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이 카제, 스이요비노캄파넬라, 세카이 노 오와리, 마카로니엔피츠 등
이번에도 격주가 되어버렸네요 ㅎㅎ
3월 두번째 주간제이팝 보내드립니다~
후지이 카제(藤井 風) ‘満ちてゆく’
영화 < 四月になれば彼女は >의 주제곡으로, 1절은 오로지 피아노만으로 시작해 조금씩 살을 붙여 나가며 아티스트의 다양한 면모를 느낄 수 있게끔 하는 구성이 인상적. 그의 슬로우 넘버를 좋아했던 이들에게 이번 역시 큰 만족감과 포만감을 줄 수 있을 듯. 8/24, 25 이틀에 걸쳐 닛산스타디움에서의 공연이 결정된 상황에서, 커리어 사상 최대 규모 라이브를 자축하는 노래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풀 세션으로 공연 한번 해줬으면.
스이요비노캄파넬라(水曜日のカンパネラ) ‘たまものまえ’
요괴를 소재로 한 드라마 < 僕の愛しい妖怪ガールフレンド >의 주제가로 타이업 된 신곡. 여러 장르가 섞인 드라마에 맞춰 소절에 따라 구성이 바뀌는 복잡하고도 입체적인 편곡을 시도해 들을 때 마다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의도했다는 점에도 주목. 참고로 아티스트 본인 역시 배우로 드라마에 참여했다고. 우타하 체제에서 처음으로 펼쳐진 부도칸 공연을 성공으로 이끈데 이어 점차 배우로서의 입지도 다져나가는 그의 의욕이 전면에 부각되어 있는 트랙.
마카로니엔피츠(マカロニえんぴつ) '月に行こう'
자신들의 어그레시브한 사운드 운용을 최대한 살려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트랙. 어느 때보다 두껍고 강한 디스토션을 구사하며 밴드로서의 면모를 강조하고 있는 느낌이다. 밴드의 감성적인 면만 체험했던 이들에게 자신들의 음악적 뿌리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노래라는 생각이.
토모나리 소라(友成 空) ‘I LOVE ME!’
21살의 신예 싱어송라이터 토모나리 소라의 신곡은,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데로 살고 싶어!’라고 외치는, 일종의 자기 응원 송이다. 심플하면서도 포인트 있는 피아노 연주를 중심으로, 후반부에 가세하는 웅장한 코러스까지, 가스펠의 형식을 영리하게 활용해 대중적이고도 완성도 높은 트랙을 들려주고 있다. 대중적으로나 장르적으로나 귀에 확 들어오는 작품이다.
아이나・디・엔드(アイナ・ジ・エンド) ‘Frail’
아이나가 이런 투 스텝과 유로댄스가 결합된 댄서블한 넘버를 선보일 줄은 몰랐다.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인 신 사키우라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한 노래로, 그에게서 엿보지 못했던 복고적인 감성이 느껴짐과 동시에 그의 광활한 스펙트럼 또한 감지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영화 < 変な家 >의 주제가로 타이업된 노래이기도 하다.
시럽(SIRUP) ‘Your Note’
보컬 위주의 운용을 보여주던 그가 랩으로 곡의 포문을 여는 모습이 자뭇 새롭다. 코러스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서 가스펠의 영향도 엿보이며, 전반적으로 경쾌한 리듬 아래 목소리로 여러 감정과 선율을 정교하게 컨트롤하는 아티스트의 진면복 또한 경험할 수 있는 노래로 자리한다. 향수회사와의 콜라보레이션도 겸하고 있는 트랙으로, 이 곡을 향기로 표현한 향수도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세카이 노 오와리(SEKAI NO OWARI) < Nautilus >
세카오와의 팝적인 일면을 극대화해 ‘상냥함’이라는 감정으로 치환시킨 통산 7번째 정규작. 편곡에서의 풍성함이나 대중친화적인 면모에서 2집 < Tree >의 음악적 틀에서 시니컬함이나 냉소적인 일면을 제거한 결과물이라는 인상을 준다. 전작도 그랬지만, 오히려 ‘세카오와’라는 이름으로 규정되어있던 이미지를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자신들이 하고 싶은 바를 지향하고 있는 모습이 반갑게 느껴진다. 어느 때보다도 듣기 편한, 밝고 희망찬 분위기의 결과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니, 싱글을 제때 챙기지 못한 이들이라면 이 한 장으로 깔끔하게 정리해보도록 하자.
