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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pr 06. 2021

[21-04-01] 주간제이팝

히라이 다이, 더 페기즈, 이키모노가카리, 스파이에어 등

[Single]


히라이 다이(平井 大) ‘タカラモノ’

청량함을 발하는 리드미컬한 블랙뮤직/레게 기반의 음악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히라이 다이. 찰랑대는 기타 스트로킹과 잘게 쪼개진 트랩 비트의 이색적인 조합도 재미있지만, 이 두 요소를 멋지게 중재하는 그의 소울풀한 음색이야말로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 듣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몸을 흔들게 되는 그 곡조가 마치 나를 여느 노을지는 바닷가에 데려다 놓은 듯 하다. 자신의 매력을 충실하게 담아낸 달콤한 허니문 같은 노래.


더 페기즈(the peggies) ‘足跡’

페기즈가 히로아카 타이업이라니. 지켜봐왔던 팬으로서 감개무량하다. 터프하게 치고 들어오는 박력 넘치는 연주, 뚜렷한 대중성을 담보하는 캐치한 선율까지. 타이업인만큼 밴드로서의 색깔은 조금 줄이고 보편성 측면을 강조한 느낌은 있으나, 세 명의 호흡은 여느때처럼 탄탄하게 곡을 떠받히고 있다. 색다른 톤을 시도한 기타 솔로잉과 중간중간 지속적으로 변화를 주는 구성상의 묘미 등 들을거리로 꽉 차 있는 신곡. 이번 기회가 한 단계 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페넥 페넥(FENNEC FENNEC) ‘Best For Me’

최근 일본 음악신의 보컬 트렌드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길을 가는 것 같다. 많이들 그 비음으로 상징되는 특유의 톤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은데. 최근엔 블랙뮤직 기반의 밴드가 많아지고 그 축을 담당하고 있는 메인보컬들을 보자면 확실히 좋은 음색을 기반으로 딱히 국경을 가리지 않는 매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런 이들을 찾는 대중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이지 싶다. 멜로우한 무드에 편안한 음색과 가창을 보여주는 이 밴드 역시 그 군집 중 한 팀으로 소개할 만한 이들. 레트로하면서도 소울풀한 무언가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노래다.


아다치 카나(足立 佳菜) & 와씨(wacci) ‘キミとなら’

음색깡패 두명의 콜라보레이션. 기본적인 기타 반주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합을 맞추는 두 사람의노래가 마냥 사랑스럽게 들린다. 마치 봄의 따사로운 햇살이 듣는 이를 비추는 듯한 따스함이 느껴진달까. 자극적인 요소 없이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어필하는, 마음을 위한 휴식 같은 하모니.


디오스(Dios) ‘逃避行’

랩과 보컬을 오가며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보여주었던 보쿠노리릭쿠노보요미가 타나카라는 명의로 밴드를 결성했다. 이전부터 비트메이커/작곡가로서 합을 맞춰온 사사노마리와 음악에 생동감 있는 터치를 더해 줄 기타리스트 이치카 니토의 합류가 또 다른 방향의 크리에이티브함을 발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들. 그 활동의 시작점으로 낙점된 이 노래는, 리얼 세션과 미디가 적절히 융화되어 있는 새로운 감각의 트랙으로 완성되어 있다. 자유롭게 자신을 다시금 표현하기 시작한 타나카의 행보에 다시금 주목하게끔 만드는 신곡.


오다 카즈마사(小田 和正) ‘こんど, 君と’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소년 같은 음색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에 감성의 비를 내리게 해주는 그의 신곡. 4월로 방송 60주년을 맞는 NHK의 5분짜리 음악방송 < みんのうた >을 위해 제작한 노래이기도 하다. 고급스런 현악 세션과 단출한 밴드 사운드로 장식된 유려한 노장의 목소리가 모든 세대에 대한 소구력을 단단히 구비 중. 왠지 마음 뭉클해지는 후반부의 합창 파트에는 트리세라톱스의 와다 쇼, 그리고 우리도 잘 아는 배우겸 가수 마츠 타카코가 참여해 의미 있는 작품을 더욱 뜻 깊게 만들어 주고 있다.


