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er Sonic > 일본 아티스트 소개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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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번 주부터는 섬머 소닉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언뜻 봐서는 두 이벤트가 유사해 보일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섭외 성향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 도심형 페스티벌은 보다 대중적이고 트렌디하며, 록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현시점의 대세나 경향을 살펴보기에 더 적격이라는 느낌인데요. ‘가챠 팝’이라는 용어로 재정의되고 있는 현 일본 음악신의 주요 포인트, 4주 동안 이어질 가이드로 확실히 짚어드리겠습니다!
코넬리우스(Cornelius) (8/19(토) Tokyo / 8/20(일) Osaka, SONIC STAGE)
‘아방가르드’, ‘혁신’과 같은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죠. 플리퍼즈 기타(Flipper’s Guitar)로 활동하며 시부야계 붐을 일으킨 선구자이자, 지금은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뚜벅뚜벅 자신만의 방법으로 걸어 나가는 오야마다 케이고, 코넬리우스의 이야기입니다.
2019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통해 비교적 최근에 내한 공연을 펼친 바 있죠. 마침 얼마 전 새 앨범인 < 夢中夢 >를 선보인 만큼, 새롭게 전개되는 그의 음악 세계를 누구보다 앞서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은데요. 화려한 비주얼 아트와 함께 전개되는 미경험과 미증유의 세계라는 말이 그의 라이브를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사조를 부흥시켰음에도 미련 없이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20년이 넘게 이어온 그만의 길, 그 끝엔 색다른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곡만은 꼭! Count Five or Six, あなたがいるから(아나타가이루카라), Another View point
오리지널 러브(Original Love) (8/20(일) Tokyo, BEACH STAGE)
1985년에 데뷔해 플리퍼즈 기타, 피치카토 파이브와 더불어 시부야계 삼각편대 중 한 축을 이루었던 오리지널 러브도 섬머소닉 도쿄에 등판합니다. 앞서 언급한 코넬리우스도 데뷔 전에 이미 그들의 열성적인 팬이었음을 밝힌 바 있죠. 밴드 시절을 거쳐 1995년 타지마 타카오의 솔로 유닛으로 재편된 뒤 록과 소울, 알앤비,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포용하는 자신만의 팝을 꾸준히 들려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무대가 비치 스테이지인 만큼, 그가 흘려보내는 기분 좋은 그루브가 배경과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때로는 감미로운 음색으로 사랑을 노래하고, 때로는 로킹한 연주로 몸을 들썩이게 할 현재진행형 레전드의 관록이 바닷가를 더욱 푸르게 물들이리라 장담합니다. 베테랑 세션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음악이라는 것의 즐거움, 몸소 체험해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이 곡만은 꼭! 接吻(셋분) kiss, Let’s Go!, グッディガール(Goodie Girl)
도쿄 스카 파라다이스 오케스트라(TOKYO SKA PARADISE ORCHESTRA)
(8/19(토) Osaka, SONIC STAGE / 8/20(일) Tokyo, BEACH STAGE)
단연코 신나는 무대 중 하나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9명이라는 대인원이 만들어 내는 흡입력 넘치는 스카의 소용돌이는 사람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죠. 1985년 결성해 어느덧 40년이 가까운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들인데요.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자랑하는 이들의 진면목은 취향이 상이한 불특정 다수가 모여 있을 때 빛을 발합니다. 그들이 등장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음악에 몸을 맡겨 춤을 추고 있거든요. 그렇기에 페스티벌은 항상 이들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몸을 흔들지 않고는 못 배기는 ‘SKA ME CRAZY’와 ‘DOWN BEAT STOMP’로 분위기를 띄우고, ‘Can’t Take Eyes Off You~君の瞳に恋してる~’나 ‘Love Thene of Godfather’ 등 귀에 익은 선율을 탑재한 넘버로 친숙함을 유발하기도 하죠.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바로 ‘Paradise Has No Border’입니다. 높은 확률로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이 곡은, 모든 멤버가 한곳에 모여 마치 총을 쏘듯 연주하는 위풍당당함이 포인트죠. 올해 5월에 직관했을 때도 그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아, 나도 저렇게 멋있게 나이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워낙 친교 있는 뮤지션도 많고, 피쳐링 곡도 많아서 깜짝 게스트도 종종 출연하는 편이죠. 도쿄는 힘들겠지만, 출연 시간 차가 있는 오사카에서는 요아소비의 이쿠라와 함께 ‘Free Free Free’를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지 아주 살짝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스트 없이도 자신들의 역할을 200% 이상 해내는 그들이기에, 피쳐링은 나오면 좋고 안 나와도 그만인 보너스 정도로 생각하시고 관람하시는 게 어떨까 싶네요.
이 곡만은 꼭! Paradis Has No Border, SKA ME CRAZY, DOWN BEAT STOMP
세카이 노 오와리(SEKAI NO OWARI)
(8/19(토) Tokyo, MARINE STAGE / 8/20(일) Osaka, OCEAN STAGE)
당초에는 톱 밴드의 위용을 다져나가고 있는 오피셜히게단디즘(Official髭男dism)이 무대에 설 예정이었으나, 보컬인 후지하라 사토시의 목 컨디션 저하로 인해 불가피하게 취소가 되었죠. 그 자리를 든든하게 메워 줄 주자로 세카이 노 오와리가 낙점되었습니다. 사실 레전드라고 하기엔 조금 이른 감도 있지만, 데뷔한 지 10년을 넘긴 지금에도 최정상급 인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작년 두 번째 돔 투어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만큼 거장의 대열에 살짝 끼워줘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본적으로 이 팀은 어마어마한 음악적 자유도를 가진 팀이죠. ‘幻の命(마보로시노 이노치), ‘不死鳥(후시쵸)’ 등으로 대표되는 커리어 초반에는, 피아노/일렉트로니카가 가미된 밴드 포맷이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지금은 ‘Rain’이나 ‘Silent night’ 같은 슬로우 넘버와 최근 SNS에서 바이럴 히트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준 ‘Habit’과 같은 댄서블한 트랙들도 디스코그라피에 공존하고 있죠. 이말인 즉슨 콘셉트에 따라 천차만별의 곡 목록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워낙 히트곡도 많기에, 과연 어떤 노래들이 울려 퍼질지, 개인적으로는 제일 예상 안가는 무대이기도 하네요.
또 하나 염두에 두실만한 것은, 바로 무대연출입니다. 물론 모두가 무대를 공유하는 페스티벌의 특성상 큰 규모의 세트 설치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요. 다만 저는 2015년에 보고 왔던 단독 라이브의 < Twilight City >의 대형 세트가 눈앞에 아른거리네요. 4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나무 구조물과 눈을 즐겁게 했던 여러 조명효과가 그야말로 환상적인 세상을 창조해 내는 모습이었습니다. 과연 이번에도 음악과 비주얼의 경이로운 조화를 목격할 수 있을지, 생각만 해도 벌써 가슴이 두근두근해지네요.
이 곡만은 꼭! Habit, Dragon Night, スターライトパレード(Starlight Par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