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01] 주간제이팝

by 황선업


[Single]

즛토마요나카데이이노니.(ずっと真夜中でいいのに。) ‘メデイアノーチェ’

3월 새앨범 발매를 앞두고 선공개된 신곡으로, 제목인 'medianoche'는 스페인어로 '한밤중'을 의미하는 단어로, 밴드명과도 공명하는 타이틀. 어느 때보다 속도감 있는 피아노 연주를 중심으로, 라틴 풍의 기타를 삽입한다던가 브릿지로 완전히 다른 구성의 전개를 시도한다던가 여러모로 변화를 주고자 한 의도가 역력히 보이는 트랙이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겪는 갈등과 자기 정체성의 혼란을 그려내고자 변칙적인 요소를 스케일 크게 도입한 측면이 특히 흥미롭게 다가오는 부분.

아도(Ado) ‘エンゼルシーク’

하시모토 칸나 주연의 드라마 < ヤンドク!> 주제가로 타이업된 곡이며, 보카로P 니루카지츠와 4년 만에 태그를 맺는 작품이기도 하다. 드라마 내용을 바탕으로 어딘가 그리운 느낌의 록 사운드와 함께 '부활'을 테마로 한 가사를 썼다고 밝혔다. 본인이 언급한 대로, 어느 때보다 스트레이트한 록 사운드에 아도의 강렬한 표현력이 더해져 그만이 발할 수 있는 파괴적인 이미지를 그려낸다.

콘튼 캔디(Conton Candy) ‘Rookies’

애니메이션 < メダリスト> 2기 엔딩 테마로, 록 밴드로서 좌절과 슬픔을 극복하며 걸어온 자신들의 경험을 겹쳐 작품을 위해 쓴 곡이다. 어느 때보다 팝한 사운드가 특징이며 후카와 사야카가 구축해 내는 그루브가 곡 전체를 관통하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사이타마현 혼조 다이이치 고등학교에서 촬영되었으며, 댄서들과 댄스부 고교생들의 퍼포먼스가 밴드의 연주 장면과 교차하며 질주하는 듯한 스피드감과 청춘의 반짝임을 시각화한다. 넘어진 수만큼 강해질 수 있다는 응원가이자, 동경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각오를 담은 곡.

치바 유우키 & 릴 모쉬핏(千葉雄貴&Lil Moshpit) ‘アニョハセヨ’

일본어를 아는 이들이라면 바로 보이는 것이 바로 제목인 ‘안녕하세요’다. 작년 한국 힙합 신 최대의 화제작인 < K-FLIP >의 프로듀싱을 진두지휘했던 릴 모쉬핏과 자신의 피 절반을 한국과 공유하고 있는 치바 유우키의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 미니멀한 비트 위로 반복되는 ‘안녕하세요’ 프레이즈가 왠지 모르게 중독적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소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 협업의 의미로서나 결과물로서의 퀄리티로나 빼놓을 구석 없는 트랙이다.

후지타 카코(フジタ カコ) ‘ある流星群’

이미 스포티파이가 주목하는 신인인 < RADAR: Early Noise >에 선정된 바 있는 싱어송라이터로, 이번 신곡은 어느 때보다 에너저틱한 사운드에 밀도 높은 뮤지션으로서의 의지를 흩뿌리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팝록의 노선을 따르고 있지만, 지글지글한 노이즈를 놓치지 않는 디스토션과 전체적으로 강하게 잡힌 음압 등 록 뮤직으로서의 매력을 최대한 보존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밤하늘을 가르는 유성처럼, 찰나의 순간을 격렬하게 연소하며 내뿜는 에너지가 청각적으로 시원하게 구현된 노래.

모노 노 아와레(MONO NO AWARE) ‘のびしろ’

리버브를 적극적으로 부여한 사운드 결을 동반해 충만한 공간감을 선사하는 밴드의 신곡으로, 듣다 보면 자신의 몸 또한 조금이나마 붕 뜨는 듯한 그런 매무새를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 서프 록의 요소도, 로맨틱한 시티 팝의 요소도 반영되어 있지만, 그런 것들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자신들의 음악적 캐릭터 또한 강하게 녹여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확연한 성장이 엿보이는 이 곡을 통해, 이들 역시 베테랑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ALBUM]

함브렛다즈(ハンブレッダーズ) < GALAXY DRIVE >

"지구에서 은하계를 드라이브하고 돌아올 때까지 차 안에서 흐르는 플레이리스트"라는 콘셉트로 구축한 그들의 첫 콘셉트 앨범이다. 첫 곡부터 흘러나오는 슬로우 무드가 변화를 체감케하는 ‘プレイリスト’를 비롯, 밴드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이전보다 확장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이너 조의 사운드가 초기의 감각을 되살리는 ‘アイズワイドシャット’, 오렌지 렌지의 하드한 넘버가 연상되는 유머러스한 프레이즈의 ‘SUPER TOMODACHI’, 선율 측면에서의 강점으로 보편적 매력을 발하는 ‘オカルティック・ラブ’ 등 추상적 우주가 아닌 각자의 마음 속에 있는 우주를 통해 일상에 밀착해 있는 수록곡들이 팀의 의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앨범으로 자리한다.

레토로리론(レトロリロン) < コレクションアローン >

기발매된 싱글 네 곡과 신곡 네 곡으로 이루어진 메이저 데뷔 후 첫 정규작. 작년 한 해 호평받았던 피아노 중심의 온기 어린 팝록 스타일을 기반으로 밴드 최초의 러브송인 ‘僕だけの矛盾’을 포함해 보다 많은 리스너의 공감을 얻고자 한 의도가 엿보이는 결과물이다. 스즈네의 감성적이면서도 유연한 표현력의 보컬은 여전히 곡의 중심을 꽉 잡고 있으며, 여유롭게 서로를 바라보며 합을 맞추는 듯한 완성도 높은 합주 역시 이 작품의 완성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현 일본 록 신에서 가장 뜨거운 신예라 할만한 음악집단의 설득력 있는 한 방.

