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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r 23. 2024

[24-03-03] 주간제이팝

레오루의 공연을 보고 왔는데,

진짜 두시간 동안 어떻게

그런 보컬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지..

진짜 감탄했습니다. 

다음에 더 큰 장소에서 봤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그러면 24년 3월 세번째 주간제이팝 시작합니다~


[Single] 


아노(ano) ‘絶絶絶絶対聖域(feat. 이쿠타 리라(幾田 りら))’

이쿠타 리라(幾田 りら) ‘青春謳歌(feat. 아노(ano))’

극장판 애니메이션 < 데드 데드 데몬즈데데데데데스트레이션 >의 두 주인공 성우로 캐스팅 된 아노와 이쿠타 리라가 각각의 이름을 내걸고 선보이는 주제곡이다. 각각 전장/후장의 테마로 자리하고 있으며, 두 트랙 다 사실상 듀엣곡에 가깝지만 곡의 이미지에 맞는 아티스트가 앞에 나와있다고 생각하면 빠를 것 같다. ‘絶絶絶絶対聖域’는 누가 들어도 린토시테시구레의 TK가 줬구나 싶은 어그레시브한 넘버이며, ‘青春謳歌’는 이쿠타 리라 자신이 작사/곡을 맡은 상쾌한 팝튠으로 만들어져 있어 이 둘의 대비를 경험해보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 


크로이(kroi) ‘Water Carrier’

얼마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만화계의 거장 토리야마 아키라. 자신의 작품인 < 샌드 랜드 > 애니메이션 공개를 직접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 오프닝 테마로 낙점된 이 곡은, 밴드 특유의 그루브함을 기반으로 크로스 오버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는 트랙으로 자리하고 있다. 밀고 당김이 능한 템포 조절로 하여금 어느 열띈 재즈바에 와있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 트랙이다. 예상치 못한 흐름에서 치고 들어오는 후반부 기타 솔로에도 주목. 


CF가 제대로네

료쿠오쇼쿠샤카이(緑黄色社会) ‘ナイスアイディア’

언제나 ‘료쿠샤카’하는 그들이지만, 이번에는 음악 외의 분야에서 ‘료쿠샤카’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드디어 본인들의 이름을 결정하게 된 계기였던 야채 쥬스의 CM을 맡았기 때문! 멤버들은 항상 염원해 마지 않았던 일이라며 감격해 하는 기사가 다수 떴을 정도. 전주에 흘러나오는 키보드의 코드 진행이 정석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이색적인 느낌을 줌과 동시에, 시종일관 경쾌하게 흘러가는 곡조가 밴드의 팝 센스가 가히 정점에 올랐음을 실감하게 한다. 올해야말로 헤드라이너 급으로 성장할 조짐이 보인다. 조만간 한국에서도 라이브 좀!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 ‘Kaiju’

어느덧 도리카무도 35주년! 여름에 공개될 영화 < カミノフデ ~怪獣たちのいる島~ >의 주제가로, 시원스레 뻗어나가는 정석적인 발라드 대신 절제의 미를 택하고 있는 구성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트랙이다. 하나의 소절을 테마로 삼은 뒤 이를 반복함과 동시에, 각 벌스마다 다른 전개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 같은 선율임에도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는 편곡에서의 매력이 이 곡의 백미라고 할 법하다. 자칫 지루해질수도 있는 모험에 가까운 시도, 이를 현상만 유지해도 사랑받을 베테랑이 해내고 있다. 역시 레전드는 레전드.


레오루(Reol) ‘感情御中 -WANT U LUV IT-’

이 글이 올라가면 내한공연을 무사히 끝마쳤을 레오루의 신곡. 맥도날드의 캠페인 송으로 타이업 된 노래로, 단편 애니메이션 4작품이 함께 선보이게 되는 형태라고. 본인이 작사/곡을, 2022년에 발매했던 ‘赤裸裸’의 프로듀서 츠미키가 편곡을 도맡아 레오루 식의 신스팝을 성공적으로 구현해내고 있다. 스피디한 가운데 리듬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그의 보컬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


아사키(4s4ki) ‘ねえ聞いて’

아사키가 말아주는 발라드는 어떨까? 그의 커리어상 첫 러브송으로,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스트레이트하게 전달하고 있는, 그만의 애티튜드를 충분히 반영해 완성한 노래다. 어느 때보다 이모셔널하게 전개되는 선율, 이펙트가 걸려 있지 않은 차분한 보컬. 은근히 노래하는 목소리만으로도 좋잖아?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새로운 장을 열어젖히는 신곡이다. 


