심상을 음성화하였다. 보컬을 맞고 있는 이쿠라의 음색은 제이팝과 알앤비를 적절히 섞어 놓은 이색적인 톤을 들려주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 체크헤보기를.


네버 영 비치(never young beach) ‘サイダーのように言葉が湧き上がる’

이들의 유유자적한 작풍이 아낌없이 들어차 있어 듣는 이마저 긴장이 사르르 풀어질 듯. 규칙적인 비트 위를 기타와 베이스가 번갈아 타며 곡의 골격을 완성해 나가는 구성이 재미있으며, 어쿠스틱한 기조 하에 60~70년대 뉴뮤직의 기조가 어렴풋이 느껴지기도 하는 곡. 가사와는 별개로, 곡이 풍기는 분위기에서 이런 시국에서야말로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자는 팀의 애티튜드가 담겨 있는 느낌.


차이(CHAI) ‘Ready Cheeky Pretty’

보컬을 가려버릴 정도로 굵은 톤의 신시사이저를 가운데 떡 하니 놓고 전개해 나가는 구성이 특이하게 다가온다. 어디서도 없는, 무레퍼런스의 음악을 무기로 하는 이들의 작풍이 극단적으로 나타나 있는 노래. 곡은 딱 두 소절만이 번갈아가며 루프되는 형식이나, 강한 사운드로 하여금 지루함을 상쇄하는 영리함이 내포되어 있다. 일본 외 서구권 국가에서 오히려 반응이 오는 이유를 알게끔 하는, 국경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신 감각의 신스 팝.


에이미(AAAMYYY) ‘HOME’

밴드 템팔레이의 멤버이면서 솔로 싱어송라이터로서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에이미의 2020년 첫 개인명의 싱글. 기타는 모노 노 아와레의 카토 세이쥰, 베이스는 텐더, 드럼은 사나바건의 사와무라 잇페이라는 호화 세션이 함께 한 작품이다. 평소 협업이 많은 그이기에 가능한 라인업이 아닐까 싶다. 컨트리가 살짝 가미된 차분한 곡조 안에 따뜻한 가사가 마음을 덥혀주는 노래로, 평소 느껴보기 힘든 ‘보컬리스트’로서의 그가 수더분하게 표현되어 있는 곡이다.  


시샤모(SHISHAMO) ‘明日はない’

힘든 시기에도 긍정적인 자신으로 있자는 메시지를 전파하는 그들. 업템포 록 튠에 실어낸 그들의 명쾌하고도 시원스런 연주와 노래에서 어느덧 커리어를 한껏 쌓은 그들의 관록이 느껴진다. 곡 전체에 담겨있는 여유와 노련함, 그리고 자신들에 대한 흔들리는 의지가 가득 담겨있어, 기분전환이 필요한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노래.


오야마다 소헤이(小山田 壮平) ‘OH MY GOD’

해체 없이 활동을 지속했으면 지금쯤 헤드라이너급으로 완전히 성장했을 것 같은 안디모리(andymori)의 프론트맨 오야마다 소헤이. 또다른 밴드(AL)을 거침과 동시에 여러 사건사고를 겪으며 풍운아 같은 삶을 살았던 그가 내놓는 첫 솔로명의의 싱글이다. 바로 그가 떠오를 어쿠스틱 기조의 로큰롤 사운드가 가득하며,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이 실려있는 보컬 역시 여전하다. 형태는 바뀌었지만 그 내실은 그대로이니, 오야마다 소헤이의 음악에 관심이 있었던 이들이라면 두 손 들고 그의 귀환을 반길 수 있을 것이다.


[앨범]


아야카(絢香) < 遊音俱楽部~2nd grade~ >

이번주엔 희안하게 리메이크 앨범들이 눈에 띄는데, 첫번째로 소개할 것은 바로 아야카의 두번째 리메이크 모음집이다. 제목만 봐도 누구의 노래인지 알 법한 초 히트곡들로 구성했으나, 원곡과는 편곡을 다르게 가져간 곡들이 많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워낙에 가창력이 좋은 그이기에 변화무쌍한 보컬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 비트와 신시사이저가 기타와 드럼을 대체한 미스치루 원곡의 ‘everybody goes~秩序のない現代~’, 어쿠스틱한 편곡으로 보컬을 보다 강조한 백넘버 원곡의‘ヒロイン‘, 유로댄스풍의 오리지널을 보다 고풍스럽게 변모시킨 레베카 원곡의 ‘フレンズ 등 최대한 아야카의 가창에 포커싱을 맞추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에이리 레오(家入レオ) < Answer >

타이틀인 ‘Answer’를 제외하고는 모두 리메이크로 구성한 그의 첫 미니앨범. 90’s 스타일의 댄스곡기조를 띄고 있는 ‘Answer’를 비롯, 그의’ 애절한 음색을 잘 살려냄과 동시에 혼 세션으로 다른 테이스트를 담아내는 데 성공한 야마구치 모모에 원곡의 ‘秋桜’, 차라의 몽환적인 보컬과는 또다른 스트레이트함을 보여주는 ‘Swallowtail Butterfly~あいのうた~’ 등이 서두를 장식. 특히 흥미롭게 들었던 것은 원곡과는 판이하게 다른 편곡과 코드를 적용해 아예 다른 곡으로 빚어낸 히라이 켄 원곡의 ‘POP STAR’로, 정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일렉트로니카로의 변신을 완수했다. 본인의 오리지날과는 또다른 매력을 명곡들로 끌어내고 있어 해당 곡들에 익숙한 이들도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스페셜 아더스(SPECIAL OTHERS) < WAVE >

5년만에 선보이는 일본 대표 인스트루멘탈 밴드의 7번째 정규작. 어느 한 스타일에 매몰됨 없이, 퓨젼재즈, 록, 블루스 등을 넘나드는 자유도가 일품인 앨범이다. 신시사이저와 기타를 중심으로 라운지 음악과 같은 편안함을 담아낸 ‘WAVE’, 이국적 분위기의 곡조가 앨범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Quiz’, 바닷가의 낭만이 넘실거리는 듯한 트로피컬 색채의 ‘JAM’ 등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편안하게 듣기 좋은 트랙들이 산재한다. 가끔은 가사가 없는 그 특유의 공백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들이 완벽한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리키(RYKEY) < BEEF&CHICKEN >

재킷만 보면 일본가수인가 싶지만, 엄연히 일본어 랩을 구사하는 래퍼다. 일본과 케냐의 혼혈로서 어느덧 힙합 신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로 자리잡은 그의 신보는 그 특유의 거친 음색을 십분 활용해 어둡고도 묵직한 한 방을 만들어내고 있다. 거의 프리스타일에 가까운 속사포 래핑을 선보이는 ‘Garage’, 피아노를 통한 서정적인 무드를 적극 활용한 가스펠 느낌의 ‘Talking’, 역시 피아노를 통한 메인 루프에 공격적인 래핑을 더한 ‘Lord of the man’ 등 멜로디컬하면서도 서정적인 반주와 어그레시브한 래핑의 대조를 통한 자신만의 멋을 창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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