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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n 09. 2023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면 적은 자연스레 없어질 것"

에고 아파트먼트(ego apartment) 인터뷰

첫 정규앨범 < EGO APARTMENT > 발매를 기념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지 꼭 1년. 눈깜짝할 새 지나간것 같지만, 그들에겐 보더리스라는 시대의 순풍을 타고 각국의 청자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에 모자람 없는 시간이었다. 한국 역시 ‘NEXT 2 U’를 중심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그들의 하이브리드 음악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던 시점에서, < 서울재즈페스티벌 >을 통해 내한공연을 펼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공연 전날 삼성동 코엑스 부근 모처에서 진행한 대면 인터뷰에서, 결성 계기와 음악 스타일 및 첫번째 정규작에 집중했던 지난번에서 나아가 라이브 활동과 신곡, 그리고 지난 1년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의욕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시작했으나, 이제는 아티스트로서의 고민과 책임이 수반되기 시작했다는 에고 아파트먼트. 첫 해외 공연을 앞둔 그들은 “단독공연을 통해 갈고 닦은 것들을 기반으로 도전해보자”라는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Q. 팀으로서는 첫 내한으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이전에 개인적으로 한국에 방문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다이나(Dyna) : 저랑 페기(Peggy Doll)는 처음인데요. 젠은 와 본적이 있었던 거 같아요.


젠(Zen) : 저는 여행으로 이틀 정도 왔었는데요. 사찰도 좀 돌아보고, 먹을 것들도 많이 즐겼습니다. (한국 음식이 입에 맞았는지 묻자) 매운 거 좋아해서요. 먹고 있자면 맥주가 쭉쭉 들어가더라고요.(웃음)


Q. 이번이 첫 해외 라이브라고 들었는데, 일본에서의 라이브를 준비할 때와 다른 점이 있으신가요?


다이나 : 역시 MC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저희가 일본에서 막 단독투어를 마친 상태인데, 거기에 신곡을 더해 라이브 하는 것도 처음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긴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처음에 < 서울재즈페스티벌 > 섭외요청을 받고 기분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다이나 : 이런 대단한 아티스트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충격이었습니다.


페기 돌 : 해외가 처음인데다가 한국어도 잘 모르고 현장의 분위기도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과연 우리가 무대를 즐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까지는 아니지만 “괜찮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규모도 지금까지 겪어 왔던 페스티벌 중에 가장 크다 보니까 그런 생각을 더 했던 것 같아요.


젠 : 저 같은 경우는 세르지오 멘데스의 음악을 들으면서 컸기 때문에 “같은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거 맞어? 진짜야?” 싶었죠.(웃음)


Q. 아무래도 최근 한국에서도 팀의 보더리스한 면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진 덕분에 이렇게 한국 공연이 성사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영상에도 한국어 댓글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이처럼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의 인기도 체감하고 계신지요.


다이나 : 아, 맞아요. 느끼고 있습니다. 청취자 같은 경우는, 절반 까지는 아니더라도 40% 정도 비율로 해외 분들이 들어주고 계신것 같아요. (한국 분들도 음악을 듣고 ‘일본음악인지 몰랐다’ 라는 분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고 하자) 원래 저희의 목표가 해외 청취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노력이 첫 해외공연으로 이어져 굉장히 기쁘네요.



Q. 라이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두 달에 걸친 단독공연 < EGO APARTMENT - TRANSIT - >가 지난 4월 말 성황리에 종료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어떤 투어였다고 생각하시나요?


젠 : 공연을 준비하면서 생각해 놓았던 흐름이나 세트리스트가 있었는데요. 라이브가 거듭될 수록 조금씩 변화되는 측면은 있었습니다. 하다보니 ‘이런 세션을 넣어볼까’ 라던가 ‘여기를 짧게 자르자’ 등 여러 아이디어가 겹쳐져 마지막 공연에 드디어 완성되었다는 느낌이네요.