아지코(AJICO) < ラブの元型 >
2021년에 부활을 선언한, UA와 아사이 켄이치를 중심으로 하는 4인조 밴드 아지코가 3년이 지나 다시금 날갯짓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2번째 미니 앨범이 되는 본작은, 거칠거칠하고 묵직한 로큰롤 기반의 얼터너티브 사운드를 주축으로 자신들의 성을 다시금 축조하고 있는 광경을 선사한다. UA와 아사이 켄이치가 번갈아가며 보컬을 맡고 있어, 마치 다른 두 팀의 음악이 한 장에 담겨 있는 듯한 다채로움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양스키니(ヤングスキニー) < 不器用な私だから >
감성적인 청춘의 록을 들려주는 양스키니의 메이저 통산 두번째 미니앨범이다. 자신들이 하던 음악에서 크게 벗어남 없이, 충실하게 한음한음 쌓아나가는 연주와 노래에서 이들의 성실함이 엿보이는 작품이기도. 블랙뮤직의 리드미컬함을 이식함과 동시에 아이돌로 활동 중인 센리츠 카나노와의 듀엣이 좋은 합을 보이는 ‘ベランダ’, 거친 질감의 디스토션으로 맹돌진하는 ‘精神ロック’ 등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여러 트랙들이 완성도 높게 구현되어 있다.
엔푸테이(えんぷてい) < TIME >
‘시간’을 테마로 한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유행에 구애받지 않는 보편적인 매력을 지향하고자 한 엔푸테이의 두번째 정규작. 말 그대로 트렌디함이나 세련됨은 없지만, 조금은 투박한 그 연주와 노래 속 진정성 만큼은 진짜라는 사실을 앨범을 듣다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곡의 중심을 꽉 잡고 있는 단단한 송라이팅이야말로 이 팀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부담 없이 몇 번이고 반복재생할 수 있는 매력을 갖춘 작품이다.
하쿠비(Hakubi) < throw >
작년에 선보인 정규작 < Eye >를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준 하쿠비. 이 미니앨범 역시 그 상승세를 이어가는 훌륭한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새롭게 도전하는 사운드라던가, 원점으로 회귀하고자 한 스타일이라던가, 그 속에서 카타기리의 호소력 짙은 음색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정확히 찾아 그 곳에 안착하고 있다. 일렉트로니카와 같은 편곡과 운영이 돋보이는 ‘GHOST’가 특히 인상적. 좋은 연주와 좋은 보컬리스트의 합은 역시 뛰어날 수 밖에 없음을 증명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필로소피노댄스(フィロソフィーのダンス) < NEW BERRY >
히게단이 성별을 바꿔 아이돌 활동을 하면 아마 이런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 펑크(Funk)와 디스코, 소울 등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만듦새의 댄스트랙으로 자신들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이들의 신보. 아이돌이라는 외형을 떼고 알맹이만 본다면, 정말 고퀄리티의 블랙뮤직 트랙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작품이다. 역동적인 세션의 연주와 뛰어난 보컬 하모니를 선사하는 멤버들의 역량으로 하여금 보는 재미에 앞서 듣는 재미를 충분히 선사해주고 있다. 5인조로 재편 후 신 체제가 완전히 자리잡혔음을 증명하는 작품이기도.
라나(LANA) < 19.5 >
이제 막 스무살이 된 래퍼 겸 싱어 라나가 마지막으로 10대의 심경을 담아낸, 해외 여러 트렌드를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는 그 모습이 생생하게 구현되어 있는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영미권 팝에 가까운 작법을 구사하고 있어 전세계에 있는 장르 팬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결과물로 완성되어 있다. 랩과 노래 양쪽 영역을 넘나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의 아우라가, 지금 왜 그의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는지를 자가증명하고 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