마미야 마니(間宮 まに) < パリンプセスト >

아이돌 그룹 야나코토솟토뮤토(ヤなことそっとミュート)' 탈퇴 후 3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 데뷔작. 음악이 뭔가 익숙하면서 취향에 맞는다 싶었더니, 한창 즐겨 들었던 밴드 아방갸르도(アーバンギャルド)의 키보디스트 오쿠보 케이가 전곡 프로듀싱 및 작사/작곡을 담당했다고. ‘アンジュ’에서 날카롭게 치고 들어오는 키보드, 몽환적인 무드로 전개되는 치밀한 구성의 ‘ヴィット・ナットの白昼夢’ 등 아이돌 신과 언더그라운드 컬처를 횡단하는 팝 사운드가 명료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는 트랙마다 각각 전혀 다른 인격으로 노래했다는 점을 강조. 언급처럼 변박자, 불협화음, 노이즈가 넘나드는 실험적 사운드는 일반적인 아이돌 솔로 앨범과는 다른 취향의 작품으로, 귀여우면서도 우울하고 혼돈스러운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문자를 지운 양피지에 다시 글을 덧씌운 고문서라는 뜻을 가진 앨범 타이틀은 이런 점에서 붙여진 것이라 이해하면 좋을 듯.

피노키오피(ピノキオピー) < UNDERWORLD >

전작 < META > 이후 약 2년 8개월 만에 발표하는 작품으로, 보컬로이드 씬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터의 핵심에 도달한 앨범이다. "여기는 천국인가, 아니면 지옥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작위적으로 쾌락이 주어지고 무의식적으로 사고를 빼앗기는 현대 사회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하고, 망설이고,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으려는 아티스트의 의지를 담았다. 전작의 미니멀한 접근과는 정반대로, 분방하고 엣지 있는 사운드가 혼돈스러운 세계를 그려낸다.


현실의 잔인함을 속이는 비애를 응시하는 ‘不死身ごっこ’, 맹신의 위험성에 다가서는 ‘T氏の話を信じるな’, 점차 레벨업 되어가는 와중에 자기 독단적으로 변해가는 게임 속 캐릭터를 통해 인간상을 꼬집은 ‘超主人公’ 등 수록곡들마다의 메시지가 얕지 않게 담겨 있다는 점에 주목.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인 UNDERWORLD’는 러닝타임 전체를 관통하는 가사와 음악성으로 그의 음악적 역량과 하츠네 미쿠에 대한 조련 실력이 절정에 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욕망과 절망이 만연한 시대 속에서도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는 크리에이터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하나비에.(花冷え。) < HOT TOPIC >

라우드록과 메탈코어를 기반으로 하되, 여러 장르와 예측불허의 전개를 통해 신선함을 선사하는 4인조 밴드 하나비에.의 새 EP. 혼돈스러운 흐름 속에서도 밴드 특유의 농밀한 파퓰러함을 전개하는 ‘ICONIC’, 2000년대 전후 믹스처 요소를 과감히 도입한 ‘トキメキabout you’, 유머러스한 일면을 전면에 내세운 ‘はなびえんちゃん。のテーマ’까지 총 15분이라는 컴팩트한 길이 속 밴드의 현재와 진화를 압축한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세계 최대급 메탈 페스티벌 < Wacken Open Air > 출연 및 EU·UK 투어 23회 공연으로 약 2만 5천 명을 동원하는 등 끊임없이 자신들의 최대치를 갱신해 온 이들이 내미는 ‘재팬 팝컬처의 발신'.

스즈키미키코즈(鈴木実貴子ズ) < いばら >

올해 역시 눈여겨본 일본 음악방송 < Eight Jam > 연간 결산에 이름을 올리며 나에게 그 존재감을 인식시킨, 보컬/기타 스즈키 미키토와 드럼 즈로 구성된 투 피스 록 밴드의 두번째 정규작이다. 전작이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을 드러내는 것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아' 다음은 '이'라는 단순한 발상과 함께 밴드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가시밭길(茨の道)'임을 상징하는 타이틀로 완성이 되었다고.


팀 편성 자체는 미니멀하지만 9mm Parabellum Bullet의 스가와라 타쿠로, 키노코테이코쿠(きのこ帝国)의 아짱, 3markets[ ]의 야하기 아키라 등이 도움을 받아 보다 ‘정돈된 어프로치’로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 정제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털어내고자 하는, 이와 함께 록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정수 또한 함께 담아내고 있는, 시대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이들의 의미있는 여정이다.


지난주에 놓친 작품

엑스지(XG) < THE CORE >

하우스 뮤직을 중심으로 이보다 훨씬 낮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작품. 프로젝트의 폼이 한껏 올라옴과 동시에 보다 많은 이들에게 어필할 준비를 끝냈음을 알려주고 있다.


나토리(なとり) < 深海 >

지금 그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충실하게 담겨 있는 앨범으로, 본인에게 틱톡이라는 ‘요행수’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는 의욕작이다.


사카모토 신타로(坂本慎太郎) <ヤッホー >

생각지 못한 글로벌 히트가 만들어 낸, 조금은 난이도가 하락한 아티스트 가이드 같은 작품. 그의 위대함에 동기화 되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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