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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r 03. 2024

[24-03-01] 주간제이팝

바운디, 사우시 도그, 히츠지분가쿠, 이브, 라이산 등

오늘 아이유 콘서트를 갔다 왔는데 

그 여운이 아직 가시질 않는군요 ㅎㅎ

후기는 다음주 서울콘이 끝난 후 

여기에 한번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3월 첫번째 주간제이팝 보내드립니다~


[Single]


바운디(Vaundy) ‘タイムパラドックス’

현악 세션 이후 나오는 도입부의 키보드가 왠지 모르게 동요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찾아보니 도라에몽의 새 극장판 주제가로 타이업 된 노래라고. 전반적으로 보자면 노래 외에 다른 요소들은 최대한 단촐하게 꾸미고, 가창과 멜로디에 집중하고자 한 의도가 엿보인다. 크게 고조되는 부분 없이 잔잔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을 잘 챙기고 있어 지루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바운디가 이런 방식의 작법도 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역시 대세에는 그 이유가 있는 법. 


사우시 도그(Saucy Dog) ‘この長い旅の中で’

영화 < 52ヘルツのクジラたち >의 주제가로, 원작에 대한 감상을 팀 특유의 아련한 서정미로 환원한 ‘그들다운’ 신곡이다. 인트로부터 공간감 있는 기타와 코러스를 통해 몽글몽글한 감정선을 깐다거나, 첫번째 벌스와 두번째 벌스를 완전히 다르게 전개하며 쉬이 지루해지지 않도록 하는 등 전개와 구성 측면에서도 여러 고민을 거친 흔적이 묻어있다. 특히 이번엔 멤버들도 듣자마자 ‘좋다!’라고 외칠 수 있을 정도였다고. 그만큼 자신감이 강하게 묻어나는 노래로 완성되어 있다.


사토(SATOH) ‘you hate caffeine’

하이퍼 팝과 록의 절묘한 맞물림. 지난 1월 토이즈팩토리의 손을 잡고 메이저 데뷔한 이들의 신곡은, 보다 명료하면서도 강렬함을 동반한 사운드로 자신들의 지향점을 구체화하고 있다. 곡 초반 디스토션에서 비트로 전환되는 구간은 마치 이들의 정체성을 짧은 시간 내에 구현하고 있는 것처럼 들리며, 노래라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마치 리듬을 실어 말하는 듯한 Linna Figg의 보컬 역시 유니크한 팀의 일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야마(yama) ‘こだま’

패미컴 시절부터 패드를 잡은 게이머들에게 익숙할 칩튠 사운드를 적극 활용한 야마의 신곡. 마에시마 소시가 작/편곡을 맡아 두 아티스트에게도 첫 협업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어떤 정보에 대한 다양한 시각, 타인에 대한 관용 등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자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며, 칩튠을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사운드 역시 눈여겨 볼 만. 


윌리웡카(WILYWNKA) ‘Excuse me’

그룹 헨타이신시클럽의 멤버이자 솔로 래퍼로도 맹활약하고 있는 윌리웡카가 2년만에 선보이는 새 싱글. 둔탁한 비트 루프를 뼈대로 두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직하게 한발한발 내딛는 그의 퍼포먼스가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요즘 유행과는 살짝 거리가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1990년대~2000년대 붐뱁의 기조를 세련되게 소화하고 있는 작품으로 느껴지기도.


히츠지분가쿠(羊文学) ‘tears’

최근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히츠지분가쿠가 다시 한 번 타이업 싱글을 발표. 곡 전반에 첼로가 삽입되어 있는데, 세 멤버 외 악기가 사용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이 현악세션이 가미되며 비장하면서도 불안정한 그런 독특한 무드가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 이를 통해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슬픔, 후회, 애수 등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영화 안에서는 과연 어떻게 흘러나올지가 더욱 궁금해지는 노래다. 


이브(eve) ‘インサムニア’

5월에 내한을 앞두고 있는(나는 표를 구하지 못한 ㅠ) 이브의 신곡은 영화 < 마이 홈 히어로 >의 주제가로 타이업 된, 스트레이트하면서도 다크한 트랙. 특유의 질주감이 시원스레 펼쳐지며, 중간 트랩비트로 전환되는 구간 또한 흥미롭게 무드를 반전시키며 다시 한 번 곡에 집중하게 만든다. 자신의 기세를 고스란히 음악적 매력으로 환원하고 있음을, 이 노래를 통해 확인하게 될 것이다. 


