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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29. 2024

[24-07-03] 주간제이팝

후지이 카제, 요아소비, 오피셜히게단디즘, 하세가와 하쿠시 등

어떻게 변덕스런 날씨 잘 견뎌내고 계신가요.

다음주엔 펜타포트네요! 

아마도 다음주 주간제이팝 업로드는 힘들 수도 ㅠㅠ

일단은 업로드할 수 있도록 힘내보겠습니다. 



[Single] 


후지이 카제(藤井 風) ‘Feelin’ Go(o)d’

8월에 대망의 닛산 스타디움 2 Days 라이브를 앞두고 있는 후지이 카제. 라이브의 타이틀이기도 한 이 제목을 가져와 음악으로 만든, 일종의 주제가와 같은 노래다. 보다 펑키한 느낌, 그리고 레트로한 신시사이저로 하여금 시티 팝이나 퓨전 재즈의 무드도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요아소비(YOASOBI) ‘舞台に立って’

정말 쉬지 않고 일하는 요아소비... 워낙 여기저기서 타이업 곡으로 이들의 노래를 원하기에 참으로 스케줄이 빡빡할 듯 싶은데, 나오는 곡들은 하나 뺄 것 없이 고퀄리티. 오히려 올해 나오는 곡들이 각자 개성도 뚜렷하고 살짝 방향을 트는 면모가 있어 듣는 입장으로는 더 즐거운 느낌. 이 노래는 파리 올림픽에 맞춰 NHK와 만화잡지 소년 점프가 힘을 합쳐 만든 프로젝트. 3명의 만화가가 그린 그림을 기반으로 한명의 작가가 소설을 집필한 후, 이를 원작으로 요아소비가 음악을 만든, 꽤나 여러 창작이 겹쳐진 형태의 결과물이다. 스포츠라는 주제에 맞춰, 기타 록의 형식으로 스트레이트하게 진행되는 곡이 결코 취향을 타지 않을, 그런 대중적인 매력으로 무장한 곡으로 완성되어 있다. 


아이나・디・엔드(アイナ・ジ・エンド) ‘Love Sick’

애절하고 공격적인 음색을 통해 파멸로 치달아가는 그 감상을 전해주는 그의 장점이 제대로 표현되어 있는 곡이다. 본인 곡은 아닌 것 같아 살펴보니, 린토시테시구레의 TK가 떡하니 기재되어 있어 바로 납득. 개인적으로 TK의 곡은 개성이 워낙 강해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기 가장 어려운 스타일이 아닌가 하는데, 그의 페르소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로 멋지게 자신의 감성으로 체화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이게 두번째 협업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 콜라보레이션을 지속해나갔으면.


토미오카 아이(冨岡 愛) 'ジェラシー'

‘グッバイバイ’가 우리나라에서 바이럴 히트하며 역으로 현지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토미오카 아이의 신곡은, 잔잔하게 깔리는 디스토션을 기반으로 살짝 허스키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그의 목소리가 기분 좋게 울려퍼지는 곡이다. 차곡차곡 자신만의 정체성을 쌓아 대중적인 면모로 환원하려는 의도가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져,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하게 만드는 트랙이라는 생각이. 


글림 스팽키(GLIM SPANKY) ‘風にキスをして’

개인적으로 꾸준히 좋은 작품 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만큼 대중의 반응은 안오는 느낌이 드는 글림 스팽키... 물론 지금도 인기가 없다고는 할 수 없는데. 여튼 팬으로서 그 이름을 보면 아쉬운 감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이번 신곡 또한 뚜렷한 기승전결에 좋은 멜로디, 탄탄하면서도 정석적인 밴드 사운드로 하여금 그들의 매력을 한껏 흩뿌리고 있는 노래다. 순간의 임팩트 보다는 어느 순간 기억나 다시 찾게 만드는 그런 슴슴함을 추구한 듯한 느낌을 준다.


빌리롬(Billyrrom) ‘Once Upon a Night’

블랙뮤직 기반 밴드 중에 최근 눈여겨 보고 있는 팀의 신곡. 미니멀하고도 그루브하게 시작되는 인트로의 분위기 부터가 이미 이 곡이 좋은 작품이라는 사실을 슬며시 귀띔해주는 듯한 느낌이다. 유려하게 흘러가는 커팅 스트로크와 디스코 리듬의 퍼커션, 여기에 풍성한 코러스가 뒷받침 된 가성 중심의 보컬이 각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2절은 베이스가 전면에 나서는 등 악기 편성을 바꿔가며 다채로움을 주고 있다는 점도 맘에 든다. 최근 싱글이 다 괜찮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올해 안에는 나올 것 같은 앨범을 기대 중.


