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le]
스미카(sumika) 'Honto'
영화 < 극장판 도라에몽: 신 진구의 해저귀암성 > 주제가로, 팀에게는 도라에몽 시리즈 첫 번째 타이업이다. 보컬 카타오카 켄타가 작사·작곡을 맡았으며, 저연령 타깃의 언어이지만 어른의 심장에도 닿는 온기가 스미카 특유의 투명한 기타팝과 전진 기조의 마칭 밴드 사운드에 간 조화를 통해 흥미롭게 구현된다. 커플링에는 카타오카 켄타 작사·작곡에 이쿠타 리라가 피처링한 '赤春花'를 수록, 두 목소리가 부드럽게 감싸는 질감이 표제곡과는 또 다른 여운을 남기고 있다.
네버 영 비치(never young beach) 'だよ'
약 3년 반 만의 신곡으로, 결성 10주년을 일본무도관 공연 매진으로 마무리한 직후 내놓는 한 곡이다. 그날 앙코르 마지막 곡으로 처음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 트랙은, 어느 때보다도 유기적이면서도 따뜻한 밴드 사운드로 완성됐다. '눈물 자국이 지워지지 않은 채 남은 내 작은 손수건' 이라는 상실의 깊은 슬픔을 받아들인 끝에야 쓸 수 있는 가사의 스케일이, '좋아해'라는 단순하고 직접적인 말의 반복과 맞물려 묵직하게 울린다. 10년을 지나 새로운 10년의 문을 열며 내지르는, 밴드의 결의가 담긴 한 곡이다.
네구세。(ねぐせ。) '一生僕ら恋をしよう'
싱글 곡으로서는 처음으로 기타리스트 나오야가 작사·작곡을 맡은 러브 송. 지극히 일상적인 장면들로 가득한 가사에서 '우주에서 제일 따뜻한 밴드'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진가가 정직하게 드러난다. 뮤직비디오는 '花束が似合う君へ'(2024)에서 캐스팅된 배우들이 수년 후 결혼을 앞둔 커플로 재등장하는 서사로 구성, 감독도 이시다 세이지로 가 연속 담당했다고. 6월 요코하마 아레나 단독 공연을 앞두고 내놓는, 밴드의 현재 온도가 고스란히 담긴 한 곡이다.
와니마(WANIMA) 'フルボコ'
넷플리스를 통해 공개되는 애니메이션 < 바키도 >의 오프닝 테마 타이업 곡. 멤버들 역시 어릴적 부터 바키 시리지를 읽으며 느낀 그런 감정들을, 펑크에서 벗어난 하드 록 스타일의 곡조로 아낌없이 쏟아낸 곡이다. 밴드 특유의 직선적인 멜로딕 펑크에 묵직한 저음 비트를 더한 사운드는 지하 투기장의 긴장감과 맞물리는 느낌. 약 12년 만의 선보이는 미니앨범 < Excuse Error >의 선공개곡이기도.
클랜 퀸(CLAN QUEEN) 'Whitoxin'
제목이 무슨 뜻인가 했더니 '白(white)'와 '毒(toxin)'을 합성한 조어로, 아무리 충족되어도 항상 부족한 것이 있다는 인간 특유의 차가운 면을 담은 제목이라고. 어쨌든 이전의 재기발랄한 모습과는 달리 계절감을 담은 소리들을 동반해 진정성 있게 자신들의 테마를 전달하고자 한 의지가 역력하다, 가장 직선적이고 파퓰러한 어레인지랄까. 멀티테이너 답게 뮤직비디오는 베이시스트 마이가 감독을 맡아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을 담담히 포착하고 있다.
[ALBUM]
하나(HANA) < HANA >
BMSG와 챤미나가 손잡고 진행한 걸그룹 오디션 < No No Girls >에서 탄생한 7인조 그룹의 첫 번째 정규앨범. 작년 4월 프리 데뷔곡 "Drop"을 시작으로 쉼 없이 싱글을 발표해온 이들이, 데뷔 약 1년 만에 그 모든 걸음을 한 자리에 담아냈다. 수록 11곡 대부분이 이미 공개된 작품들인 만큼, 이 앨범은 새로운 출발점을 선언하기보다 하나의 챕터를 완성하는 기록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ROSE'의 레게와 아프리칸 그루브, 'Blue Jeans'의 노스탤지어를 머금은 기타 팝, 'BAD LOVE'의 날선 R&B 등 찬미나 프로듀싱 특유의 다층적인 음악 어휘가 한 앨범 안에 고스란히 펼쳐진다.
단 하나뿐인 오리지널 신곡 "ALL IN"에 주목해 본다. 멤버들이 처음으로 전원 작사·작곡에 도전한 이 곡은 기타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힘 있고 쿨한 넘버로, '전부 bet'이라는 가사가 상징하듯 어떤 틀에도 얽매이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타이틀이 그룹명과 동일한 'HANA'라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 하나라는 그룹은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작품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오오모리 모토키(大森 元貴) < OITOMA >
미세스 그린애플의 프론트맨 오오모리 모토키가 솔로 데뷔 5주년을 맞아 선보인 첫번째 미니앨범.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을 기반으로 솔로 활동의 궤적을 돌아보는 이 6곡짜리 작품은, 밴드 안에서는 펼칠 수 없었던 내면의 아트 세계를 조용히 쌓아온 그간의 결실로 다가온다. 솔로 데뷔곡 'French', 가사를 원작으로 한 그림책이 이례적인 히트를 기록한 'メメント・モリ', 반추하는 듯한 질감의 '絵画' 등 한결 개인적이고 섬세한 언어로 쓰여 있다.