Q. 투어 마지막에 공연이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요.


페기 돌 : 저희의 라이브에는 드럼이 없기 때문에 노트북으로 리듬을 내보낸 다음 그 위에 기타를 얹는 식의 연출을 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라이브를 한다기 보다는 그냥 곡 자체, 반주가 흘러나오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런 무드를 없애고 싶어서 리듬머신이나 신시사이저를 넣어보고, 공간 연출에도 계속 신경을 써왔습니다. 그러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던 1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이나 : 사용하는 반주도 계속 경량화 시켜왔던 것 같아요. 이 곳은 빼고, 저 곳은 심플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 라이브의 느낌을 강화했다고 생각합니다. 들으시는 분들은 녹음된 것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공연장에서 감지하실지도 모르겠네요.


Q. 이번 단독공연에 이전의 라이브 경험이 반영된 부분이 있으시다면요.


다이나 : 작년 11월에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라이브하우스 라마마(渋谷La.mama)에서 처음으로 리듬머신을 도입했었는데요, 이 때 라이브의 생동감을 내는 것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단독 공연을 준비해 나갔습니다.


젠 : ‘Sensation’을 세션 형태로 준비해 리듬 머신과 기타 2대, 베이스로 미니멀하게 연주했었는데, 관객분들을 보니 춤을 추고 계시더라고요. 그것을 보니 더욱 여러가지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던 것 같아요.


Q. 라이브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지만, 사실 그러한 느낌을 내고 싶다면 서포트 드러머와 함께 공연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에고 아파트먼트는 드럼이 없는 구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명 만으로 라이브를 이어가는 이유가 있으신지요?


다이나 : 뭐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드러머가 없어도 이런 라이브의 느낌을 낼 수 있구나’라는 감상을 줄 수 있는 전대미문의 팀이 되고 싶어서죠. 전례가 없는, 이 3명만으로 성립 가능한 그런 밴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결과적으로는 팀 스스로가 만족한 단독공연이었는지요.


다이나 : 솔직히, 좀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었어요. 100점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공연은 아니었습니다만, 부족한 점을 받아들이고 제작 전반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라이브 경험이 많아질 수록, 라이브를 염두에 두고 곡을 만드는 경우도 늘어나지 않았냐고 묻자) 작년 초부터 그 점을 의식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huu’를 선보일 무렵 부터, 라이브하우스에서 분위기를 띄울수 있는 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그 포인트에 얽매여서 작업을 하지는 말자고 멤버들끼리 이야기 하고 있어요.


젠 : 처음 라이브 했을 때 그 목표지점이 보였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골에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네요. 거리감이 항상 비슷한 것 같아요. 기술적으로도 분명 성장했고 여러가지를 덜어냈는데도, 아직은 앞이 보이지 않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Q. 단독공연은 끝났지만, 앞으로 다수 페스티벌의 출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페스티벌은 원맨과 분위기가 다르잖아요. 다른 아티스트의 팬도 많고, 팀을 모르는 분들도 많을 텐데. 그래서 어떤 세트리스트로 어떻게 접근해야하지 하는 고민이 더욱 많아질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다이나 : 이번 < 서울재즈페스티벌 >은, 단독공연을 통해 갈고 닦은 것들을 기반으로 도전해보자는 생각이에요. 시간도 비슷하게 배정되었기 때문에, 그 동안 해왔던 무기들로 부딪혀 보려고 합니다.


Q. 일본에서의 페스티벌은 또 다른 전략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다이나 : 아무래도 러닝타임이 짧기 때문에, 저희들이 보여줘야 하는 포인트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30분이나 45분 내에서 뭔가 흐름을 만드는 건 아무래도 어렵죠. 세션을 넣으면 시간이 확 짧아지는 느낌이라서요.


