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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n 02. 2022

첫 정규작은 현 시점에서의 집대성

ego apartment < ego apartment > 서면 인터뷰

[Profile]

ego apartment는 사이판 출신의 리더 Dyna(Bass), 오사카 출신의 Peggy Doll(Guitar/Vocal), 시드니 출신의 Zen(Guitar/Vocal)으로 이루어진 3인조 유닛이다.


일본어와 영어를 혼합한 가사와 자유자재로 오가는 투보컬 스타일에 아날로그감을 남기면서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사운드를 구현하며, 슬픔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Dyna의 트랙과 애수가 섞여 있으면서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Zen, 그리고 비범한 멜로디 센스와 목소리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Peggy Doll의 매력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Spotify가 2022년에 활약을 기대하는 넥스트 브레이크 아티스트 10팀[RADAR: Early Noise 2022]에 이름을 올리면서 해외 리스너들도 늘어나고 있다.



[Interview]

안녕하세요, 한국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국에 계신 여러분 처음으로 인사 드립니다. 3인조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ego apartment라고 합니다.


우선 각기 출신이 다른  분이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알고 있던 상태에서 어느  분이 다른 멤버들에게  결성을 제안하신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밴드 결성을 염두에 두고 만나게 되신 건지, 팀이 탄생하게   과정을 여쭙고 싶습니다.

Dyna : 여동생의 고등학교 선배가 당시 혼자 작곡활동을 하던 저에게 무척 노래를 잘하는 것 같다면서 알려 준 것을 계기로 Instagram을 통해 Zen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곧바로 그의 음악성에 첫눈에 반해서 제가 DM으로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그게 약 3년 전(2019년)이었던 것 같아요. 그 길로 바로 둘이서 ‘NEXT 2 U’를

만들었는데 뭔가 부족해서 발매하진 못한 채 가지고 있다가, 어쩌다 우연히 Instagram에서 아는 DJ의

스토리에서 Peggy Doll을 발견하고 마찬가지로 첫눈에 반해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NEXT 2 U’에

피처링 형태로 참여하게 될 예정이었는데, 우리 둘에게 부족했던 게 Peggy Doll에게는 있어서 “같이

음악하자!” 라는 이야기로 발전해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밴드를 만들자!’란 감각이 아닌, 각자

취미로 개인 음악활동을 하던 3명이 모인 느낌입니다.


각 멤버 분들이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이 팀을 결성하게 된 연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Dyna : 이 팀을 결성한 이유는 저(Dyna)는 노래를 잘하지 못해서 작곡에 몰두했는데, 하지만 역시 제 곡을 누군가가 불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두 사람에게 연락해 봤습니다. 또 해외에서도 저희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해서 영어로 된 가사도 잘 부를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처음 팀이 시작되던  부터 ‘ 밴드는 이런 음악을  것이다라는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정해져 있었다면, 어떤 사운드와 스타일을 지향하고자 했나요?

Dyna : 네, 있었습니다. 3명이 함께 만드는 음악이기 때문에 장르를 구분 짓지 않는, 새로운 시도나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항상 의식하면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사운드 스타일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1 5 ‘1998’ 시작으로 굉장히 빠른 페이스로 곡을 발표해 왔는데요. 전반적으로 장르나 시대에 한계를 두지 않은 자유로움에 기반한 오리지널리티가 팀의 가장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어떤 방식으로 곡을 만들어 가는지, 작업 프로세스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Dyna의 특기 분야가 곡의 구성, 신디사이저와 미디작업이기 때문에 그걸 활용하고 있습니다.

Peggy Doll은 대중적이면서도 예쁜 멜로디 라인을 만드는 것이 매력입니다. 하지만 그 뿐 아니라 맑고 투명한 목소리도 갖추고 있어요. 대단하죠.

Zen 그와 반대로 드라이하지만 굉장히 섹시하면서 잊혀지지 않을 만한 Zen만이   있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요. 한편 엉뚱한 아이디어는 주로 Zen에게서 나옵니다.

그런  사람이 모여서 곡을 만들기도 하고, 각자 데모 단계까지 마무리한  나머지  사람에게 맡기는 , 3 모두 작곡할  있기 때문에 곡을 만드는 방법과 프로세스에 관해서는 일관성이 없이 곡마다 다릅니다.