유일한 신곡 '0.2mm'는 영화 < 90미터 >의 주제가로 쓰인 미드템포 발라드. 인생의 갈림길에 선 모자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만들지도, 교훈처럼 들리지도 않게"라는 제작 의도 아래 완성된 이 곡은 오오모리가 솔로 활동에서 일관되게 추구해온 공기처럼 스며드는 음악을 가장 선명하게 구현한 하고 있다. 맥시멀라이즈를 추구한 그룹과는 또 다른, 소박한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결과물.
류크토소이네고항(リュックと添い寝ごはん) < 生きるは愛 >
전작 < Terminal >에서 대학 졸업기의 자신들을 총결산했다면, 이제 그 다음 국면, 그러니까 사랑(愛)를 노래하고자 하는 팀의 의지가 반영된 작품이다. SNS 바이럴 히트를 기록한 '恋煩い'의 기묘하게 흔들리는 댄스 그루브, 드라마 주제가로 쓰인 '灯火'의 따뜻한 격려,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집착의 록튠 '渇き'까지. 선행 배포곡들만으로도 드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특히 리드곡 'Life is beautiful'은 그 중심을 잡아주는 곡으로, 모타운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그루비하고 아날로그적인 질감 위에 "고층 맨션도 고급 시계도 필요 없어, 네가 있는 일상이 가장 소중해"라는 지극히 소박한 메시지를 담았다. 화려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울리는 이 노래가 앨범의 첫 트랙에 자리한다는 것은, 결성 8년을 지나 이 밴드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조용히 가리키는 이정표처럼 들려오기도.
더 두 두 두즈(THE DO DO DO's) < MIRACLE >
"저 멀리 800광년 앞 Sgt. Pepper's 행성에서 지바현에 불시착한 베이스리스 3피스 밴드"라는 소개 문구부터 심상치 않은 이 밴드의 첫 번째 전국 유통반이다. 60~70년대 선 굵은 로큰롤을 중심으로 응슈쿠가와보이즈(N'夙川BOYS)와 화이트 스트라입스(The White Stripes) 등에서 영향을 받은 베이스리스 편성으로, 두 대의 기타가 서로를 떠받치며 만들어내는 특유의 소리가 이 밴드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터. 2024년 유튜브에 업로드한 'Hold me baby,kiss!kiss!kiss!'가 50만 회 이상의 재생을 기록하며 한 번에 주목을 끌었고, 그 기세를 이어 경연대회인 < RO JACK >에서도 우승하는 등, 기세를 완연히 타고 있는 것만은 확실
첫 풀렝스인 이 앨범은 전 10곡, 38분. 여름의 청량함을 담은 '夏', 노이지한 기타 팝 'わかりたい', 차분하면서도 음악적 야심을 숨기지 않는 'MIRACLE'까지. "록큰롤로 지구 침략!"이라는 구호답게 장르 경계를 가볍게 넘나들면서도, 두 보컬이 교차하며 빚어내는 독특한 질감만큼은 일관되게 흐른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쌓아온 에너지가 메인스트림이라는 새 무대 위에서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도발적이고 유쾌한 첫 선언이다.
라이산(礼賛) < キラーパス >
카와타니 에논의 단순한 서브 프로젝트라 생각했지만 어느덧 모든 팀들에 전력하고 있는 그... 작년 11월 부도칸 매진을 거쳐 2월부터는 최대 규모의 전국 투어를 개최 중. 결성 5주년에 돌입해 더욱 전력질주하고자 하는 라이산의 두번째 EP다.
일단 지금 단계에서 5곡을 스트리밍으로, 3월 18일 CD 만의 보너스 트랙을 더한 전 6곡 릴리즈라는 어찌 보면 약간 옛스러운 방식을 택한 것이 인상적. 라이브와 페스에서 선공개해 이미 큰 화제를 모은 'ホレタハレタ', 중독적인 후렴구를 장착한 'GURA GURA', 보컬 쿠레아가 자신의 끝없는 목표와 꿈을 가사에 담은 '果てない'까지. 점차 무르익어가는 팀의 시너지가 유난히 도드라지는 작품으로 자리한다. 카와타니 에논의 여전한 팝 감각, 쿠레아의 리드미컬한 보컬 역량이 밀도 높게 응축된 한 장.
아키야마 키이로(秋山黄色) < Scissor Hands Up >
곡 제작의 전 과정을 홀로 담당해온 아키야마 키이로의 첫 번째 콜라보 EP. 수록곡 네곡 모두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방식이 뚜렷하게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다. 작년 8월 'ネイルイズデッド feat. 100回嘔吐', 야마가 작사를 맡은 'Nemophila feat. yama'에 더해, 토오보에와 서로 트랙을 주고받으며 경쟁적으로 완성한 '夜においていかれました feat. TOOBOE', 마지막으로 보카로P 네루가 작사·작곡하고 아키야마가 노래한 '黒になる feat. Neru'까지 수록됐다. "손을 잡는 건 서툴지만, 서로에게 무기를 겨눴다"는 그의 말처럼, 타인의 시선을 통해 아키야마 키이로라는 아티스트를 여러 각도에서 해부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3월 11일 발매 예정인 5번째 앨범 초회반에 이 EP가 보너스 디스크로 첨부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