페기 돌 : 세트리스트 구성에 있어 물론 시간도 중요하지만, 페스티벌마다의 테마가 있잖아요. < 서울 재즈 페스티벌 >은 일반적인 록 페스티벌보다는 조금 차분한 분위기일 것 같아서, 적당히 흥을 돋우고 춤추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작년 6월에 발매된 첫 정규작 < EGO APARTMENT >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 RADAR : Early noise 2022> 선출과 < CD 숍 대상 > 선정을 비롯해 라디오나 음악 채널에서 자주 플레이되고 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어떤 해였다고 생각하시나요.


다이나 : 이번 달로 팀 결성 2년 째를 맞았는데요. 정말 모든 것들이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들이에요. 첫 1년은 무작정 준비하는 느낌이었고, 작년에는 여러 이벤트에 불러주신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하는 나날들이었습니다. (2년 전에 목표했던 것이 어느 정도 달성되었냐고 묻자) 사실 조금 더 나아가야 하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


페기 돌 : 에고 아파트먼트를 시작하기 전에도 각자 계속 음악을 해왔는데요. 곡을 만들긴 했어도 뭔가 히키코모리 같은 존재들이었습니다. 좀처럼 외부활동이 없었거든요. 팀으로 1년 정도 활동한 후에, 역시 사람들에게 저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배워가는 것들도 많았죠. 2년차가 되니 그러한 것들을 토대로 좀 더 팀의 가치관 같은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고, 앨범도 그런 점을 생각하면서 작업해 나가고 있습니다.


젠 : 첫번째 앨범은 셋이서 즐거운 것들,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어보자는 느낌이 강했죠. 다음 작품은 또 다른 방향으로, 후렴이 하나뿐인 노래라던가, 맛있는 부분을 더욱 맛있게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한다던가. 3명의 생각을 모아 뭉친 다음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Q. 앨범 이후에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반응이 커졌다는 것을 좀 실감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다이나 : 이전엔 제가 직접 만든 곡은 여동생이나 같이 알바하는 친구한테 들려주거나 했었는데요.(웃음) 이제는 릴리즈할 때마다 SNS라던가 라이브에서 많은 반응을 보여주고 계시죠. 목표로 했던 일이긴 하지만 막상 그렇게 되고 보니 정말 기쁠 따름입니다.


Q. 앨범 이후에 선보인 ‘Reach!’과 ‘Call me’는 어떤 분이 주축으로 만드셨는지, 각 곡의 모티브는 어디서 가져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젠 : ‘Reach!’은 제가 스튜디오에 틀어박혀서 만든 미니멀한 기타리프가 시발점이었는데요. 그걸 페기에게 넘겨주고 나중에 완성해 온 후렴을 들었을 때는 깜짝 놀라기도 했죠.


다이나 : 저희는 항상 홈 레코딩으로 만들어 왔었는데, ‘Call me’는 처음으로 스튜디오를 빌려 녹음한 곡이기도 합니다. 코드 진행이나 기타 뼈대는 작년 가을 쯤 페기가 만들어 왔던 지라, 라이브에서는 이따금씩 해오던 노래이기도 합니다.


젠 : 특히 ‘Call me’는 기타 솔로는 스튜디오의 마이크와 앰프를 이용해 라인을 통하지 않고 공간을 의식하며 직접 녹음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결과물이에요.


페기 돌 : 당시 듣고 있던 스틸리 댄의 멤버인 도널드 페이건의 솔로작 중 ‘I.G.Y’의 리듬을 기반으로, 마이너였던 원곡과는 달리 메이저 키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Reach!

Q. 두 곡은 록 적인 어프로치가 강해서 그런지 라이브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듯한 느낌도 드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다이나: 아무래도 정식으로 녹음하기 전에 라이브에서 먼저 선보였던 곡이라 그 경험을 통해 소리가 정립되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 소리를 레코딩으로 재현하고 싶었다고 할까요. (라이브를 하면서 동시에 곡 작업을 하는 타입이냐고 묻자) 그건 시기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그렇게 구분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자신이 아는 거죠. 아, 지금 만들 수 있겠다 하는 느낌으로.