Dyna

1년 동안 끊임없이 작업을 이어오셨는데, 처음에는 혼자가 아닌 팀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데에 있어

시행착오도 있었을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과정에 있어 서로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데, 이런 점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Dyna : 서로를 대하는 방식은 결성 당시와 비교해서 상당히 달라진 것 같습니다. 멤버들끼리 대화하면서 뭔가를 결정해야 할 때 세 사람이 각자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다르다는 전제를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자기주장이나 자신만의 잣대로만 보던 세상이 얼마나 작은지를 알게 된 것 같아요.


드디어 대망의  정규앨범 < EGO APARTMENT > 선을 보입니다. 데뷔 이후 밴드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은데요. 전체적으로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만든 앨범인지 궁금합니다.

Dyna : “앨범을 만들자!” 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어요. 늘 우리들이 납득할 수 있는 멋있다고 여길 만한 곡들을 계속 만들어 온, 지금까지 ego apartment 활동에 대한 현 시점에서의 집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해 듣기로는 별다른 콘셉트를 정하지 않고 곡부터 만들기 시작해 지금과 같은 작품이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1   싱글 ‘1998’ 완성했을  구상하거나 상상했던 정규작의 이미지와 지금 완성이  결과물의 이미지 간의 차이가 있는지, 차이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Dyna : 차이가 있습니다. 막연한 이미지밖에 없었지만 앨범을 만들고 싶으니까 곡을 만드는 거라고 제 맘대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면 저희의 취미이자 놀이가 작곡이기도 해서 늘상 곡을 만들고 있는거예요. 그래서 앨범을 위해서 만든 곡은 하나도 없었죠. 예를 들면 'Daisy Buchanan'라는 곡은 심지어 3년 전 쯤에 저랑 Zen이 둘이서 만든 곡을 컴퓨터에서 끄집어내서 다시 녹음한 곡이기도 해요. 모든 곡들이 싱글로 발매할 수 있는 곡들이거든요. 그런 것들이 뭔가 앨범을 만들기 전과 완성한 지금에 와서는 이미지가 꽤 바뀌었어요.


우선 이번 작품에 수록된 신곡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우선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던 트랙은 ‘TV’였는데요. 강하게 이펙팅된 베이스에 이어지는 빅비트 사운드, 여기에 중간에는 개러지 록을 떠오르게 만드는 리프까지. 짧은 러닝타임에 많은 요소가 밀도 있게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모티브로 탄생하게 된 곡인지, 또 어떤 점을 지향해 만들어진 곡인지 궁금합니다.

Dyna : 제 인생이 시니컬한 홈 코미디 프로그램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때 떠오른 저의 테마곡과도 같은 곡입니다


‘Daisy Buchanaa’ 연주 트랙인데, 칠아웃(Chill out) 같은 무드에서  순간에 어쿠스틱 기타로 집중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굉장히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전환으로 의도하고자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Dyna : ‘음악은 자유롭고 뭘 해도 괜찮으니까 즐겁지 않아?’하고 Zen과 둘이서 이야기했던 게 기억납니다. 3년 정도 전에 만든 곡이라 어렴풋한 기억이긴 하지만, 그때도 역시 음악에 대한 탐구심이나 호기심을 가지고 ‘이렇게 하면 아름답게 전개되지 않을까’ 하면서 스토리를 머릿속에 어렴풋이 떠올리며 곡에 투영하는 등, 늘

실험적인 시도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가 하면 디스코 리듬 기반의 리드미컬함이 몰아치는 ‘huu’ 라이브에서 분위기를 고조하는데 제격인 트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 음악을 만들  라이브를 염두에 만드는 경우도 있는지, 혹시  곡이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가 궁금합니다.

Dyna : 정말 말씀하신 그대로인데요, ‘huu’를 작곡한 시기에 라이브 공연 때 조금 더 신나는 곡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만들어진 곡입니다.