[ALBUM] 


사그라다 파밀리아(SugLawd Familiar) < DAY TIME SNACK >

이미 에이위치라는 오키나와의 힙합 영웅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금 그 차세대의 달란트를 자처한 그룹이 바로 사그라다 파밀리아다. 2019년 결성 이래 미군기지 문화의 영향을 받아 독자적으로 발전시켜온 독자적인 음악성을 4MC/1DJ라는 포맷 안에서 자신들의 방식대로 풀어낸 첫번째 EP가 드디어 대중앞에 도달. 바이럴 히트로 존재감을 알렸던 ‘Longiness’와 ‘BOUNCE THE GARDEN’을 필두로, 자신들의 지향점을 명확히 하는 작품으로 자리한다.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트렌드 어느 쪽에도 과하게 기대지 않은 음악적 균형감이 꽤나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류크토소이네고항(リュックと添い寝ごはん) < Terminal >

항상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다양한 행선지로 출발하거나 도착하거나 하는 곳이 바로 ‘터미널’. 정규 세번째 작품이 되는 본작은, 다른 목적지를 향해 돌진하는 열차처럼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수록곡을 만나볼 수 있는 결과물로 완성되어 있다. 특히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이 안내방송 형식으로 되어 있어 마치 본인이 승객이 된 듯한 느낌을 주는 장치가 이색적. 연주나 송 라이팅 측면에서도 한층 파워업. 어느 순간 이렇게 진화했는지 의아할 정도로, 뛰어난 선율과 평범에서 한발 비껴가는 구성 등 여러모로 그들의 최고작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작품이다. 


리콘덴세츠(離婚伝説) < 離婚伝説 >

일본의 음악 관계자들 사이에서 2024년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는 리콘덴세츠의 첫번째 정규작.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던 ‘愛が一層メロウ’를 필두로, 유려한 선율과 일본어 특유의 풍부한 어감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티 팝과 쇼와 가요, 디스코와 포크 등 다양한 장르를 섞어 표현하는 팀만의 레트로함과 애수가 접근성 좋게 펼쳐냄으로서 유망주라는 호칭에 확실히 호응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꽤나 여러 결의 스타일을 보여주면서도 결국에는 리콘덴세츠라는 이름으로의 수렴을 가능하게 하는 보컬 마츠다 아유무의 스펙트럼이 개인적으로는 인상적. 


산쥬고텐나나(35.7) < 書を捨て、歌を編む >

오랜만에 꼼수 없는 탄탄한 기타 록 앨범을 마주한다. 2003년 생 멤버들을 중심으로 도쿄도 내 밴드부를 통해 결성된 대학생 록 밴드의 2번째 EP로, 7곡의 수록곡 모두 탄탄한 완성도를 기반으로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기세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호소력 있고 강직한 목소리를 전면에,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디스토션을 후면에 둔 이상적인 기타 록 트랙을 러닝타임 동안 밀도 있게 들려주고 있다.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점점 활동을 늘려가고 있는 것 같으니, 록을 좋아하거나 일본 로컬 페스티벌 참전 계획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들의 이름을 주목해보도록 하자. 


스캔달(SCANDAL) < LUMINIOUS >

직선적인 록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꾀했던 것이 < MIRROR >였다면, 보다 팝 친화적인 ‘스캔달 록’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바로 이 작품이 아닐까 싶다. 디스토션의 볼륨을 많이 줄임과 동시에 네 명의 밸런스를 보다 동등하게 맞춰나간 듯한 모습이 여러 지점에서 눈에 띈다. 이번 작품 역시 마미가 ‘あなたへ’에는 솔로로 ‘ハイライトの中で僕らずっと’에서는 하루나와 듀엣으로 보컬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체크. 뭔가 전작에 비해 조금 심심해진 감은 있지만, 조금 더 오랫동안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작품이라면 이 쪽이 더 적합하다는 인상이다. 취향에 따라 살짝 호불호가 갈릴 듯한 결과물이랄까. 


리틀 글리 몬스터(Little Glee Monster) < UNLOCK! >

EP < Fanfare > 부터 싱글 ‘UP TO ME!’까지의 11곡에 새로이 네 트랙을 추가해 선보이는, 2년만의 7번째 정규작이다. 더불어 6인 체제로 처음 선보이는 풀렝스이기도. 거의 겹치는 작곡진이 없을 정도로 다양성을 담보하고 있는 작품이며, 로컬 특유의 정서와 월드와이드 트렌드가 혼재되어 있어 러닝타임을 여러모로 흥미롭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는 자유도가 돋보이는 한 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발군의 하모니를 기반으로 한 보컬 퍼포먼스는 여전히 발군. 다만 이번엔 개개인의 특성이 조금 더 드러나는 것 같아 그 점에 주목해 들으면 더욱 재미가 배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시자와 카요코(吉澤 嘉代子) < 六花 >

청춘을 테마로 한 EP 2부작의 후편이 되는 작품. ‘涙の国’과 ‘すずらん’, ‘オートバイ’의 세 곡을 처음으로 함께 작업하는 코니시 료의 도움을 받아서 그런지 전작과는 또 다른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 특히 ‘すずらん’에서는 영화 < 드라이브 마이 카 >로 익숙한 배우 겸 가수 미우라 토코의 나레이션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매력을 함뿍 담아낸 작품으로, 전작 < 若草 >와 대비되는 조금은 씁쓸한 청춘의 정경을 담아낸 듯 들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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