젠 : 아, 안되겠는데 하다가도. 샤워를 하다가 문득 멜로디가 떠올라 그걸로 곡을 만들어나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웃음)


Q. 그럼 멜로디는 보통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 나가시나요?


다이나 : 일단 트랙을 만든 다음에, 페기에게 일단 넘겨버립니다.(웃음)


페기 돌 : 처음에는 제가 멜로디를 만들어서 젠에게 분배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역시 젠에게 가장 잘 맞는 멜로디나 창법은 본인이 제일 잘 알잖아요. 제가 만드는 멜로디보다 본인이 만드는 것이 더 잘 맞을 거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어요. 물론 활동 초기에는 제가 만드는 비중이 컸지만, 그걸 깨달은 이후에는 협업의 형태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Q. ‘Call me’의 뮤직비디오의 비쥬얼이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언뜻 봐서는 가사와 큰 연관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무언가 영화 < 미드소마 >가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연출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제작은 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진행이 되었는지, 아니면 전적으로 감독에게 맡긴 결과물인지도 궁금합니다.


페기 돌 : 제가 먼저 호러 영화 풍으로 제작해보자고 운을 띄우긴 했었어요. 저 자체는 호러영화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웃음) 여태까지 만든 뮤직비디오 중에 그런 스타일이 없었기 때문에 적당히 별 생각 없이 던진 이야기였어요. 거기에 젠이 아이디어를 덧붙여서, 이후에 젠을 중심으로 감독님과 커뮤니케이션 한 후에 나오게 된 작품입니다. 전체적으로 저희가 의도한 대로의 연출이고요. 매니지먼트 측과 이러한 연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이건 좀 그렇지 않아?”라고 이야기하면 “아 됐고, 난 모르겠고” 같은 그런 느낌으로 진행되지 않았나 싶습니다.(웃음)


다이나 : “피가 너무 많이 나오지 않아?”하고 제대로 한번 주의를 받은 적은 있는데요.(웃음) “괜찮아. 뭐 유튜브 채널 정지되는 거 밖에 더 되겠어?” 싶었죠.


Call me
도날드 페이건 'I.G.Y'

Q. 첫 정규작 < EGO APARTMENT > 이후의 만들어지는 곡들은, 다시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전에 하고 싶었던 것들과, 지금 하고 싶은 것들에 있어 음악 및 메시지 측면 같은 것에서 혹시 차이가 있는지, 아니면 뭔가 변화를 의식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다이나 : 확실히 차이가 있네요. 이전 앨범은 간단하게 말하면 베스트 앨범이에요. 그때까지 낸 싱글을 총 망라한 작품이죠. 이번에 셋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건, 먼저 주제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내용을 만들자는 거죠. ‘본래 의미의 앨범’을 목표로 하는 첫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제가 정해져 있냐고 묻자) 네,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요즘 그것만 통 생각하느라, 좀 잊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네요.(웃음) 보통, 이런 아이디어는 젠이 낼 때가 많습니다. 이런저런 소재들을 가지고 와요.