‘mayonnaise’ 마치 밴드 사운드를 소스로 삼아 쌓아 올린 비트를 듣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록인데, 어떻게 보면 힙합인, 장르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밴드다운 결과물이 완성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인데요.  곡을 어레인지한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 곡을 만들 때는 어떤 코드 진행을 생각해봐도 재미없게 느껴지는 시기여서 고민이 많았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한번 좋아하는 곡들을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그랬더니 어느 것 하나 특별한 걸 하지 않으면서 코드 진행 자체가 매우 심플했던지라, 과감히 코드는 심플하게 가고 어떻게 해야 그걸 상징적인 파트로 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느낌으로 트랙을 쌓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huu’가 두 보컬의 파트를 정확히 나눈 다음 그것이 대비되며 발생하는 시너지에 집중한 트랙이라면, 수록곡 중에서도 ‘Sensation’은 특히 두 분의 목소리가 겹쳐질 때 나오는 매력이 극대화 된 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두 보컬리스트의 파트 분배는 어떤 식으로 정해지는지, 그리고 두 보컬리스트 분이 생각하는 서로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Zen : Peggy Doll 은 좋은 멜로디를 빨리 떠올리는 편이라 대체로 먼저 녹음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 제가 천천히 녹음하는 일이 많을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동안에도 Peggy Doll은 자기가 생각한 멜로디를 더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Peggy Doll은 노래를 잘 부르는 데다가 상상력이 뛰어나고, 심플한 리프만으로도 멋진 곡 하나를 만들 수 있는데 그런 점을 동경하고 있습니다!

Peggy Doll : 부르는 파트의 분배는 곡에 따라 다릅니다. ‘Sensation’은 다른 곡에 비해서 특수하게 분배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식의 파트 분배는 꽤 어렵지만 잘 정리되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Zen의 노래는 폭발적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어떤 적당한 멜로디를 불러도 멋있고 정말 부럽습니다. 다만 그 중에서도 Zen의 목소리가 가장 예쁘게 들릴 수 있도록 멜로디와 파트분배를 구상하고 싶기 때문에 항상 Zen과 상의하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Peggy Doll
Zen

개인적으로 ’N o o N’부터 ‘NEXT 2 U’ 이르는 흐름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N o o N’ 멜로우함이 가미된 펑크(Funk) 트랙이고, ‘SUNDOWN’ 사이키델릭과 블루스를 섞어 만든 도수 높은 칵테일과 같은 인상이었습니다. 더불어 베이스를 강조한 대중성 있는   ’Fog’, 짜임새 있는 연주에 기반한 그루브가 자미로콰이를 연상케 하는 ‘the wire’, 블랙뮤직의 측면을 보다 강조한 ‘NEXT 2 U’ . 팀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이렇게 넓은 바리에이션의 음악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특히 싱글로서 들을  와는 다르게 연달아 들으니  각기 다른 매력이 더욱 명확하게 다가오기도 했고요. 곡을 만들때 ‘공통적으로 이것만은  염두에 둔다 포인트가 있으신지, 그리고 혹시 금번 트랙 리스트를 구성하시면서 싱글로 들었을 때와는  다른 감상을 주었던 트랙들이 있을  같은데,  점에 대해서는 혹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Dyna : 곡을 만들 때는 반드시 먼저 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용해본 후, 필요한 것인가 아닌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 사람 모두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다르기도 하고 잘하는 분야도 다르기 때문에, 자신만의 주관대로 ‘멋있다니까?!’라고 단정짓지 않으려고 신경 쓰고 있습니다. 수록곡의 순서에 대해서는 그루비하면서 싱글로도 승부할 수 있는 곡이지만, 전체를 하나로 잇는 스토리성을 의식했습니다.


싱글을 접할때도 그랬지만, 앨범을 전체적으로 들으니 더더욱 ‘일본밴드’라는 카테고리가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어느 나라에서 듣더라도 ‘음악 그 자체’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무국적성이 강조되어 있는 인상인데요. 본인들은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Dyna : 그게 저희 ego apartment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라이브를 재개하는 시점인데요. 앞으로 투어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멤버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라이브는 무엇인지요? 그리고 앞으로 어떤 라이브를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Dyna : 언제나 우리가 전할 수 있는 최고의 음악과 예술을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라이브는 꾸준히 하고 있는데, 투어 일정이 잡히면 한국에서도 꼭 공연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활동계획,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의미를 가진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Dyna : 우리는 어디까지나 뮤지션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습니다. 항상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이라는 예술을 더욱 깊이 추구하고 즐기면서, 팬 여러분들께 최고로 멋진 작품을 선사하는 아티스트이고 싶습니다.


인터뷰 : 황선업

진행 및 번역 : 제이박스엔터테인먼트(J-BOX Entertainment)


ego apartment - Loose
ego apartment -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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