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퍼레이드, 세카이 노 오와리. 오모이노타케, 마이 퍼스트 스토리
5월 첫째주 주간 제이팝입니다!
밀레니엄 퍼레이드(MILLENNIUM PARADE) ‘GOLDENWEEK’
해외 레이블과 계약 후 본격적으로 글로벌 마켓을 공략하려는 팀의 첫 발걸음이 담겨 있는 작품으로, 밀레니엄 퍼레이드에게 있어도 어떻게 보면 새로운 페이즈의 막을 여는 곡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 원래부터도 여러 장르가 뒤섞여 새로운 음상을 제시하는 것이 이들 음악의 특징이었지만, 이번엔 록의 기운을 빼고 리듬 중심의 감각적인 운용, 심플한 멜로디를 전면에 전개하고 있어 앞으로의 음악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대략적인 힌트를 제시하고 있는 듯 하기도 하다.
세카이 노 오와리(SEKAI NO OWARI) ‘Romantic’
드라마 < 9ボーダー >의 주제가로 타이업 된 그룹의 신곡. 최근 선보이는 작품들은 왠지 모르게 데뷔 초반의 대중적인 감성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 곡 역시 군더더기 없는 구성에 살짜기 재즈 터치를 가미해 듣기 좋은 이지 리스닝 스타일로 완성되어 있다. 너무 무난한다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인데, 그래도 팀 특유의 정체성은 여전히 선명하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오모이노타케(Omoinotake) ‘蕾’
드라마 < Eye Love You >의 주제곡이었던 ‘幾億光年’의 히트로 2024년을 자신들의 해로 만들어 가고 있는 팀이 다시 한 번 대형 타이업으로 기세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애니메이션 <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 7기 엔딩 곡으로 낙점된 이 곡은, 자신들의 풍성한 선율감을 잘 계승함과 동시에 리듬운용이나 간주에서 변칙적인 운용으로 타이트한 느낌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대중성과 실험성이 톱니바퀴 돌아가듯 잘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곡이다. 이 또한 꽤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 생각이 들기도.
타니 유키(Tani Yuuki) ‘I’m home’
경쾌한 기타 스트로크를 타고 흐르는 그의 목소리가 마치 여름 휴가를 미리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어떻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노래라고 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보컬과 선율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탁 트인 바닷가에서 들으면 훨씬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힐링 트랙.
하세가와 하쿠시(長谷川 白紙) ‘ボーイズ・テクスチャー’
얼마 전 앨범 발매 소식과 함께 처음으로 얼굴을 공개하기도 한 하세가와 하쿠시의 신곡. 7월 선보일 정규작 < 魔法学校 >의 선행 싱글이라고. 파격적인 실험을 무수히 단행해 온 그인만큼, 이 노래 역시 여러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사운드와 소음처럼 들어가 있는 여러 소리들로 하여금 몇 문장만으로는 정의하기 어려운 그런 모양새를 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이러한 만듦새는 오직 그만이 가능하다는 것.
리갈 리리(リーガルリリー) ‘キラキラの灰’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 던전밥 >을 열심히 즐겨보고 있는데, 2쿨 엔딩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길래 굉장히 의외의 타이업이라고 생각해서 살짝 놀랬던 기억이. 특유의 건조한 기타 소리를 필두로 무게감 있는 록 사운드를 안정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에 태워 선사하는 밴드의 신곡이다. 애니메이션과 콜라보한 영상도 공개되어 있다고 하니, 팬들은 놓치지 말기를.
마이 퍼스트 스토리(MY FIRST STORY) < The Crown >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운신의 폭을 넓혀나가는 밴드의 4년만의 정규작. 랩 프로덕션에 심혈을 기울인 첫 곡 ‘Listen’을 필두로, 록에서 나아가 힙합이나 댄스 뮤직 등 다양한 장르를 자양분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자유롭게 펼쳐나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근의 상승세가 잘 드러나 있는 작품임과 동시에 작년 형 타카의 밴드인 원 오크 록과 함께 한 ‘HOME’의 라이브 음원도 수록되는 등 팀에게 있어 굉장히 의미있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윌리웡카(WILYWNKA) < 90’s Baby >
헨타이신시클럽의 멤버로 활약함과 동시에 솔로 커리어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 래퍼 윌리웡카의 어느덧 4번째 스튜디오 작품이다. 시대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소스와 무드의 활용이 트렌디에 매몰됨 없는 오리지널리티를 앨범 전체에 부여하고 있다. 류조나 영 코코, 옐로우 벅스나 구카 오울, 비거맨 등 화려한 피처링 진에도 주목, 16 트랙이라는 사치스럽다고 헤도 과언은 아닌, 큰 볼륨을 자랑하는 만큼 큰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모모이로클로버Z(ももいろクローバーZ) < イドラ >
타이틀인 ‘이도라’는 라틴어로 ‘우상’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아이돌의 어원 중 하나라는 이야기가 있으니, 시간이 지나도 자신들은 ‘아이돌’로서 언제나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각오와 책임감이 잘 나타나 있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무언가 극단으로 치닫는 그런 비주얼이나 사운드메이킹은 연차가 쌓이며 많이 차분해진 느낌이지만, 그래도 충실하게 자신들의 소임을 다하는 완성도 높은 곡들이 줄지어 수록되어 있다. 마에야마다 켄이치, 블루 인카운트의 타나베 슌이치, 클랭 룰러의 욘키, C&K, 유즈의 키타가와 유진 등 다양한 곳으로부터 곡을 받은 덕분에 구현된 다채로움 또한 이 앨범이 가진 큰 장점이다. 자신들의 색을 더욱 노련하고 공고하게 발하고 있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