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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r 26. 2018

제이팝 신보 소개(3월 마지막주)

시샤모, 프렌즈, 나카무라에미, 타카류 등

안녕하세요,

제대로 된 콘텐츠로 돌아온 주간 제이팝입니다.

새롭게 알게된 아티스트가 유독 많았던 이번주!


Single/EP

시샤모(Shishamo) '水色の日々'

이젠 전국구급 밴드라고 해도 위화감이 없는 시샤모의 새 싱글. 시샤모하면 학창시절 학창시절하면 시샤모인데, 누가 아니랠까봐 이번에도 기가 막힌 졸업송 하나를 떡 하니 내놨다. 비스무리한 소재로 질리지 않는 아련함을 연속해 선사하는 미야자키 아사코 너란 여잔 도대체... '明日も’에서 개방된 잠재력은 2018년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듯한 안정된 송라이팅과 연주를 통해 보다 완숙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데뷔 이래 쉼없이 달려와, 결국 꾸준함이 정답이라는 것을 증명해 낸 그들과의 아련한 시간여행.


프렌즈(フレンズ) 'Bedside music EP'


개인적으로 2017년의 발견이었던 팀인데, 이렇게 자주 작품을 내줘 내가 감사할 지경이다. 이들의 작품을 듣다 보면 어느 팀보다도 멤버들간의 합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전 멤버가 다른 팀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어 밴드 내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도 시티팝과 알앤비의 절충점을 기가 막히게 찾아냄과 동시에 남녀 트윈보컬의 하모니를 적극 활용한 고퀄리티의 곡들로 EP 한장을 꽉 채워냈다. 특히 구름없는 밤하늘에 꿈결같이 떠도는 듯한 별을 연상시키는 'ベットサイドミュージック'은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할 곡.


쇼난노카제(湘南乃風) ‘やめちまぇ!’

이들도 벌써 15주년.  '純恋歌(순애가)'로 잘 알려져 있는 레게 힙합 그룹의 신곡은 새롭게 시작되는 도전의 계절인 봄에 걸맞는 응원송이다. 기타와 키보드, 현악을 중심으로 한 어쿠스틱한 반주를 중심으로, 투박하지만 진심을 담아낸 힘찬 목소리가 동이 트기 전 어두운 새벽의 공기를 머금고 있다. 3옥타브 4옥타브 올라가는 가수들의 노래도 좋지만, 때로는 내게 위로를 건네주는 것처럼 한껏 안아주는 듯한 목소리도 필요한 법. 쇼난노카제의 이 노래는 바로 그런 노래다. '좋은 노래' 말고 '고마운 노래' 말이다. 나를 조금이라도 더 살게 해주는.


ALBUM

나카무라에미(NakamuraEmi)

< NIPPONNO ONNA WO UTAU VOL.5 >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카라의 'Pretty girl'은 때로는 나카무라 에미의 주제곡처럼 들리기도 한다. 힘찬 피킹과 역동적인 드러밍 위에서 '나의 적은 나 자신'이라 외치는 모습에서 오랜 시간 무명을 신념 하나로 견뎌온 그의 자화상이 비추어 보이는 것 같기도. 랩 - 송을 오가는 바리에이션 넓은 보컬, 어쿠스틱에 기반한 담백한 반주. 전작과 지향점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아티스트의 위상이 달라진 만큼 더욱 확신에 찬 목소리가 러닝타임을 메우고 있다. 리드곡인 'かかってこいよ'도 좋지만, 재즈 테이스트를 옅게 품고 있는 '波を待つのさ'도 꼭 들어보기를.


몽키 매직(Monkey Majik) < enigma >

캐나다인 두명 일본인 두명으로 구성된 팝밴드의 열한번째 정규작. 리드곡 'Tokyo lights'만 들으면 얘네가 밴드 맞나.. 싶을 정도로 일렉트로니카의 지분이 확 늘어났음을 알 수 있는데, 본래도 록에 완전히 치중해 있던 팀이 아니었어서 그런지 완전히 어색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한 기조가 전체 러닝타임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한때 즐겨듣던 원더 월드(Wonder world)가 느껴지기도. 'A.I. am Human'에서는 디엔씨이(DNCE)와 같은 그루비한 댄스팝, 마츠다 세이코를 오마쥬한 'Seiko'에서는 레이브가 연상되는 레트로한 작법을 보여주는 등 트랙마다 다양한 접근법을 도입해 지루할 새가 없도록 구성을 꾀했다. 다만 약간 뒷심이 달려 후반부에는 평범한 팝 앨범으로 전락하긴 하지만, 그래도 대중성과 작품성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추고 있는 작품이다. 이번주 예상 외의 발견!


타카류(Takaryu) < Resources >

약관 18세 트랙메이커가 보여주는 다채로운 전자음악의 세계. 하우스. 드럼앤베이스, 퓨쳐 베이스를 가리지 않고 갈아 넣어 자신만의 댄스뮤직을 제조해내는 능력이 발군이다. 아마추어 콘테스트인 < RO69JACK 2015 >에서 우승하는 등 이미 역량 측면에선 인정을 받은 바 있는 이 신성의 음악세계는 마치 미개척된 황무지를 자신의 영토로 바꾸어가는 과정과도 같이 느껴진다. 어디선가 들어본 사운드 대신 체험해보지 않은 소리들로 가득하며, 그 소리들엔 본인의 센스 외에 얼마나 많은 공이 들어가 있는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 새시대를 넘어, 다른 차원의 음악임을 선포하는 재기 넘치는 뮤지션의 완성도 높은 한장.


화이트 잼(White Jam) < 雨音 >

그냥 좋은 팝 앨범을 듣고 싶다 라는 이에게 추천하고픈 작품. 남성 2, 여성 1의 '도리카무편성'은 이엘티와 두애즈 인피니티, 최근에는 이키모노가카리와 케라케라 등까지 그 계보가 이어졌는데, 그 후계자 후보로 올리고픈 팀이 바로 이들이다. 곡 면면들은 좀 평범하다 싶지만, 트윈 보컬의 맞물림이 굉장히 좋아 1절과 2절의 느낌을 '따로 또 같이' 선사하는 구성이 특이점. 오늘 소개하는 팀들 중 가장 라디오프렌들리 한 이들이기 때문에, 제이팝에 익숙치 않다면 이 팀의 노래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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