[ALBUM]


라이산(礼賛) < PEAK TIME >

최근 카와타니 에논이 특별히 신경쓰고 있는 듯한 라이산의 새 미니앨범. 토리코라는 본체도 있고 이래저래 아티스트 포지션이라 막 다루기는 조심스러워 보였던 제니 하이의 나카지마 잇큐와는 달리, 개그맨(게닌) 출신인 쿠레아에 대해서는 보다 자유로운 운영을 보여주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보컬과 랩을 비롯해 중간중간 느껴지는 개그 센스나 독특한 곡 전개 등 카와타니 에논의 작품 중에서도 ‘사도’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 강하게 느껴진다. 마치 잠시 쉬었다 가는 놀이터 같다고 할까. 듣는 이에게도 그 즐거움과 설렘이 해상도 높게 전달된 다는 것이 이 작품의 장점이다.


후지패브릭(フジファブリック) < PORTRAIT >

2024년 메이저 데뷔 20주년 맞아 선보이는 ‘원점회귀’를 테마로 한 이들의 12번째 정규작이다. ‘원점회귀’라는 소개를 보고 들어서인지 몰라도, 첫곡 ‘KARAKURI’는 시무라 마사히코의 작풍을 야마우치 소이치로가 자신 나름의 해석을 통해 선보인듯한 느낌이 들기도. 묘하게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있는 느낌. 전반적으로 대중친화적인 야마우치 소이치로의 송 라이팅이 전면에 부각되어 있으며, 더불어 카나자와 다이스케의 키보드 플레이 또한 한 축을 담당하며 쉽지 않았을 지난 커리어 동안 구축해 온 에고를 아낌없이 방출하고 있다. 라틴이나 슬로우 템포 등 이색적인 요소를 적절히 섞은 후반부는 팀의 B사이드를 살펴보기에도 적합할 듯. 


오하시 트리오 & 참 파크(大橋トリオ & THE CHARM PARK) < Trio & Charm >

대충 어떤 음악이 나올지 예상이 가면서도, 그 느긋함, 아늑함을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보고픈 기대를 자아내는 조합이 아닐까. 전반적으로 컨트리의 기운이 러닝타임 전반에 서려 있으며,  속도감을 부여한 ‘The Yonder’, 기타의 아르페지오가 벽장난로의 모닥불처럼 느껴지는 ‘キャンディー’ 등 어쿠스틱 사운드와 어우러지는 두 사람의 감미로운 보컬이 바쁜 일상 속 자그마한 쉼을 가져다주는 작품으로 자리한다. 마음을 차분히 다 잡고 싶다면, 이 앨범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지(saji) < カルト >

팻맨 애프터 스쿨(phatmans after school)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들의 구력도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다.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 후 세번째로 선보이는 풀앨범은, 어느 때 보다도 결의에 찬 애티튜드를 타이트하고도 직관적인 록 사운드에 담아낸 모습이 역력. 많은 정보량을 담아내는 일본 특유의 스타일을 원하는 이들이 환호할 결과물로 완성되어 있다. 야외 페스티벌에서 위력을 발휘하기에 좋은 트랙들이 산재하고 있어, ‘록 다운 록’을 듣고 싶은 이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한 장이라고 언급할 만 하다. 


베이스 볼 베어(Base Ball Bear) < 天使だったじゃないか >

단촐하고도 담백한, 그러면서도 그 안에 무한의 매력을 머금고 있는 베이스 볼 베어의 통산 네번째 미니앨범으로, 전국투어를 앞두고 그에 대한 전초전격으로 선보이는 여섯 개의 신곡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들 특유의 정돈된 기타 팝이 정석적으로 울려 퍼지는 ‘ランドリー’, 리프 중심의 운영을 통해 무게감을 실어낸 ‘_FREE_’, 기타 톤의 다양한 매력을 충실히 사려낸 ‘Thousand Chords Wonders’ 등 다시금 원점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재조명하는 듯한 트랙들이 수준급의 완성도를 구현하고 있다. 


시리츠에비스츄가쿠(私立恵比寿中学) < Indigo Hour >

본격적인 랩/힙합 트랙을 표방하는 ‘Knock You Out!’부터 예상을 확 뒤엎는다. 앨범 단위로 언제나 좋은 모습을 보여왔기에 나름 기대하던 중이었는데, 생각보다 능숙한 퍼포먼스가 기분 좋게 뒷통수를 때렸다고 할까. 우메다사이퍼 소속의 케니도즈(Kennydoes) 작품이라고. 이처럼 결성 15주년을 맞아 지금의 10인 체제로 처음 선보이는 8번째 정규작은, 조금씩 예측을 비트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보사노바 스타일의 기타 사운드를 축으로 하는 ‘Summer Glitter’, 아바나 카일리 미노그가 생각날 법한 디스코 댄스 팝 ‘TWINKLE WINK’, 댐핑이 강조된 비트와 화려한 워크의 신스팝이 흥미로운 조합을 보여주는 ‘DRAMA QUEEN’ 등 이번 역시 실망을 저버리지 않는, 그들만의 엔터테이닝한 측면을 훌륭히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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