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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pr 11. 2021

[21-04-02] 주간제이팝

래드윔프스, 후지와라 사쿠라, 파이브 뉴 올드 등

[Single]


래드윔프스(RADWIMPS) ‘鋼の羽根’

이젠 밴드보다는 음악집단이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팀의 신곡으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좋은 것일까’에 대해 노다 요지로가 줄곧 생각해왔던 그의 생각과 메시지가 담겨 있다. 피아노와 현악, 간소한 비트를 동반한 서정적인 선율, 그리고 드라마틱한 전개의 편곡.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청자를 향해 올곧고 강직한 음색으로 전달하는 그 모습은 우리가 봐왔던 래드윔프스의 정체성과 부합. 표현방식은 조금 바뀌었을 지언정 그 안의 핵심은 여전함을 알 수 있는 노래다.


크리피 넛츠(Creepy Nuts) ‘Who am I’ 

고즈넉한 소울 뮤직에 기댄 무드가 애틋한 감정을 자아낸다. 곡의 그루브와 혼연일체를 보여주는 알-시테이(R-指定)이 랩과 노래를 오가는 퍼포먼스가 특히나 눈에 띄며, 특히 타이트한 흐름을 통해 듣는 이들의 몰입을 유도하고 있다. 모타운과 같은 레트로 블랙뮤직에 관심이 있다면, 이들이 그 유산을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감상포인트가 될 듯. 


카즈마(kZm) ‘Aquarius Heaven’

일렉트로니카와 록, 힙합의 대표적인 사운드 샘플을 조합해 완성시킨 듯한 반주의 밑그림이 흥미롭다. 장르간의 벽이 많이 무너진 요즘이지만, 이 곡은 크로스오버라기 보다는 아예 새로운 장르같은 느낌이랄까, 속도감을 중시한 비트와 그 위를 서핑하는 랩-싱잉이 좋은 하모니를 보여주며, 급격히 올라가는 후반부의 BPM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구성상의 묘를 보여주기도. 


스카토토펀피(スカートとPUNPEE) ‘ODDTAXI’

두 개성 있는 뮤지션의 예상 못한 만남, 어쿠스틱한 사운드에 살랑살랑한 감수성을 얹어내는 스카토와 어느덧 힙합 신의 중진으로 자리잡고 있는 펀피의 만남은, 두 아티스트의 장점을 한데 모은 일종의 융합실험에 가깝다. 기초작업은 블랙뮤직으로 다져놓은 채, 각자가 가진 감성과 퍼포먼스를 자유롭게 교차시켜 발하는 그 애수가 적지 않은 여운을 남기는 결과물. 한 번 들으면 더욱 호기심이 생겨 다시금 듣게 되는 노래이기도 하다.


요나 요나 위켄더즈(YONA YONA WEEKENDERS) ‘いい夢’

멜랑콜리하고도 나른한 정서, 시티팝 리바이벌에 기반한 레트로 밴드 사운드. 재작년과 작년 한때 무수하게 쏟아져나왔던 여느 밴드들의 이미지에 묻혀 휩쓸려갈 법도 하지만, 이들은 보컬의 존재감을 앞세워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뚜렷하게 구축해 나간다. 각 악기마다 존재감이 명확히 드러나는 훌륭한 밸런싱과 적정선에서 자신들의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영리함. 조금씩 자신들만이 갈 수 있는 길에 대한 실마리를 잡아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트랙. 


후지와라 사쿠라(藤原 さくら) ‘Kirakira’

인트로의 통통 튀는 키보드의 음색이 재미있다. 여기에 왠지 안 어울릴 것 같은 그의 음색 또한 찰떡같이 어울리니,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신곡을 들고 나왔다고 할 수 있겠다. 소울풀한 분위기 뿐만 아니라 의외로 리드미컬한 무드 역시 훌륭히 리드해 나가는 그의 보컬인데, 이번 노래 역시 그런 점에서 장점을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 반주를 이루고 있는 소리들이 굉장히 비비드한 색감을 연상케 하고, 이는 곧 새로운 계절에 대한 희망을 그려내고 있는 것 같기도.


사토 치아키(佐藤 千亜紀) ‘カタワレ’

키노코테이코쿠 활동을 끝내고 활발하게 솔로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는 사토 치아키. 밴드 시절에 비하면 좀 아쉽긴 하지만, 보다 대중친화적인 방향으로 노선을 전환하며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나가는 시기임은 확실하다. 이번 노래 역시 드라마 타이업으로, 대중적인 멜로디와 섬세한 목소리가 현악으로 감싼 록 사운드에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탄탄한 결과물로 완성되어 있다. 솔로앨범의 어수선함을 어느 정도 사후 수습하는 듯한, 그의 장점이 잘 묻어나는 노래. 


[ALBUM]


파이브 뉴 올드(FIVE NEW OLD) < MUSIC WARDROBE >       

인트로인 ‘My House’를 지나면, 의외의 기타소리가 초반을 잠식할 것이다. 이처럼 러닝타임 초반의 인상을 2집과 다르게 가져가며 보다 프레시한 느낌을 주고 있다는 것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변화점.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졌을 지언정 그 기반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16곡이라는 방대한 볼륨을 통해 더욱 스케일 큰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으로 다가온다.


본인들만의 스타일이 내재된 경쾌한 로큰롤 트랙 ‘Summertime’, 잘게 쪼갠 비트와 역동적인 기타.베이스, 화려한 관악세션이 하나의 구심점을 향해 달려가는 ‘Breathin’’, 공간감 있는 비트와 보컬 트랙을 통해 탄생시킨 몽환적이면서도 세련된 트랙 ‘How to Take My Heart Out’, 뉴잭스윙의 느낌을 살짝 덧 대고 여기에 콜드레인의 마사토를 피처링으로 맞아들여 또다른 활로를 꾀한 ‘Chemicla Heart’ 등 어느 한 곡 허투루 넘어갈 만한 노래가 없다는 점으로 하여금 또 하나의 수작이 탄생했구나 하는 느낌. 자주, 오래 들을 것 같은 이들의 세번째 정규작. 


니시나(にしな) < odds and ends >

자신의 가창에 보다 포인트를 맞춘 신예 싱어송라이터의 첫 정규작, 기타 한대로 자신의 감정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秘密基地’, 리듬을 강조한 블랙뮤직 기반의 ‘ランデブー’, 디스토션을 전면에 내세운 기타 록과의 동행이 흥미로운 ‘真白’ 등 초반 세곡만 봐도 각기 다른 장르와 보컬 운용을 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초반의 신시사이저와 공간감 있는 기타가 점점 격해지는 보컬과 맞물려 적지 않은 감정적 파고를 일으키는 ‘ヘビースモーク’, 요아소비의 최근 노래를 듣는 듯한 서정적인 무드의 ‘centi’ 등 지금의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다양한 루트로 열심히 풀어낸 그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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