젠 : 아무래도 여러가지에서 영향을 받거든요. 영화 < 베이비 드라이버 >를 보면, 먼저 음악 트랙 리스트를 만들고 나서 영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하더라고요. 영상을 의식하며 우선 음악을 만든다는 배경이 있어서, 그러한 콘셉트 앨범의 이미지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다이나 : 라이브 중에도 세션을 추가해 관객을 달아오르게 하는 등 저희는 항상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간의 경험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졌기 때문에, 지금의 기량이나 새로운 기재 같은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곡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Q. 처음부터 일본을 넘어 전세계의 팬들을 타깃으로 팀을 만들었다고 알고 있는데요. 최근 틱톡 등 숏폼의 유행으로 인해 음악에 있어 국경이라는 것이 조금씩 무의미해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는 사람 만큼이나 듣는 사람들에게 있어도 음악에 있어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실감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다이나 : 시대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는 굉장히 실감하고 있습니다. 아, 이 곡은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콘텐츠로 활용되면 유행하지 않을까 싶은 곡들도 많고요. 저 흐름을 어떻게 타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긴 한데, 이상하게 반항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확실히 ‘소비’라는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젠 : 확실히 음악이 소모품으로 여겨져 금새 버려지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죠. 넷 상으로 화제가 되기 위해 무언가를 만든다는 목적이 조금은 의아스럽기도 합니다. 카펜터즈 같은 클래식 팝은 계속 마음에 남아있잖아요. 팝 뮤직이라고 해도, 금새 버려지는 팝 뮤직은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다이나 :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네요. 저희는 투 보컬이라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한번 들어서는 다 알 수 없는 그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NEXT 2 U’와 같이, 각자 맡은 부분의 멜로디가 다르면 뉘앙스도 달라지고, 음색도 달라지기 때문에, 그런 점을 잘 살려서 나아가고 싶습니다. 뭐 지금은 노트북 한대만 있으면 누구든 노래할 수 있는 시대인데다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싶다면, 지금 시대에 맞는 코드 진행과 멜로디 등을 활용해 만들면 되겠지만, 거기에선 발견할 수 없는 미학을 추구해 가려고 합니다.


젠 : 유일무이한 존재가 된다면 적은 없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페기 돌 : 확실히 지금 유행하는 스타일의 음악이 있을 텐데요. 예전 곡을 현 시대에 맞게 편곡한다던가, 혹은 영감을 받는다거나 하는 건 좋은 일이죠. 하지만 저희들이 하고 싶었던 것은 누군가 했던 일을 반복하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음악 안에 저희만의 습도 같은 것을 반영하려고 하죠. 저희가 좋아하는 뮤지션들도 그러한 것을 보여주는 이들이고, 그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 것 같아요.


틱톡 같은 숏폼으로 유행하는 음악을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역시 제가 원하지 않는 형태와 의미로 전달되기 마련이거든요. 그런 식으로 몇바퀴 돌아버리면, 저희가 뭔가 전하려고 해도 그 이전에 편견이 먼저 퍼질 것이라고 봐요. 그걸 원하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라이브를 해 나가고 있죠. 시간적으로 봤을 땐 비효율적일지 몰라도, 이게 저희가 목표로 하는 것에는 더 맞다고 생각해요.


Q. 에고 아파트먼트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취향을 찾으신 분들도,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음악 세계를 경험하신 한국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앞으로 어떤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은지, 그리고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다이나 : 첫 해외 공연이기 때문에, 그 곳의 바이브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라이브가 되었으면 하네요.


페기 돌 : 해외 관객들에게 맞추는 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요. 아마 보러 와주시는 분들은, 자신들에게 맞춘 연출보다는 그 아티스트의 확립된 스타일을 보러 오는 것이잖아요. 우리는 이런 모습이다 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젠 : 작년에 몇몇 페스티벌에 출연했었는데요. 뭔가 라인업의 다른 아티스들과는 다른, 이방인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 우리가 손톱자국이라도 한번 남겨보자 라는 생각으로 임해 왔는데요. 단순히 눈에 띄기 보다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저희 에고 아파트먼트가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입니다.

< 서울재즈페스티벌 > 당일 공연 모습

Q. 그럼 마지막으로 한국 팬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페기 돌 : 인스타그램 메시지 감사드립니다.(웃음) 첫 한국 라이브가 단독이 아닌 페스티벌이긴 한데요. 이번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단독공연을 개최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다이나  : 댓글을 봐도요. 영어 아니면 일본어 아니면 한국어에요. 한국 분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주고 계시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저희도 한국의 그루브를 한껏 느끼고 돌아갔으면 합니다.


젠 : 정말 음악은 세계의 공통 언어라고 생각해요.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것이죠. 저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었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각자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을 디깅해오며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여러분들도 맘에 드는 뮤지션이 있다면 꼭 맘껏 파고들어 주세요!


인터뷰 : 황선업

진행 협조 : 제이박스엔터테인먼트(J-BOX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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