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선업 Aug 14. 2020

자기전복의 연속으로 찾아낸 ‘현 시대가 원하는 팝’

#20 미스터 칠드런(Mr.Children) < Reflection >

#20 미스터 칠드런(Mr.Children)

< Reflection >(2015)

Starting Over
足音 ~Be Strong
進化論

“미스치루 정도 되는 뮤지션의 작품에 대해 가볍게 최고 걸작이라 단언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일본의 어느 평론가가 한 말이다. 이처럼 갓 태어난 아기가 성인이 되도록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밴드는, 대중과의 싱크로율을 변함없이 유지하며 활동기를 이어왔다. 혹자는 자기복제라는 말로 이들을 폄하하곤 하지만, 단순반복으론 20년이 넘도록 감동을 전해줄 수 없는 법. 그런 보이지 않는 물 아래 발길질로 진화를 지속해왔던 이들은, 이 작품을 통해 시대의 변화에 걸맞는 보폭 큰 변화로 자신들의 최고걸작을 완성해내는 데 성공한다.


앨범 발매 전 전국투어를 통해 선공개하는 전례없는 시도. 과거 없이 현재만으로도 건재함을 과시하는 이들의 자신감은 23곡이라는 엄청난 볼륨을 통해 하나의 블록버스터로 분해 희노애락에 기반한 생명력을 듬뿍 담아낸다. 간만에 밴드로서의 로킹함을 구현하는 ‘FIGHT CLUB’과 3연음의 질주감이 비장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斜陽’, 브라스를 등에 업고 또 하나의 가슴 저린 앤섬을 만들어 내는 ‘Melody’, 라틴 리듬이 농염한 무드를 연출하는 'Jewelry'를 거쳐 '무언가가 끝나고 다시 무언가가 시작된다'라는 가사가 의지를 보여주는 대곡 'Starting over'까지.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완벽한 기승전결과 ‘일어날 힘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전력투구. ‘지금 시대가 어떤 노래를 원하는지 알 수 없는 지금’의 극복에 있어 조금도 허투루 임하지 않는 태도야 말로 이 작품이 가진 힘의 원천일 터.


오랜시간 그들을 쫓아온 팬들에게 여전한 믿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후배 뮤지션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한 결과물이며, 음악이 시간때우기용 소모품으로 전락하기 이전 그것은 분명 누군가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던 모뉴먼트였던 시절이 있었음을 강하게 어필하는 작품이다. 지금은 대다수가 믿지 못할 시절의 흔적에 대한 ‘반향’. 앨범 타이틀인 리플렉션(REFELECTION)은 바로 이를 말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 수록곡 -

1.fantasy
2.FIGHT CLUB
3.斜陽
4.Melody
5.蜘蛛の糸
6.I Can Make It
7.ROLLIN' ROLLING ~一見は百聞に如かず
8.放たれる
9.街の風景
10. 運命
11. 足音 ~Be Strong
12 . 忘れ得ぬ人
13. You make me happy
14. Jewelry
15. REM
16. WALTZ
17. 進化論
18. 幻聴
19. Reflection
20. 遠くへと
21. I wanna be there
22. Starting Over
23. 未完


2020/08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매거진의 이전글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개념의 재정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