[ALBUM]


이키모노가카리(いきものがかり) < WHO? >

메이저 데뷔 15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어느덧 9번째 정규작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컴백 이후에 뭔가 올드해진 느낌이랄까, 이전만큼 좋은 곡들을 발표하지 못하는 것 같아 조금은 멀어졌던 것도 사실. 그러한 폼이 얼마전 싱글로 발표했던 ‘BAKU’로 회복의 징조를 보이더니, 이번 작품을 통해 특유의 보편적인 매력을 완전히 되찾은 듯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에도 화제가 되었던 ‘100 후에 죽는 악어 콜라보레이션 했던, 삶과 생명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TSUZUKU’ ‘生きる’, 의외의 목가적인 분위기와 살포시 힘을  키요에의 보컬 운용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からくり’, 보다 자연스러운 무드를 연출하는 로큰롤 트랙 ‘チキンソング’, 파워풀한 브라스 세션과 이에 지지 않는 멤버들의 연주와 노래가 맹렬히 돌진해오는 ‘ええじゃないか 익숙한 모습과 새로운 모습을 흡입력 있는 선율을 기반으로 촘촘히 엮어낸 모습. 한번 플레이하면 거부감 없이 시간 가는  모르게 듣게 되는 그런 작품이다.


하나레구미(ハナレグミ) < 発光帯 >

정신없이 돌아가는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안식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 자극 없는 유기농 밴드 사운드에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노래하는 ‘モーニング·ニュース’만 들어도 느껴지듯, 일상에서 느껴지는 여러 온기를 한데 모아 전해주고 있다. 존 레논의 ‘Imagine’ 혹은 엘튼 존의 여느 트랙이 떠오르는 터치감 강한 피아노 중심으로 선율을 풀어가는 ‘発光帯’, 이제는 록 거장이라 해도 손색없는 오쿠다 타미오가 작곡을 도맡아 보다 예전 영미권 록에 접근하는 ‘僕のBUDDY!!’, 초반의 오르간 소리가 왠지 모를 정겨움을 가져다주는 고즈넉한 레게조의 슬로우 넘버 ‘Quiet Light’와 같은 노래들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제이피 더 웨이비(JP THE WAVY) < WAVY TAPE 2 >

중저음 기반의 독특한 음색, 중독성 있는 훅은 귀신같이 잡아내는 센스를 동시에 갖춘 래퍼의 신보. 현 시점에서 힙합 팬들에게 가장 어필할 만한 트렌디한 비트와 다수의 동료를 초빙해 꾸며내는 협업 등 전작들과 전체적인 흐름은 다르지 않으나, 같은 방식이라도 다르게 뻗어나가는 그 스펙트럼으로 하여금 자꾸만 다시 플레이하게 된다. 느슨함과 타이트함을 능숙하게 오가는 완급조절은 역시나 그다운 재기를 보여주는 부분. 국내 팬들이라면 한국어 가사가 등장하는 키드 밀리 피쳐링의 ‘I WANT ONE’에 주목해보자.


스파이에어(SPYAIR) < UNITE >

다시금 화려한 날개짓을 보여주는 근 3년만의 신보. 차곡차곡 쌓아온 7곡의 싱글과 5곡의 싱글을얹어 가장 그들다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엔 멤버 모두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 초장부터 파워풀한 팝록의 스탠스를 보여주는 ‘I Wanna Be…’를 필두로, 베이스와 드럼의 댐핑감을 강조함과 동시에 후렴에 동반되는 코러스가 그 열기를 더하는 ‘INSIDE OF ME’, 팀 특유의 여운이 짙게 드리워져 있는 ‘iris’, 이케의 가창이 시원스레 뻗어나가는 강성의 로킹함으로 장식된 ‘Get over it’ 등. 어느 때보다 밀도 있는 결과물로 절치부심하고 있는 본인들의 현 상태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로자리나(ロザリーナ) < 飛べないニケ >

장르에 관계없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끝없는 가능성을 피력해 온 그가 내놓는 야심찬 신보. 트랩을 기반으로 허밍에 가까운 보컬이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Full of lies’, 보다 칠한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위를 작정한 듯 거니는 그의 유려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Crazy life’, 리얼세션을 기저에 두고 보다 팝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涙の銀河’, 물 위를 부유하는 듯한 랩-싱잉의 그루브가 곡 전반을 리드하는 타이틀과 동명의 곡 ‘飛べないニケ’ 등 다소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구성이나, 집중력 있는 멜로디와 이를 200% 소화하는 아티스트의 역량이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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