[ALBUM]


오피셜히게단디즘(Official髭男dism) < Rejoice >

보컬 후지하라 히로시의 성대결절 소식이 들려온 것이 작년 3월. 이후 라이브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레코딩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해 고군분투하며 만들어 온 작품이 바로 이 네 번째 정규작인 셈이다. 그간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재차 깨달음과 동시에 다시금 지금부터가 새로운 시작이라고 선언하는 그들의 각오와 자신감이 앨범 전체에 생생히 담겨 있다. 싱글을 제외한 신곡 중에서는 특히 ‘うらみつらみきわみ’가 인상적. 그들 특유의 긍정적인 애티튜드가 더욱 파워업되어 있으며, 들어본 이들이라면 다소 당황스러울 아웃트로는 고난을 극복한 이들이기에 지을 수 있는 자그마한 미소처럼 다가오기도. 밴드의 앞날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한방에 씻어 내려주는, 각 멤버들의 음악적 소양 또한 맘껏 뽐내고 있는 그런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하세가와 하쿠시(長谷川白紙) < 魔法学校 >

그의 작품을 쭉 접해온 이라면 알겠지만, 그의 음악을 기존의 대중음악을 접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간 아마 몇초만에 나가떨어지고 말 것이다. 수없이 몰아치는 비트의 향연이 왜곡된 보컬트랙과 맞물려 무질서에 가까운 풍경을 선사하는 ‘行っちゃった’에 이어 피쳐링 아티스트로 예상치 못했던 랩퍼 키드 프레시노를 참전시켜 그 해체주의의 세계관을 유례없이 확장시키고 있는 ‘行つてしまつた’까지. 우선 초반 두 곡만으로도 듣는 이를 무릎 꿇리게끔 하는 압도적인 음압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그는 각각의 소리를 모아 하나로 만들어 나가려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기존의 시도를 아예 내려놓고 있다. 그것은 전체적인 사운드로도 그렇지만, 각 소절마저의 통일성 자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일맥상통하다. ‘恐怖の星’에서 느껴지는, 정제되지 않는 소리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풍성한 불협화음의 정서야말로 그의 작품을 꿰뚫는 요소가 아닐지. 어쨌든 이건 들어봐야 안다. 경험의 확장을 위해서라도, 꼭 청취해야 할 앨범 1순위. 


럭키 킬리만자로(Lucky Kilimanjaro) < Dancers Friendly >

하이브리드/크로스오버 음악 집단으로 확고히 정체성을 굳힌 6인조 밴드의 새 EP. 첫 곡 ‘Dancers Friendly’만 들어도, 이건 밴드의 작품으로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본격적인 UK 개러지 기반 EDM 튠이다. 싱커페이션을 활용한 리드미컬한 박자활용이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かけおち’, 조금 더 칠한 접근으로 달아오른 열기를 기분 좋게 누그러뜨리는 ‘Find you in the dark’ 등 짧은 러닝 타임 동안 자신들의 장점이 누락 없이 훌륭하게 담겨 있는 작품이다. 


더스트셀(DUSTCELL) < 光 >

서브컬쳐 신에서 낳은 또 하나의 스타. 2인조 유닛 더스트셀의 2년 9개월만의 신보다. 16 트랙의 볼륨임에도 비교적 싱글의 비중이 낮아 새롭게 즐길 수 있는 신곡이 많다는 점과, 디오스(Dios)의 타나카와 함께 한 ‘Nighthawk’ 등 다른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도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해당 신의 족적을 함께 걸어오는 대중 뿐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을 포섭할 수 있는 무드의 곡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전작과의 차이. 보다 보편적인 매력을 추구한 듯한 곡조 덕분인지 자극적인 맛은 덜해도 보다 오래 지긋이 들을 수 있는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우스바브(LAUSBUB) < ROMP >

작년 일본여행 차 타워레코드에 들어본 중, 유독 이 아티스트의 음악이 인상적이었던 것이 이 아티스트 이름을 보자마자 떠올랐다. EDM이라기보다는 일렉트로니카라는 전자음악 본질에 더욱 집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디에도 없는 독창성을 사람들이 소화하건 말건 맘껏 러닝타임에 우겨넣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굉장히 이색적이었달까. 이제 막 20살을 넘긴 두 멤버가 YMO를 통해 일렉트로니카에 관심을 가지고, 한명은 사카모토 신타로의 신봉자이며 한명은 유명 프로레슬러 타나하시 히로시에 팬으로 언젠간 프로레슬링 등장음악을 제작하고 싶다는 이력을 보고선 아무래도 관심을 안가지기가 더 힘들 지경. 그 독특함만큼이나 이르게 음악 관계자들에게 눈에 띄인 그들의 첫번째 정규작이다. 


이들이 주목받게 된 계기가 되었던 ‘Telefon’가 여러모로 파워업되어 수록되어 있으며, 이 곡에 대중성을 몰빵했나 싶을 정도로 나머지 트랙들은 테크노와 디스코, 하우스, 신스팝을 자기들 맘대로 요리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 그럼에도 하나같이 트랙들이 원초적인 흥미를 자아낸다. 최신의 무언가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없이 레트로하기도 하고, 대중성과는 선 긋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들어보면 선율이 굉장히 캐치하기도 하고. 참 미묘하면서도 매력 넘치는 팀의, 가능성이 가득 담겨 있는 작품. 적극 추천하고 싶다.  


스카이(SKYE) < Collage >

단발성일지 알았더니 왠걸. 첫 작품 이후 3년이 채 지나기 전에 나온 두번째 정규작이다. 스즈키 시게루, 오하라 레이, 하야시 타츠오, 마츠토야 마사타카라는, 일본 음악사를 수놓는 레전드 들이 모인 슈퍼밴드인 만큼, 음악에서 느껴지는 관록과 내공이 여전히 어마무시하게 다가온다. 대단한 경력의 멤버들이지만, 이 활동에서는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느낌보다는 함께 모여 즐겁게 음악을 해나가겠다는 모습이 더욱 전면에 드러나는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자신들이 막 음악을 시작하던 시기에 영향을 받은 아메리칸 록을 중심으로 일본의 정서를 덧댄, 탄탄한 음악성으로 장식된 트랙들이 러닝타임을 탄탄히 받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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